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차장은 “우리 조직의 생명은 보안”이라며 “지난 보름간 우리가 처한 상황과 언행이 실시간으로 언론과 국회에 노출됐다”며 “제보로 지휘부를 흔들고 흠집낼 수는 있으나, 보안 노출은 우리가 먹는 우물에 스스로 침을 뱉는 것과 같다”고 했다. 또 “내가 (경호처를) 나가도 불신이 팽배해 조직의 미래를 담보하지 못하는 상황이 도래할 수 있다”고도 주장했다.
체포영장 집행 전후 “무기 사용을 검토하라”는 등의 윤 대통령 지시에 따라 김 차장이 직원들에게 ‘강경 대응’을 주문했는데, 수사기관과의 충돌을 우려한 경호처 내부 관계자들이 이를 잇따라 폭로한 것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내부고발을 ‘지휘부 흔들기’로 격하한 것이기도 하다.
이 ‘차장님 말씀’ 자료에는 이밖에도 △반성과 회복을 통한 통합 △보복성 인사 조처는 없을 것 △경호부대와 관계 회복 등의 내용도 담겼다. 하지만, 정작 현안점검회의에서 쏟아진 경호처 간부들의 우려와 비판은 숫제 제외했다는 게 경호처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 회의에서 부장급(3급) 간부들은 “부장급 이상 전원이 사표를 쓰자”며 현 상황에 책임지는 자세를 보이자거나, “직원들 평의회를 열어 의견을 듣자. 전부 모이기 어렵다면 급수별로라도 모여보자”며 공개 토론을 제안했다고 한다. 김 차장은 이런 간부들의 의견을 묵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까닭에 “우리 직원들을 하루빨리 일상으로 돌려놓고 조직이 새롭게 시작할 수 있도록 회의를 열었다”거나 “체포영장 집행과 관련해 다양한 생각과 두려운 마음들에 대해 백번 이해고 어떤 보복성 인사 조처도 없을 것”이라는 등 김 차장이 현안점검회의에서 내놓은 발언들은 사실상 여론을 의식한 ‘언론 플레이용 메시지’라는 게 경호처 내부의 평가다.
경호처 관계자는 한겨레에 “실제 간담회에서 나온 냉담, 냉소, 비난, 불화 등은 제외됐고, 말씀 자료에는 김 차장이 외부에 알려지기를 바라는 내용만 담겼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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