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기사/뉴스 파리올림픽·추석 결방…프로그램 만들어도 비정규직은 임금 못 받았다
2,996 3
2024.11.22 12:29
2,996 3
지난 21일 엔딩크레딧·직장갑질119는 법무법인 디엘지와 공동으로 올해 파리올림픽·패럴림픽·추석 때 이뤄진 결방 실태 파악을 위해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 8월23일부터 9월4일까지 이뤄진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총 721명 중 결방으로 인해 제작분에 대한 임금을 지급받지 못한 경우는 187명, 약 26%였다. 임금이 일부 지급된 경우는 368명(51.04%), 전액 지급된 경우는 121명(16.78%)이었다. 방송이 연기된 경우는 임금이 일부 지급된 경우가 391명(54.69%), 지급되지 않은 경우가 96명(13.43%)으로 상당수가 제대로 임금을 받지 못하고 있었다.

비정규직 프리랜서들은 결방 기간 동안 대부분 방송사나 제작사가 지시하는 일을 했다. 결방 기간 비축분을 제작했다는 응답자는 226명(31.35%), 기획안을 작업한 경우는 201명(27.88%), 다른 작업을 지시 받은 경우는 142명(19.69%)이었다. 하지만 이에 대한 대가는 일부만 지급 받거나(371명, 51.46%) 받지 않은 경우(147명, 20.39%)가 전액을 받은 경우(203명, 28.16%)보다 훨씬 많았다. 이러한 예비분 제작 등의 일들이 당초 작성한 계약사항에 포함된 과업인지 물었을 때 '그렇다'는 대답이 206명(28.57%) '그렇지 않다'는 대답이 515명(71.43%)이었다.

결방 통보도 시간적 여유 없이 일방적으로 이뤄지고 있었다. 결방 통보 방법은 구두통보 147명(20.39%), 카톡 단체방 등 메신저 439명(60.89%), 서면 통보 132명(18.31%)으로 대부분 구두, 카톡 단체방을 통해 통보받았다. 아울러 일주일 또는 그보다 적은 일수 전에 통보받은 경우가 194명(26.91%), 2~3주 전에 통보받은 경우가 376명(52.15%)으로 실질적으로 비정규직 프리랜서들이 감소된 임금을 보전할 방법을 찾을 수 있는 시간적 여유는 없었다.


한 응답자는 "4주동안 결방했는데 온전히 쉰 것도 아니고 다른 팀 촬영을 지원하라는 지시를 받았다"며 "물론 돈을 받지는 못했다"고 했다. 또다른 응답자는 "프리랜서라 월급이 아닌 회당 페이를 받아 생활하고 있는데, 방송이 안 돼 페이를 못 받으니 생계에 큰 어려움이 생겼다"며 "급하게 아르바이트를 찾는 사람도 있지만 나는 그러지 못해 너무 힘들었다"고 답했다.

결방의 부당함을 말한 후 불이익을 받은 사례도 있다. 한 응답자는 "정규직 PD에게 결방의 부당함을 피력한 적이 있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일을 그만두라고 했다"며 "명목은 '내년에 결방이 많을 거라 너한테 피해가 더 많아질 것'이라는 건데, 부당함을 말했다고 보복조치한거나 다름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표준계약서에 결방 관련 피해 최소화 문구 삽입해야" 제도개선 시급

결방으로 인한 불안정 노동자들의 불이익 문제는 지속적으로 제기돼왔지만 해결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022년 12월 공공운수노조 희망연대본부 방송스태프지부의 조사로 카타르월드컵 중계로 인한 결방 피해를 경험한 스태프들의 실태가 지적됐다. 지난해 1월 문화체육관광부가 실시한 조사에 의하면 독립(외주)제작 스태프 10명 중 8명이 프로그램 결방으로 인해 피해를 경험한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9월 한국콘텐츠진흥원 또한 결방 피해 조사를 통해 노동권 사각지대에 있는 프리랜서들의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체계적인 제도개선이 시급함을 주장했다.

▲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지난해 9월 발행한 '방송프로그램 결방 피해 실태와 쟁점' 보고서 갈무리.

▲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지난해 9월 발행한 '방송프로그램 결방 피해 실태와 쟁점' 보고서 갈무리.


설문조사 참여자들 중 332명(46.05%)은 결방 시에도 근무시간에 따른 임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결방에 대한 사전고지를 강화해야 한다는 응답자는 289명(40.08%), 계약서에 관련 조항을 명시해야 한다는 응답자는 201명(27.88%)이었다. 이밖에도 결방 시 업무지시를 금지해야 한다는 응답자는 156명(21.64%), 프로그램 사전 기획 단계에 투입되는 근무시간을 인정해야 한다는 응답자는 111명(15.40%)이었다.

엔딩크레딧·직장갑질119는 "불안정 노동, 프리랜서 비중이 높은 방송 산업 특성상 결방에 대한 피해보상을 당사자들이 적극적으로 요구하기 힘들다"며 "정당한 문제제기조차 함부로 할 수 없는 업계 분위기에서 결방이 있을 때마다 임금 미지급 및 연기, 시간 손실 등의 피해는 고스란히 당사자들에게 돌아간다"고 지적했다. 이들 단체는 "표준계약서에 결방 관련 피해를 최소화하는 문구를 삽입하고, 프리랜서 임금 지급과 관련한 제도개선책을 찾아갈 것"이라며 "편성의 자유와 보편적 시청권이라는 이유로 고려되지 않는 방송 비정규직 프리랜서들의 노동권이 사회적으로 쟁점화되고 인정받을 수 있도록 다양한 활동을 전개할 것"이라고 했다.

강은희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변호사는 "방송사의 일방적인 결방 통보로 인한 방송 비정규직의 생계 피해는 매년 지적되는 문제임에도 문체부는 표준계약서에 결방으로부터 스태프를 보호하는 조항을 포함시키지 않고 있다"며 "오히려 표준하도급계약서와 표준업무위탁계약서에서 대금 지급일을 방송 후로 규정하고 있어 일을 해도 임금을 못 받는 스태프를 스스로 양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강 변호사는 "대금 지급일은 방송일과 무관해야 한다. 대금 지급일이 방송일이 기준이 되는 이상 유노동 무임금 실태는 반복될 것"이라며 "매년 반복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문체부 표준계약서의 개정과 방송사의 불공정 계약 관행에 대한 시정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06/0000127125?sid=102

목록 스크랩 (0)
댓글 3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필킨💚] 약손명가 에스테틱의 노하우를 그대로 담은 모공 관리의 끝판왕 <필킨 포어솔루션 세럼, 패드 2종> 100명 체험 이벤트 203 00:08 5,006
공지 [공지] 언금 공지 해제 24.12.06 1,531,411
공지 📢📢【매우중요】 비밀번호❗❗❗❗ 변경❗❗❗ 권장 (현재 팝업 알림중) 24.04.09 6,143,242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9,418,953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 정치글 금지관련 공지 상단 내용 확인] 20.04.29 28,462,009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66 21.08.23 6,558,143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42 20.09.29 5,507,900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488 20.05.17 6,211,771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3998 20.04.30 6,529,826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9. 스퀘어 저격판 사용 금지(무통보 차단임)] 1236 18.08.31 11,537,512
모든 공지 확인하기()
343416 기사/뉴스 트럼프 도표에 한국 7번째... 한 나라씩 설명하다 한국은 건너뛰어 9 07:45 1,656
343415 기사/뉴스 국방부가 세운 '사립학교'‥잇단 '극우 강의' 19 07:44 889
343414 기사/뉴스 [IS포커스] 22주년 동방신기 SM과 재계약…SM 30주년·3.0 체제 넘어 새로운 도전 2 07:37 217
343413 기사/뉴스 [와글와글 플러스] 해외직구로 의약품 밀수한 약사 적발 1 07:34 506
343412 기사/뉴스 "故설리와 1년 교제" 친오빠 폭로에…피오 측 "확인 불가" 16 07:32 2,413
343411 기사/뉴스 4·2 기초단체장 재선거, 국민의힘 1곳·민주 3곳·혁신 1곳 승리 24 07:11 1,917
343410 기사/뉴스 [단독] 부산교육감 김석준 당선인 “탄핵선고 TV시청 공문발송” 207 07:09 13,323
343409 기사/뉴스 12.3 내란의 밤 시민 끌고 간 계엄군‥MBC 취재진 장비 빼앗고 위협 9 07:06 1,379
343408 기사/뉴스 EBS 신동호 또 출근 시도‥감독 안 하고 '호위무사'된 이준용 이사 8 07:02 2,043
343407 기사/뉴스 [투데이 와글와글] 시각장애인 도운 버스 기사와 승객들 8 06:59 1,200
343406 기사/뉴스 [속보]트럼프 "가장 최악은 한국·일본 등 무역장벽…韓자동차 81% 한국서 생산" 193 06:02 18,579
343405 기사/뉴스 [속보]트럼프 “오늘 자정부터 관세 부과” 15 05:51 4,463
343404 기사/뉴스 [속보] 트럼프, 상호관세 공식발표…한국 25%·일본 24%·중국 34% 부과 290 05:40 33,127
343403 기사/뉴스 "김수현 재기 불가능할 듯" 눈물의 회견 본 프로파일러 지적, 왜 28 05:20 8,250
343402 기사/뉴스 [단독]'지역별 차등 최저임금' 논의 테이블 올린다 192 05:10 12,745
343401 기사/뉴스 '대규모 싱크홀' 강동구서 또 땅꺼짐 현상…임시복구 완료 13 04:53 4,072
343400 기사/뉴스 살 빼는데 머리까지… 위고비, 탈모 위험 52% 증가 12 03:36 3,953
343399 기사/뉴스 [단독]“돈 줄게” 현역 군인 포섭, 한미훈련 정보 수집한 중국인 체포 9 03:22 2,283
343398 기사/뉴스 [단독] 진화대원 모아놓고 약 팔아…어이없는 산불진화교육 14 03:13 2,775
343397 기사/뉴스 부산교육감 재선거, 진보 단일후보 김석준 당선 44 00:34 3,1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