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기사/뉴스 [르포] "죄송한데..." 전화 첫 마디에 고깃집 사장님은 버틸 힘이 없다
9,114 16
2024.12.23 08:22
9,114 16

[닫힌 지갑, 주저앉는 경제]
내수 부진에 불법 계엄 여파까지 덮쳐
"연말 특수? 올해는 정말 꿈 같은 얘기"
주요 먹자골목 식당들 '예약 줄취소'
민간 기업, 관공서들은 '회식 자제령'
소상공인 88% "계엄 이후 매출 줄었다"

 

12·3 불법 계엄 사태 이후 정국 불안이 계속되는 가운데 10일 오후 서울 한 음식점의 12월 예약 달력이 비어 있다. 들어온 일부 예약도 취소돼 수정 펜 흔적이 남아 있다. 연합뉴스

12·3 불법 계엄 사태 이후 정국 불안이 계속되는 가운데 10일 오후 서울 한 음식점의 12월 예약 달력이 비어 있다. 들어온 일부 예약도 취소돼 수정 펜 흔적이 남아 있다. 연합뉴스
 

여보세요··· 저기 사장님 죄송한데요···.


서울 종로구 지하철 1호선 종각역 인근 먹자골목에서 고깃집을 운영하는 김영욱(39)씨는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지 않고 "죄송하다"로 시작하는 전화에 다리에 힘이 쫙 풀렸다. 뒤에 이어지는 말은 뻔했다. "저희 12월 23일에 다섯 명 예약했는데요. 못 갈 것 같습니다." 김씨는 12월 들어 밀려오는 취소 전화에 열 통까지는 셌지만 그 뒤로는 포기했다. "12월 둘째, 셋째 주 예약 중 절반 가까이가 취소됐습니다."

 

5년 전 종각 먹자골목 고깃집을 인수한 김씨는 "올해만큼 힘든 해가 없다"고 했다. 특히 연말에 다가갈수록 내수 부진이 피부로 이렇게 와닿는 건 처음이라고 한다. 김씨는 "올해 사람들의 주머니 사정이 좋지 않아서 가을까지도 다른 해와 비교해 매출이 30% 정도 빠졌다"며 "그래도 연말에는 조금 회복할 거라고 기대했는데 윤석열 대통령의 불법 계엄 사태에 분위기가 더 나빠졌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소상공인 89% "방문 고객 줄었다"...88% '매출 감소'

 

그래픽=박구원 기자

 

내수 부진 터널의 끝이 보이지 않는다. 올해 내내 얇아진 지갑은 불법 계엄 사태와 윤석열 대통령 탄핵 소추안 가결로 완전히 닫혀버렸다. 특히 연말 특수를 노리는 요식업, 숙박업 종사자들이 입은 타격은 예상을 넘어섰다. 종각에서 고깃집을 운영하는 김씨처럼 1년 내내 줄어든 매출을 연말에 조금이라도 만회해보려 했던 이들은 "아주 달콤한 꿈이었다"고 했다.

 

서울 서대문구에서 숙박업소를 운영하는 이모(54)씨는 "이럴 거면 잠시 휴업하는 게 나을 것 같다"고 할 정도였다. 이씨는 "연말에는 가격을 올려도 손님들이 들어차는데 객실의 60%가 비어 있다"며 "1년 중 가장 많이 수익을 낼 수 있을 때 돈을 벌 수 없으니 문을 잠시 닫을까도 고민한다"고 말했다.

 

소상공인연합회가 윤 대통령의 불법 계엄 이후 실시한 긴급 경기전망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이들의 어려움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불법 계엄 이후 소상공인의 88%가 '매출이 감소했다'고 답했다. 매장을 직접 방문하는 고객이 감소했다는 업체도 무려 '89%'에 달했다. 이 중 매출이 50% 이상 줄어든 사업체만 36%였다. 업종별로는 매출 50% 이상 감소한 곳이 절반 이상인 업종은 숙박업이었고 그 뒤를 식음료업(40%)이 이었다. 이를 바탕으로 소상공인의 '90%'는 연말까지 경기 전망을 '부정적'이라고 응답했다.
 

"시국이 불안하다"... 연말 회식 취소하는 기업, 관공서
 

16일 오후 서울 종로의 음식점 밀집 거리의 한 상점에 송년회 예약 안내문이 붙어 있다. 연합뉴스

16일 오후 서울 종로의 음식점 밀집 거리의 한 상점에 송년회 예약 안내문이 붙어 있다. 연합뉴스

 


연말 특수가 사라지는 데는 연말 회식 취소가 가장 큰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인천에 사는 직장인 이모(37)씨는 "불법 계엄 사태 이후로 사내 회식이 모두 취소됐다"고 말했다. 불법 계엄이 있었던 3일 바로 다음 날 예정돼 있던 팀 회식은 당연히 취소됐고 19일에 잡혀 있던 부서 전체 회식마저도 기약 없이 연기됐다고 한다.

 

아예 회사에서 '회식 자제령'이 떨어지는 경우도 있다. 한 정보기술(IT) 기업에 다니는 박모(34)씨는 "불법 계엄, 현직 대통령 탄핵 정국에 회사에서도 굳이 신나는 연말 분위기가 연출되는 것을 꺼려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관공서는 민간 기업보다 제재 강도가 더 강하다. '근무기강 확립'과 같은 공문이 내려오면서 단체 예약을 취소하거나 점심 식사로 대체하는 분위기다. 100명 이상의 대규모 송년회 대관 예약 취소가 이어지는 건 이 때문이다.

 

-생략

 

https://n.news.naver.com/mnews/ranking/article/469/0000840113?ntype=RANKING

목록 스크랩 (0)
댓글 16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3.8℃ 쿨링 시어서커, 순수한면 쿨링브리즈 체험단 모집 이벤트🩵 309 05.11 50,239
공지 [공지] 언금 공지 해제 24.12.06 5,184,438
공지 📢📢【매우중요】 비밀번호 변경 권장 (현재 팝업 알림중) 24.04.09 12,428,255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13,146,344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 정치글은 정치 카테고리에] 20.04.29 35,730,926
공지 정치 [스퀘어게시판 정치 카테고리 추가 및 정치 제외 기능 추가] 25.07.22 1,118,965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85 21.08.23 8,573,765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70 20.09.29 7,481,305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623 20.05.17 8,691,317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4021 20.04.30 8,584,502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9. 스퀘어 저격판 사용 금지(무통보 차단임)] 1236 18.08.31 14,537,872
모든 공지 확인하기()
3069834 이슈 [KBO] 추가점 만드는 문현빈의 적시타 ㄷㄷㄷ 16:12 49
3069833 이슈 만3세의 피겨스케이팅 대회 1 16:11 99
3069832 이슈 냥 아자씨 뭐하세오? 16:11 93
3069831 유머 멋진 신세계에 갈색 털뭉치 강아지 나오는데 연기도 잘함 1 16:10 319
3069830 유머 귀여운 불상 1 16:09 256
3069829 이슈 저 사람 엄청 웃기네ㅋㅋ 맨날 개목줄만 들고 산책해 3 16:08 887
3069828 유머 핑계고에 언급된 전지현&유재석 광고ㅋㅋㅋㅋ 14 16:04 1,938
3069827 이슈 아이오아이 전소미 인스타그램 업로드 16:03 351
3069826 이슈 신상 시즌제 과자 사기 전에 고민하는 이유 18 16:03 2,077
3069825 이슈 [KBO] 강민호 2타점 적시타 4 16:01 432
3069824 이슈 뽑기 이름이 모네의 추억이길래 뭘 뽑는거지 했는데 16 16:00 1,741
3069823 유머 엄마가 내가 아끼는 책들 버리려고 내논거 발견하고 다시 주워옴;ㅠㅠ 12 15:58 3,028
3069822 이슈 어머니의 날 선물 3 15:58 358
3069821 기사/뉴스 [단독]배우 김영옥, 오늘 남편상 비보..KBS 전 아나운서 김영길 별세 26 15:58 3,754
3069820 이슈 먹보들 심심할 때 특징 2 15:57 855
3069819 이슈 [KBO] 삼성 라이온즈 밀어내기로 3득점 5 15:57 946
3069818 이슈 지금 아이돌로 데뷔해도 수요상일까? 32 15:56 1,498
3069817 정치 오세훈 청년공약 "집값 20% 내면 SH가 80% '서울내집' 마련" 25 15:53 727
3069816 이슈 IT업계가 다시 재조정구간에 들어가고 있다고 함 7 15:52 2,526
3069815 기사/뉴스 반크, 디즈니에 ‘21세기 대군부인’ 역사왜곡 시정 요구…“천세 표현 문제” 22 15:51 1,9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