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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바마을 퀸가비의 '피디라잌!'을 만나다

무명의 더쿠 | 11-22 | 조회 수 15370

 

여진솔

4인의 PD로 구성된 예능제작스튜디오 ‘커들리 스튜디오’ PD이자 공동대표. 웹예능계에서 좀처럼 보기 드문 페이크 다큐멘터리 형식의 콘텐츠 <디바마을 퀸가비>의 팬들에게는 ‘PD Like’ 혹은 ‘슬픔이 PD’라는 애칭으로 알려져 있다. 할리우드 스타 퀸가비를 위한 530명의 매니저와 쉬지 않는 ‘잡도리’는 허구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2000년대 MTV 리얼리티 쇼의 감성을 2024년 서울로 고스란히 소환한 <디바마을 퀸가비>의 ‘PD Like’, 여진솔 PD의 일을 즐기는 마음만큼은 진짜다

 

 

여진솔 PD. 다음 화 편집에 한창이다.

여진솔 PD. 다음 화 편집에 한창이다.

 

2021년 커들리 스튜디오를 설립하기 전, 딩고 스튜디오와 MBC 산하 웹예능 채널인 M드로메다에서 경력을 쌓았다. 어쩌다 웹예능 제작의 길을 택하게 됐나
처음에는 광고회사에 다녔다. 내가 좋아하는 영상과 음악, 디자인과 기획의 교집합이 광고라고 여겼지만 실제로 일해보니 고민되는 지점들이 있었다. 그때 회사사업부 홍보 영상을 제작할 기회가 찾아왔는데 비로소 내가 좋아하는 것이 합쳐진 일을 찾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음악을 고르고 편집을 직접 하는 것도 즐거웠고, 내가 하는 일이 영상이라는 구체적인 결과물로 손에 잡히는 기분도 좋았다. 사람들로부터 받은 칭찬도 힘이 됐고. 고민에 휩싸였던 당시의 나에게 부장님이 해주셨던 말은 지금도 힘이 된다. “너는 네가 좋아하는 것들이 시너지를 낼 수 있게 하는 사람이야”.
 
(중략)
 
댄서 가비가 파파라치를 피해 한국으로 온 할리우드의 ‘네포 베이비’ 설정으로 등장하는 <퀸가비>의 반응이 뜨겁다. 특히 편집이나 연출 면에서 2000년대 초창기 Mnet, 온스타일 감성을 떠올리는 이들이 많은데
‘퀸가비’라는 컨셉트를 가비 씨가 해보고 싶어했다. 첫 미팅을 마치고 우리끼리 했던 생각은 카다시안 패밀리 일원이 나오는 MTV 시리즈물이나 디즈니플러스, 넷플릭스에 올라오는 미국 리얼리티 쇼였는데 댓글 창의 ‘온스타일’ ‘올리브TV’ 언급을 보면서 알았다. 아 이게 우리 ‘추구미’와 ‘도달 가능미’의 차인가 보다(웃음)!
실제로 <퀸가비> 내에 PD의 존재감도 상당하다. 댓글 창에서 언급량도 많고 “PD Like!”라며 호통치는 퀸가비 또한 당신을 은근히 인정하던데
기획 단계에서는 이렇게까지 내 역할이 늘어날 것이라는 생각은 못했다. 그런데 제1화 대본이 나오자마자 작가님이 “PD님 대사가 많아졌네”라고 하더라. 첫 화는 귀국한 퀸가비가 공항에서 매니저 차로 집까지 이동하는 내용이 전부였기 때문에 ‘아 대화할 사람이 마땅치 않으니 어쩔 수 없지’ 하고 납득했는데 이게 계속…(웃음).
퀸가비 말 대로 정말 이 관심을 즐기고 있나
아니다! 물론 재미도 있지만 나름 부담도 있다. PD로서 상황 전체를 보고 연출해야 하는데 대사에 신경 쓰다가 내용적으로 꼭 들어가야 하는 걸 놓칠 수도 있고, 둘 다 잘 해내기가 쉽지 않다. 다행히 공동 연출을 하고 있는 유화연PD와 김미진 작가가 꼼꼼히 같이 챙겨주기에 구멍은 없다
<퀸가비>에서 사람들이 큰 재미와 차별성을 느끼는 요소 중 하나는 자막이다. 특히 똑같은 음악과 효과음을 상황에 따라 ‘깜짝 놀라는 음악’‘심각한 음악’ 하는 식으로 뻔뻔하게 표기하기도 하는데
그것도 넷플릭스 감성을 추구하다 보니 시작된 아이디어였다. OTT에서 음성자막/지원 설정을 해두고 보면 상황 자막이 등장하지 않나. 자막 디자인과 방식에 대한 고민이 많았는데 그걸 보고 ‘이거다’ 싶었다. 실제로 ‘경쾌한 음악’이라는 표현을 쓰는 것만으로도 그 장면이 좀 경쾌하게 느껴지지 않나? 또 퀸가비가 워낙 영어와 한글을 섞어 사용하다 보니 번역 표기에 대한 고민도 있었는데 <고려거란전쟁>이 우리의 영감이 됐다. 배우가 사용하는 언어에 따라 ‘몽골어로’ ‘한국어로’ 같은 표기가 뜨는데 이게 재미있더라. 퀸가비가 “셧업!”처럼 짧은 영어를 쓸 때도 ‘영어로’라고 굳이 상황 자막을 띄우는 디테일을 알아차리고 웃어주는 분도 많았다.
또 어떤 고충이 있나
페이크 다큐멘터리는 매회 기획회의를 하고 게스트가 있을 경우 그 캐릭터 설정을 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린다. 개인적으로 시즌2와 초반이었던 ‘100만 기념 풍선 파티’ 편에서 마음에 남았던 댓글이 있다. ‘시즌 1처럼 대충 찍는 게 재미있는데 너무 힘준 듯’이라는 내용이었다. 그런데 우리는 한 번도 대충한 적 없다. 항상 힘들었다(웃음)!
그렇다면 ‘이게 바로 퀸의 마인드!’가 기본 탑재된 ‘퀸가비’처럼 여진솔 PD의 기본 마인드는
‘무디게 살자’. 인생은 고달프고 날 세워야 할 일은 그러지 않으려고 해도 항상 생기기 마련이다. 기본적으로는 무디게 살고 싶다. 물론 일할 때는 제외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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