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기사/뉴스 '경성크리처2', 다 놓쳤어요 [OTT 클릭]
3,112 8
2024.09.29 16:42
3,112 8



과유불급이다. 넣고 싶은 메시지, 담고 싶은 이야기가 흘러넘치면 결국 빈 잔만 남기 마련이다.

27일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경성크리처2'(연출 정동윤·각본 강은경)는 2024년 서울, 태상(박서준)과 모든 것이 닮은 호재(박서준)와 경성의 봄을 살아낸 채옥(한소희)이 만나 끝나지 않은 경성의 인연과 운명, 악연을 파헤치는 이야기다. 지난해 12월 시즌1 파트1이 공개, 이어 올해 1월 파트2가 공개됐다.

작품은 1945년에서 79년을 뛰어넘어 2024년의 채옥으로 시작된다. 채옥은 '은제비'라는 이름으로 실종자들을 찾는 일을 한다. 동시에 태상을 닮은 호재는 소위 심부름센터인 '부강상사'를 운영하며 살아간다.

두 사람은 우연히 같은 사건에 엮이게 되고, 채옥은 호재를 보며 장대주(박서준)를 겹쳐본다. 그러나 호재는 채옥을 알아보지 못한다. 그러면서도 채옥에게서 눈을 떼지 못한다.


같은 시각, 전승제약은 서울 시내 한복판에서 옹성병원에 이어 생체실험을 진행한다. 과연 채옥과 호재는 끝나지 않은 악연과 인연의 굴레를 끊어낼 수 있을까.



'경성크리처' 시즌2는 채옥과 호재의 재회로 시작된다. 3회에 걸쳐 두 사람의 애틋함으로 포문을 연 '경성크리처2'는 초반부 로맨스에 집중한다. 이들의 로맨스를 위해 집중된 BGM은 연신 아련함을 자극하지만, 시청자들에겐 크게 와닿지 못한다. 앞서 시즌1 속 '톤 앤 매너'와 영 딴판이기 때문이다.

채옥과 태상의 로맨스는 시즌1부터 이어져왔다. 다만 그 감정의 깊이를 시청자들이 이해하고, 공감하기엔 다소 짧은 시간이었다. 시즌2 포문을 여는 두 사람의 로맨스는 '경성'과 '크리처'를 기대했던 시청자들에겐 어리둥절하다. 여기에 '투 머치'한 느낌을 주는 BGM 역시 몰입을 방해한다.

액션만큼은 독보적이다. 채옥과 태상은 승조(배현성), 쿠로코 대장(이무생)과 맞붙으며 초인적이고, 빠른 템포로 화려한 액션을 보여준다. 특히 쿠로코 요원들이 등장하는 장면에선 전광석화 같은 속도로 몰아치며 몰입감을 높인다.

문제는 '경성크리처'가 전 시즌에 걸쳐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에 있다. 시즌1에서 '경성크리처'는 일제 강점기를 배경으로, 일본군에 의해 강제 인체실험을 당하는 조선인들의 아픔에 주목했다. 당시 주연 배우 한소희의 SNS에 한 일본 누리꾼이 "일본인으로서 조금 용기가 필요하다"는 댓글을 남기자 직접 "슬프지만, 사실인 걸"이라고 답하며 소신을 드러냈다. 여기에 독립군 캐릭터까지 등장시키며 작품이 가진 항일적 정신을 강조했다.

그러나 시즌2 속 항일 메시지를 담아내는 방식은 다소 뜬금없다. 중반부까진 시즌1과 결이 전혀 다른 작품이라는 생각까지 든다. 두 주인공의 로맨스와 전승제약에 집중한 탓이다. 중반부를 넘어서며 플래시백과 함께 다시 일제 잔재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워준다.

중요한 것은 '적재적소'다. 사랑을 찾던 주인공은 돌연 잊지 않아야 할 과거의 아픔에 대해 일장연설을 쏟아낸다. 그러면서 또 사랑에 빠진다. 과연 주인공이 잊지 않고 싶은 것이 자신의 옛사랑인지, 조국의 아픔인지 궁금해진다. 또한 이러한 메시지들은 가슴으로 느끼게 되는 것이 아니라 인물들의 대사량으로 귓가에 때려 박힌다. 전투를 하다가도 뜬금없는 훈계들과 플래시백을 통해 욱여넣는다. '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된다'는 말처럼, 어찌 됐든 시즌1 속 항일 메시지를 가져가려는 노력이었을까.

개연성 역시 아쉬움이 남는다. 전승제약의 해결사 노릇을 하는 쿠로코 대장의 뜬금없는 로맨스는 탄식을 부른다. 각 인물들의 사연과 정체성을 담아내려 하니 중심을 잡지 못하고 흔들린다. 또한 크리처 설정 역시 위태롭다. 크리처를 만드는 주체인 '나진'이 많은 이들을 죽음으로 몰고 갔음에도, 이상하리만치 주인공들에겐 쉽게 넣고, 쉽게 꺼낸다.

'경성크리처2'는 항일 메시지, 로맨스, 생체실험, 크리처(나진) 등 모든 것을 담았다. 덕분에 시즌 1, 2로 나눠 긴 호흡에 풀어냈으나 '경성'도 '크리처'도 남기지 못했다.

[스포츠투데이 서지현 기자 ent@stoo.com]


http://m.stoo.com/article.php?aid=96342521268

목록 스크랩 (0)
댓글 8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드라마이벤트] 임지연X추영우 희대의 조선 사기극! JTBC 드라마 <옥씨부인전> 사전 시사회 초대 이벤트 50 11.16 25,433
공지 ▀▄▀▄▀【필독】 비밀번호 변경 권장 공지 ▀▄▀▄▀ 04.09 3,634,026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7,433,299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핫게 중계 공지 주의] 20.04.29 25,627,108
공지 ◤성별 관련 공지◢ [언금단어 사용 시 📢무📢통📢보📢차📢단📢] 16.05.21 27,018,596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54 21.08.23 5,258,025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30 20.09.29 4,238,670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454 20.05.17 4,819,750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3982 20.04.30 5,285,943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9. 스퀘어 저격판 사용 금지(무통보 차단임)] 1236 18.08.31 10,033,974
모든 공지 확인하기()
2554361 이슈 넥스지 DAZED 데이즈드 11월호 화보 14:21 8
2554360 이슈 동덕여대 사태 보도하는 MBC 14:21 113
2554359 유머 10시간 끓인 백숙 보고가라ㅋㅋㅋㅋ 3 14:21 115
2554358 이슈 키스오브라이프 KISS ROAD in Boston 14:20 22
2554357 이슈 밀가루 없는 과자 모음 1 14:19 318
2554356 이슈 정문이 박살난 어느 공원의 발상의 전환 7 14:19 542
2554355 이슈 대중교통에서 만난 특이한 승객들 3 14:18 472
2554354 기사/뉴스 KBS 사장 후보 "尹 특별대담, 국민 궁금한 내용 전달에 충실하도록 노력" 5 14:17 158
2554353 이슈 7번방의 선물 본 애들아 너네 이거 알았냐.. 11 14:16 1,148
2554352 이슈 15만원짜리 네일 망했다는 후기 29 14:12 4,017
2554351 이슈 계획이 다 있었구나 싶은... 대중들을 꿰뚫어본 황현.jpg (feat. 재쓰비) 12 14:09 1,563
2554350 이슈 2024년 연령대별(10대-40대) 네이버에서 가장 많이 검색된 남녀아이돌그룹 TOP25 24 14:08 987
2554349 이슈 원덬기준 근래 10년간 모닝구무스메를 대표했던 멤버 3명.jpg 4 14:07 649
2554348 이슈 뉴진스 해린이 카메라에 얼굴보일뿐인데 팻캠스러움 12 14:07 1,492
2554347 기사/뉴스 에스파·라이즈→임영웅까지…'2024 KGMA' 수상자 사전 발표 2 14:05 756
2554346 유머 입나온 원영이 9 14:05 1,130
2554345 기사/뉴스 대통령 골프 현장 취재한 CBS 기자 휴대전화 빼앗기고 입건됐다 36 14:05 1,821
2554344 이슈 키오프 x 레오제이 Igloo 챌린지 14:05 243
2554343 이슈 [펌] 어떤 커뮤니티에서 밝혀진 시아준수 전설의 다중이팬(스압) 52 14:03 3,789
2554342 이슈 친누나랑 엄청 닮은 것 같은 크러쉬 15 14:02 2,08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