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호처장 직무대행을 맡고 있는 김성훈 경호차장이 서울 종로구 삼청동 안전가옥(안가)의 폐쇄회로(CC)TV 영상 자료를 삭제하라는 지시를 내렸다는 진술을 경찰이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20일 한국일보 취재에 따르면 '12·3 불법계엄 사태'를 수사 중인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특별수사단(단장 우종수 국수본부장)은 경호처 관계자 참고인 조사를 통해 최근 이 같은 사실을 파악했다. 다만, 이 삭제 지시가 이행됐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이에 경찰은 CCTV 및 계엄 관련 자료 확보를 위해 이날 삼청동 안가와 용산 대통령실 청사 내 경호처에 대한 압수수색에 나섰다. 경호처엔 안가 관련 CCTV 서버가 있다. 다만, 경찰이 새로 영장을 발부받은 건 아니다. 지난번 영장의 기한이 남아 추가 집행을 하는 거란 설명이다. 아울러 경찰은 이날 압수수색 영장 집행을 협의하기 위해 대통령실에도 수사관을 보냈다.
경찰은 CCTV 영상을 통해 계엄 선포 전후로 안가에 누가 드나들었고, 윤석열 대통령으로부터 어떤 지시를 받았는지 등을 확인할 방침이다. 조지호 전 경찰청장과 김봉식 전 서울경찰청장은 12월 3일 계엄 선포 3시간 전 안가에서 윤 대통령을 만나 계엄 관련 지시사항 문건을 전달받은 것으로 검찰과 경찰 수사 결과 드러났다. 계엄 해제 당일인 4일에는 박성재 법무부 장관, 김주현 대통령실 민정수석비서관, 이완규 법제처장,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등 4명이 안가에서 윤 대통령과 모임을 가지기도 했다.
관건은 경호처의 협조다. 앞서 경찰은 세 차례나 대통령실과 안가 등의 압수수색을 시도했지만 모두 무산됐다. 지난달 11일 계엄과 관련된 국무회의 자료를 확보하기 위한 대통령실 압수수색에 실패했고, 17일엔 계엄 당일 비화폰(보안 처리된 전화)을 통해 윤 대통령 지시를 받은 조지호 전 청장의 혐의를 입증하기 위해 대통령실 내 경호처 비화폰 서버에 대한 압수수색에 나섰으나 가로막혔다. 열흘 뒤에도 CCTV 확보를 위해 안가와 경호처를 찾았으나 또 빈손으로 돌아와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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