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환에는 “흔들리지 말고 진실과 공정, 국민들이 공수처를 응원한다”, “국민이란 대지에 뿌리내려 어떤 외압에도 굳건하길”, “윤석열 탄핵 인용의 쇄빙선 공수처의 수사를 응원한다”, “지지는 국민이 할게 마무리는 공수처가 할래” 등의 문구들이 적혀 있었다.
공수처가 다른 권력 기관에 견줘 인적·물적 기반이 열악한 상황이지만, 국민들이 지지하고 있으니 굴하지 말란 취지의 내용이었다. “오동운(공수처장) 너, 이 화환 받으면 국민 손잡고 같이 힘내는 거다?”라며 영화 ‘내 머리 속의 지우개’ 대사를 재치 있게 패러디한 문구도 있었다.
화환 보내기를 주도한 곳은 2030 여성들이 주로 이용하는 몇몇 온라인 커뮤니티인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일부 화환에는 “2030 여성들이 지지합니다. 응원 및 지지 항시 대기”, “공수처야 밥 잘 먹고 힘내, 2030 여성들이 응원할게”라는 문구가 적혀있기도 했다.

화환 문구 대부분이 “기죽지 마 공수처”, “대업을 이룰 땐 시련이 찾아온다”며 ‘공수처 기 살리기’에 초점이 맞춰진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일부 화환들은 “일류가 모이는 공수처, 민주주의 위에 바로 서다”, “일류가 모이는 공수처 무한히 뻗어 나가는 정의”라며 ‘일류’ 열쇳말을 강조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 공수처를 “삼류 검사들이나 가는 곳”이라며 얕잡아본 것을 비꼰 문구로 풀이된다.

공수처를 겨냥한 일부 보수 매체의 흠집 내기 보도도 2030 여성들의 반발 심리를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 티브이(TV)조선은 전날 공수처가 윤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한 당일 음주 회식을 했다는 내용의 보도를 내보냈는데, 검사 5명이 불판 하나에 고기를 굽는 ‘짠내 나는’ 회식 풍경이 오히려 공수처에 대한 호감도를 높이는 결과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검찰과 공수처의 회의 장면 등을 비교하며 공수처의 열악한 상황을 부각하는 글들이 올라오기도 했다. 한 누리꾼은 티브이조선 보도 당일 엑스(X·옛 트위터)에 “(윤 대통령 체포 및 구속이) 공수처 사상 가장 큰 공적일 텐데 그 거사 날에도 우리네처럼 회식하는 것을 보니 더 짠스럽다”며 “공수처가 못난 게 아니라 윤석열이 법 위에서 난동을 피우는 것이다. 무조건적인 응원이 필요하다”고 적었다.
또 다른 누리꾼은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그동안) 본도시락 까먹으며 남의 건물에 더부살이하는 (공수처) 공무원한테 총 든 군인과 경호처를 물리치고 대통령을 잡아 오라고 호통을 치고 있었던 것이냐”며 스스로를 자책하는 댓글을 올려 호응을 얻기도 했다.
https://naver.me/xk1wstkF
기사 마니 뜬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