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도 1~5동으로 구성된 송도국제도시를 연수구에서 분리해야 한다는 ‘분구론’이 지역 정가를 달구고 있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송도 분구가 뜨거운 감자로 떠오를 전망이다. 2025.1.17 /연수구 제공
지난해 22대 총선 당시 인천 송도국제도시를 뜨겁게 달궜던 ‘분구론’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습니다. 기초지자체장과 지역구 국회의원이 이 사안을 두고 정면으로 충돌했는데요.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송도 분구’가 쟁점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옵니다

발단은 지난 16일 연수구 신년 기자간담회 현장에서 시작됐습니다. 이재호 연수구청장은 이 자리에서 송도 분구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분구가 실제로 이뤄진다고 믿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라며 “정치인들이 마구 던지기식 인기성 발언을 하면서 주민들을 분열시키려는 생각을 바꿔야 한다”고 했습니다.
이 구청장이 언급한 정치인은 ‘송도 분구’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정일영(인천 연수구을) 국회의원으로 보입니다. 정 의원은 이 구청장의 발언이 나온 다음 날 보도자료를 내고 적극적으로 반박에 나섰습니다. 이 구청장이 ‘말 바꾸기’를 했다면서 말이죠.
정 의원에 따르면 이 구청장은 인천시의 행정체제 개편이 추진되던 2022년 9월 당시 “송도국제도시 인구 유입이 빠른 걸 고려하면 연수구 분구 문제가 개편안에서 빠진 것을 바로잡아야 한다”며 연수구 분구 필요성을 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합니다. 정 의원은 “이 구청장 주장대로 송도 인구는 2021년 19만명에서 지난해 21만명으로 증가했다”며 “지금 와서 분구를 반대하는 것은 (내년) 지방선거를 의식한 것이 아닌가”라고 지적했습니다.
정 의원이 송도특별자치구 필요성을 제기하는 이유는 ‘행정기구 일원화’와 ‘행정 수요 대응’입니다. 연수구와 인천경제자유구역청 간 행정 권한과 업무가 겹쳐 비효율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고, 주민들에게 제공하는 행정 서비스도 포화상태에 이를 것이라는 게 이유인데요. 경제청과 구청의 기능을 통합해 효율성을 높이고 행정 편의를 확보해야 한다는 내용이 법안에 담겼습니다.
송도특별자치구 신설에 대해 연수구를 지역구로 둔 시의원들은 하나같이 ‘시기상조’라는 입장입니다. 연수구 인구는 지난해 말 기준 40만213명을 기록했는데요. 같은 시기 남동구(48만6천225명)이나 부평구(49만3천200명) 등 연수구보다 인구가 많은 지역도 분구 주장이 나오지 않는 상황에서 송도 분구론은 분위기가 무르익지 않았다는 의견이 나옵니다.
연수구 원도심을 지역구로 둔 유승분(국·연수구3) 의원은 “40만을 막 넘긴 연수구 분구 논의는 현실적으로 이르다”며 “송도국제도시를 제외한 연수구 원도심의 인구는 줄고 있는데, 지역 균형 발전을 논의하는 게 우선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연수구 주민들의 갈등으로 번질 수 있는 사안임에도 이재호 구청장은 반대 의사를 드러냈습니다. 2014년과 2022년 두 차례 연수구청장에 당선된 이 구청장이 내년 지방선거에서 3선을 노리려면 분구 사안에 대해 명확한 입장 표명을 하지 않는 게 유리할 텐데도 이 같은 발언을 한 데 대해 두고 총선을 의식한 것이란 관측이 나옵니다.
연수구 정가 소식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연수구 원도심이 지역구인 민주당 박찬대(연수구갑) 원내대표가 내년 인천시장 선거에 출마할 것이란 이야기가 나오면서, 이 구청장이 연수구갑에서 총선 출마를 노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분구 반대 여론이 다수인 원도심 주민들 표심을 다지기 위한 행보”라고 해석했습니다.
https://www.kyeongin.com/article/172668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