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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푸바오 그리운 강철원 “시리고 메말라도 희망을” 명절 전 수필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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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1.26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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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바오 마지막 에버랜드 공개때 할부지와 푸바오의 표정



[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용인 푸씨’ 한국산 첫 판다, 푸바오의 할부지 강철원 에버랜드 주키퍼가 설 명절을 앞두고 에버플랜토피아에 ‘겨울 텃밭의 희망에게’라는 제목의 수필을 남겨 눈길을 끈다.

그는 자연과 계절의 변화, 생육 환경 등에 맞춰 생명력을 유지하는 생물들의 특성을 관찰하면서 느낀 점을 적었는데, 이 글을 본 국민은 ‘푸바오에게 잘 버티고 환경에 적응하며 잘 살아가라’는 뜻으로 해석하고 있다. ‘희망에게’라는 표현은 특이한데, 누군가의 희망을, 대상물을 적시했다는 느낌을 준다.

앞서 강철원 주키퍼는 푸바오가 현재 겪고 있는 상황을 잘 아는 듯, 지난해말 성탄 토크 콘서트에서 청중을 향해, “여러분들은 편하게 말씀이라도 하실 수 있잖아요. 저는 사실 편하게 이야기하기가 힘듭니다”라고 푸바오에 대해 어떤 얘기도 할 수 없는 입장임을 털어놓았다.

그래서 이번 수필을 ‘푸바오에게 전하는 메시지’로 해석하는 사람들이 많고, 행간의 느낌은 이런 세간의 추정이 실제 그의 속마음과 비슷할 가능성이 크다.

그는 “겨울을 이겨내는 것이 아니다. 봄을 기다리는 것도 아니다. 그저 겨울을 견디어 내는 것”이라며 ‘견디라’는 메시지를 첫 문장부터 강하게 전했다.

“이겨내는 것에도, 기다리는 것에도 모두 행복이 담겨 있다. (중략) 삶의 모든 과정을 살아내는 동안, 힘듦 속에서도 애환을 통해 위안받고 즐거움을 찾을 수 있으니 버티어 내고 살아볼 만한 것이다”는 말 속엔 고진감래의 미학이 느껴진다. 푸행(푸바오의 행복)은 에버랜드도 즐겨쓰던 관용어가 되었다.

푸바오는 중국 사천성 판다기지 일부 사육 담당자들이 말을 잘 듣게할 목적의 강압행위, 근접 접객 의혹, 영양 공급 부실, 건강 이상 및 경련 유발 등 의혹속에 깡 마른 모습을 모였다. 올초부터 돌연 비공개 지역으로 옮겨졌다.
 

푸바오 작년 12월 중국에서의 모습(위), 작년 4월 에버랜드를 떠나 중국 도착 직후의 모습(아래)



중국 당국이 1월 15일까지 공개한 영상에서, 푸바오는 몸집은 여전히 중국 도착 직후 보다 살이 빠진 상태이지만 경련 조짐은 거의 보이지 않고 ‘먹방’에 몰두하는 것으로 비쳐지고 있다.

한국,중국은 물론 미국, 싱가포르, 대만 등지로 확장되고 있는 푸바오 글로벌 팬들은 그러나 중국당국이 뭔가를 감추기 위해 비공개상태로 두고 있다고 의심하면서 공개 방사장에서의 관람객들과의 투명한 대면, 건강이상 의혹 항목에 대한 검사 내용 및 결과의 공개 등을 촉구하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강철원 주키퍼는 “이리도 시리고, 메마르지만 그 차가운 바람도 희망을 날려 버리지는 못한다. 혹독한 눈보라가 몰아쳐 올 때도 희망은 모든 동식물들에게 절대로 끈을 놓아 버리거나 포기하지 말라고 단단히 일러둔다. 새봄이 오면 텃밭의 희망을 싹틔워 살아낼 터이니 조금만 더 견디어 내라 한다”고 글을 이어갔다.

이 말은 푸바오와 그녀의 한국 루이바오,후이바오 쌍둥이 동생, 러바오-아이바오 부모를 비롯한 모든 생물이 시련 앞에서도 끈질긴 생명력을 발휘하길 바라는 응원 문구로 해석된다.

이어 “포근하고 따스한 미소를 잃지 않고 그 희망을 싹틔우고 가꾸어 나가는 새해의 주인공들이 되었으면 좋겠다. (중략) 우리 모두 예쁘고 풍미 가득한 딸기 케이크 같은 봄날을 가슴에 품어보자”고 강 주키퍼는 글을 마무리지었다.
 

푸바오 마지막 에버랜드 일반 공개때 꽃다발을 건네주는 강철원 푸바오. 그로부터 몇 주 후 떠날 모습이 아른거려 인상을 펴지 못하는 강주키퍼의 모습



마무리 글을 보면, 강 할부지가 푸바오 중국으로 가기 전에 차려준 한국에서의 푸바오 마지막 생일상이 떠오른다.

“겨울 텃밭은 치유의 시공간이다”라는 강 주키퍼의 글귀 속엔, 푸바오도 시련을 이겨내고 꿋꿋하게 건강을 되찾아 새끼를 낳고 행복하게 살 것이라는 믿음이 느껴진다.

푸바오의 다양한 생육환경의 변수 속에는, 한국 국민, 팬클럽, 세계 각국 응원단의 푸행(푸바오 행복)을 바라는 강력한 목소리도 들어있다.

이는 시진핑의 중국이 한국의 호감을 복원할 수 있을 지를 가늠하는 변수 중 하나이다. 푸바오에게 무슨 일이 생긴다면, 한국, 중국내 뿐 만 아니라 세계적인 여론이 시진핑 정권의 희귀동물 보호정책을 가만히 놔두지 않을 것 같은 조짐이다. 다음은 강철원 주키퍼의 명절 전 수필 단상 전문.
 

푸바오 건강 기원과 생육환경 개선 촉구 뉴욕타임스 2025년 첫 광고



■‘겨울 텃밭의 희망에게’-강철원

“식물들은 겨울을 이겨내는 것이 아니다. 봄을 기다리는 것도 아니다. 그저 겨울을 견디어 내는 것이다. 양지의 마른 풀밭에 배를 깔고 누워 별을 즐기는 고라니처럼, 나뭇잎에 색을 맞추고 은폐하며 사냥을 하고 휴식을 취하는 청개구리 처럼 자연을 즐기는 것이다.

모든 시간과 환경과 시련을 즐기는 방법을 자연은 이미 터득한 것 같다. 이겨내는 것에도, 기다리는 것에도 모두 행복이 담겨 있다는 것을..

그저 힘들기만 하다면 세상이 얼마나 모질고 팍팍하겠는가? 삶의 모든 과정을 살아내는 동안, 힘듦 속에서도 애환을 통해 위안받고 즐거움을 찾을 수 있으니 버티어 내고 살아볼 만한 것이다. 텃밭의 배나무, 사과나무, 모과와 매실, 앵두와 보리수나무까지 활엽 과수들은 잎을 떨구어 이불고 쓰고 겨울이 지나고 나면 거름으로 바꾸어 양분으로 활용할 것이다.

텃밭의 부추와 삼채, 쪽파와 대파 같은 작물들은 잎을 말려 호흡과 양분을 땅속에 숨기며 덤덤하게 살아낸다. 잎을 아주 숨기지는 않았지만, 방풍이나 딸기는 두툼한 잎으로 찬 바람을 막아내니 그 생명력에 찬사를 보낸다. 맹추위의 차가운 공기가 생명을 위협하니, 그나마 포근한 흙속에 생명을 붙들어 두는가보다. 시금치와 고수는 푸른 잎을 기어코 간직한 채 한파를 견디어 낸다.

이리도 시리고, 메마르지만 그 차가운 바람도 희망을 날려 버리지는 못한다. 혹독한 눈보라가 몰아쳐 올 때도 희망은 모든 동식물들에게 절대로 끈을 놓아 버리거나 포기하지 말라고 단단히 일러둔다. 새봄이 오면 텃밭의 희망을 싹틔워 살아낼 터이니 조금만 더 견디어 내라 한다.
 

할부지-푸바오 조손의 재회



겨울 텃밭은 치유의 시공간이다. 그리고 힐링과 휴식의 시공간이다. 또한 충전의 시공간이기도 하다. 잠시 들러 눈요기만 해도 마음이 편안하고 에너지가 충만해 온다. 참았던 숨을 통해내며 이만하면 감사할 일 아닌가 하며 상처를 어루만져 본다.

또 힘내서 행복하게 새해 농사를 시작할 것이다. 텃밭의 모든 공간, 모든 생명체에 희망이 충만해 있음을 믿는 덕분이다. 희망을 잠시 놓친 모든 사람들이 모두 새 희망을 믿으며 행복을 발견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포근하고 따스한 미소를 잃지 않고 그 희망을 싹틔우고 가꾸어 나가는 새해의 주인공들이 되었으면 좋겠다. 다시 움트고 활짝 꽃피우고, 푸르게 자라나서 열매 맺을 텃밭의 과수와 작물들처럼 희망을 안고 뚜벅뚜벅 걸어가자. 우리 모두 예쁘고 풍미 가득한 딸기 케이크 같은 봄날을 가슴에 품어보자.”

 

https://n.news.naver.com/article/016/000242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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