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기사/뉴스 이 청년이 '집에 누워있기 연합' 깃발 만든 이유
6,885 43
2024.12.15 00:10
6,885 43

[20대에게 묻다③] 지승호씨 "더 많은 이들이 공감할 수 있는 깃발로 힘 보태고 싶었다"
 

▲  '전국 집에 누워있기 연합' 깃발을 만든 지승호씨(25).
ⓒ 김예진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윤석열 대통령 탄핵 집회에서 이색 깃발이 주목 받는 가운데, '전국 집에 누워있기 연합' 깃발도 누리꾼의 입길에 올랐다. "나도 모르게 연합에 가입돼 있었다"부터, "이런 사람도 나왔는데 진짜 심각하다"까지. '역시 해학의 민족'이라는 평가도 이어졌다. 이 깃발을 만든 사람은 대학생 지승호(25)씨다.

 

12일 오후 4시 경, 또 다시 이 깃발을 들고 국회 앞을 찾은 지씨를 만났다. 그는 "미래의 내가 떳떳하게 누워있기 위해 연대의 마음으로 깃발을 만들었다"며 "지난 7일부터 매일 이 깃발을 들고 집회에 참석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5일 문구를 정해 깃발을 주문했고, 6일에 깃발 봉이 배달 왔고, 7일에는 종로3가에서 깃발을 픽업했다"고 전했다.

 

이 깃발을 생각하게 된 이유는 뭐였을까.

 

"처음에는 '종강한 대학생 모임'으로 할까 했는데, 범위가 너무 좁아 보였어요.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이름이 뭐가 있을까' 고민했죠. 또 '내가 잘하는 게 뭘까'를 생각했어요. 저는 특별한 약속이 없으면 늘 누워있거든요. 이렇게 평소 누워있던 나를 집 밖으로 나오게 한 상황에 대한 분노를 담아 '전국 집에 누워있기 연합'으로 이름을 정했어요."

 

그는 "이번 집회에서 많은 사람들의 '연대'를 느꼈다"며 "더 많은 이들이 공감할 수 있는 깃발로 힘을 보태고 싶었다"고 말했다.

 

'누워있기' 깃발로 분노 표현한 20대, "왜 내가 나올 정도로 화나게 만드냐"

 

지씨는 '전국 집에 누워있기 연합' 깃발 명칭을 '재미'로만 지은 건 아니라고 했다.

 

"재미로만 할 거였으면 제목만 적어 놨을 거예요."

 

실제, '전국 집에 누워있기 연합' 깃발 하단에는 부제가 있다. "제발 그냥 누워있게 해줘라 우리가 집에서 나와서 일어나야겠냐"라 적혀있다.

 

지씨는 "원래는 깃발에 이름 하나만 넣으려고 했는데, 제목만으로는 내 감정을 충분히 전달할 수 없을 것 같았다"며 "그래서 부제를 추가했다, 말 그대로 '왜 내가 여기까지 나올 정도로 화나게 만드나'라는 의미"라고 말했다. "진짜 감정을 표현하고자 했던 부분은 부제"라는 것이다.

 

그는 "박근혜 탄핵 촛불집회 때는 학생이어서 부모님과 함께 참여했는데, 이번에 처음으로 혼자 나온 집회"라며 "시간이 있다고 그냥 집회에 나온 게 아니라 제 분노를 이렇게라도 표현하기 위해 나왔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윤석열의 행보가 좋지 못했잖아요. (윤 대통령) 당선됐을 때부터 분노했지만 참고 참았어요. 특히 물가 상승은 실질적으로 저에게 큰 영향을 미쳤어요. 밥값이 너무 비싸서 못 사먹겠더라고요. 모두가 어려운 상황인데 국민에게 겁박을 가한 건 말이 안 되잖아요."

 

"I 성향이지만, 분노와 용기로 깃발을 들었다"

 

지씨는 총대를 멘 경험이 없다고 했다.

 

- 깃발까지 직접 만드셨는데, 이렇게 총대를 멘 경험이 많나요?

 

"저, 학교에서 교수님 몇 분만 저를 아세요. 건강도 그렇게 좋지 않아서 대학병원 진료를 세 곳이나 다니고 있어요. 컨디션 안 좋은 날에는 집회에 오래 참여하지 못하고 중간에 돌아간 적도 있어요. 반장 같은 역할도 한 번도 해본 적 없고, 지원해 본 적도 없어요. 저는 I(내향형) 성향이에요."

 

- 그럼에도 나서는 이유는 뭔가요?

 

"저는 예전에도, 지금도 굳이 앞에 나서지 않는 편이에요. 나라를 향한 분노가 있을 때도 SNS에 글을 올리거나 국민청원에 동의하는 정도로만 제 의견을 표현했죠. 하지만 지금은 제가 특정 된다고 해도 누구를 대표하는 게 아니라, 그냥 혼자 나온 거잖아요. 게다가 저는 일반인이기 때문에 신변이 노출되어도 특별히 위험하지 않다고 생각해서 조금 더 용기 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분노는 정말 중요한 감정인 것 같아요."

 

- 집회가 없었다면 본인의 오후 일상은 어땠을까요.

 

"당연히 누워있었겠죠(웃음). 저도 누워있기 바빠요. 누워서 할 일이 너무 많거든요. 전기장판 속에서 게임하고, 유튜브도 봐야 하고요."

 

집회 참여 이유는... "미래에 떳떳하게 누워있기 위해서"
 

지씨는 '미래의 나'를 위해 계속 집회에 참여할 예정이라고 했다.

 

"건강도 좋지 않고, 나서는 것도 좋아하지도 않는 제가 이 깃발을 들고 나온 이유는 미래의 제가 떳떳하게 누워있기 위해서예요. 나라가 이런 상황에서 계속 누워만 있으면 탄핵 결과를 봐도 스스로한테 부끄러울 것 같았어요. 그래서 저는 집회에 적극적으로 참여했고, 어떤 결과가 나오든 제 뜻을 분명히 밝혔습니다. 지금을 떳떳하게 살고 있기 때문에 나중에는 잘 누워 있을 수 있을 것 같네요."

 

생략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47/0002456305?sid=102

목록 스크랩 (0)
댓글 43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위즈덤하우스] 불멸의 화가 《반 고흐, 영혼의 편지》&《반 고흐, 영원한 예술의 시작》 개정판 증정 이벤트✨ 396 12.13 28,747
공지 [공지] 언금 공지 해제 12.06 180,321
공지 📢📢【매우중요】 비밀번호❗❗❗❗ 변경❗❗❗ 권장 (현재 팝업 알림중) 04.09 4,232,194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7,977,113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핫게 중계 공지 주의] 20.04.29 26,379,079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60 21.08.23 5,546,623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33 20.09.29 4,499,975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461 20.05.17 5,115,768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3984 20.04.30 5,537,474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9. 스퀘어 저격판 사용 금지(무통보 차단임)] 1236 18.08.31 10,364,579
모든 공지 확인하기()
2578057 이슈 가요 메이저시상식에서 14년만에 여자가수 대상싹쓸이가 나온 게 올해 2024년이었음. 02:47 25
2578056 이슈 F참가자 되는 자우림 김윤아 트윗과 팬의 트윗... 02:47 97
2578055 이슈 문재인 귀한 줄 알아야 함 53 02:41 1,378
2578054 이슈 서울의 봄 : 우리가 막는게 아니야 시민들이 도와야 돼 3 02:39 1,091
2578053 유머 히든페이스로 여자팬이 많이 생겨서 기쁜 조여정.x 6 02:39 938
2578052 이슈 나는 이제 그말 안믿는다 17 02:34 2,008
2578051 이슈 그알 오늘 탄핵 집회 다만세 6 02:34 1,183
2578050 이슈 윤석열은 반여성주의를 등에 업고 당선되었고 여성주의에 의해 처단되었다. 18 02:32 1,780
2578049 이슈 아파트 엘베버튼 꾸미기 한 사람.jpg 21 02:32 2,492
2578048 유머 2025년 극장판 <짱구는 못말려 : 초화려! 작열하는 떡잎마을 댄서즈> 제작진정보 5 02:30 381
2578047 정보 241207 여의도 탄핵 집회 참가자 비율 34 02:30 1,949
2578046 이슈 아이폰17 프로, 루머 기반 렌더링 이미지.jpg 24 02:29 1,086
2578045 이슈 지난 대선 이재명의 서울 첫번째 유세와 마지막 유세 14 02:28 1,036
2578044 유머 찐빵구매하면 무료세차 9 02:28 746
2578043 유머 재밌어서 시위 나온 국회의원 8 02:26 2,301
2578042 유머 강아지도 휘어감는 친화력 11 02:20 1,489
2578041 이슈 '가'라고 쓰고 인증샷을 찍고 '부'나 점을 찍어 무효표를 만드는 이유 45 02:16 4,724
2578040 이슈 윤석열과 헤어질 결심 6 02:14 1,675
2578039 이슈 대통령 권한대행을 가장 많이 배출한 학교.jpg 35 02:05 4,893
2578038 이슈 이대남이 버림 받는 이유.jpg 171 02:03 13,8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