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김성훈 대통령경호처 차장. |
| ⓒ 남소연 |
17일 오전 김 차장은 서울 서대문 국가수사본부 청사에 출석한 직후 경찰에 체포됐다. 김 차장은 앞서 3차례 경찰 국가수사본부 특별수사단 출석 요구에 불응해 체포영장이 발부됐다. 경찰은 지난 15일 2차 체포영장 집행 당시 김 전 차장을 체포할 방침이었지만, 윤 대통령 측의 요청으로 김 차장에 대한 영장을 일단 집행하지 않았고, 이날 출석과 동시에 체포됐다.
김 차장은 경찰 출석 전 취재진과 만나 "소임을 다하지 못한 사람으로서 드릴 말씀이 없다"고 말하면서도 8분간 감정을 숨기지 않고 발언을 쏟아냈다. 과정에서 '노래 제작이 경호업무와 무슨 연관이 있냐'는 질문을 한 기자를 노려보는 듯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시종일관 윤 대통령을 향한 '충심' 만큼은 감추지 않았다.
구체적으로 김 차장은 경호원들에게 무기 사용을 지시한 적 없다면서 경호원들은 무기를 상시 휴대한다고 강조했다. '업무와 무관한 윤 대통령 생일 등에 경호처 직원을 동원한 적 있느냐'는 질문에 김 차장은 "동원한 적 없다"고 부인하면서도 경호처 창립 60주년을 겸해 경호처가 윤 대통령 생일 파티를 한 적이 있다고 했다. 앞서 김 차장이 윤 대통령 부부 생일에 직원들을 동원해 장기자랑을 시켰다는 폭로가 나온 상황이다.
이에 대해 김 차장은 당시 경호처 직원들이 생일 축하 노래까지 제작해 부른 것에 대해 "(기자) 여러분은 친구 생일 축하파티, 축하송 안 해주냐"며 "업무적인 걸 떠나서 사람이 살아가는 세상이다. 책상 옆에 앉아있는 동료가 생일이더라도 그렇게 해주지 않느냐. 인지상정"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김 차장은 생일축하 노래 만드는 데 세금이 안 들어갔고, 윤 대통령 안마에 직원을 동원했다는 의혹도 "처음 듣는 내용"이라고 주장했다.
김 차장의 감정 섞인 답변이 이어지자 옆에 있던 변호인은 사안과 관련 없는 질문은 하지 말아 달라고 취재진에 요구하기도 했다.
김 차장은 문답 말미 "대통령께서는 '적은 숫자로 저 많은 경찰 인원을 막아내려면 무력 충돌밖에 없지 않겠느냐. 절대 그래서는 안 된다'고 말씀하셨다"며 윤 대통령이 한 발언이라며 소개하기도 했다.
김 차장이 전한 바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추운 겨울에도 차가운 바닥에서 오로지 자유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 저렇게 지지하는 분들을 생각할 때마다 마음이 아프다"며 "내가 더 기운을 차려서 꿋꿋이 자유대한민국을 지켜내겠다"고 했다고 한다.
'지지자 말고 국민에게 사과할 의향은 없냐'는 질문에 그는 아무 말도 없이 청사 안으로 들어갔다.
김종훈 기자
https://omn.kr/2bwgn
https://n.news.naver.com/article/047/0002459966?sid=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