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삐약이'에서 명실상부한 한국 여자 탁구 에이스로 활약 중인 신유빈(대한항공)이 2024 파리 올림픽 출전 전 종목에서 4강 진출에 성공했다. 이미 많은 경기를 소화한 신유빈은 체력적으로 지치기도 하지만, 영광스럽게 생각하고 앞으로도 모든 것을 쏟아 붓겠다며 결승 진출 의지를 불태웠다.
신유빈은 6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사우스 파리 아레나에서 열린 대회 탁구 여자 단체전 8강전에 이은혜(대한항공), 전지희(미래에셋증권)와 함께 출전해 스웨덴을 매치 점수 3-0으로 꺾고 4강에 진출했다. 단체전은 복식 1경기, 단식 4경기로 치러지며 3승을 먼저 따내면 이긴다. 한국 탁구가 올림픽 여자 단체전에서 준결승에 진출한 것은 2012 런던 대회 이후 12년 만이다.
이날 신유빈은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여자 복식 금메달을 합작했던 전지희와 1복식에 나서, 필리파 베르간드-크리스티나 킬베리 조를 3-0(11-2 11-7 11-5)으로 꺾으며 기선을 제압했다. 바톤을 넘겨 받은 이은혜는 2단식에서 자신보다 세계랭킹이 12단계 높은 32위 린다 베리스트룀을 상대로 고군분투 했다. 첫 세트를 내어준 이은혜는 이윽고 두 번째 세트를 가져왔고, 접전 끝에 3-1(2-11 11-4 12-10 13-11)로 승부를 냈다. 최고참 전지희는 3단식에서 칼베리를 3-1(8-11 13-11 11-6 11-6)으로 마무리하면서 경기를 끝냈다.
언니들의 연승으로 신유빈은 단식 경기를 치르지 않고 단체전 4강에 오를 수 있었다. 특히 신유빈은 자신의 첫 올림픽이었던 2020 도쿄 대회 여자 단체전 8강에서 독일에 역전패 당해 눈물을 삼킨 적이 있다. 신유빈은 경기 후 "언니들이 잘해주셔서 단체전 4강이라는 무대까지 볼 수 있게 됐다. 너무 영광스럽고 감사하다"며 "남은 경기도 잘 준비해 재미있는 경기, 이기는 경기를 하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신유빈은 혼합복식에서 동메달, 여자 단식에서도 4강에 진출해 이로써 출전 전종목에서 4강 진출을 달성하게 됐다. 이런 사실을 깨닫지 못하고 있었다는 신유빈은 "생각하지 못하고 있었다. 너무 좋은데 그냥 또 경기를 준비하고 뛰는 것일 뿐"이라며 "체력적으로 매 경기, 포인트 하나하나에 모든 것을 쏟고 있어 지치지 않을 수는 없다. 그래도 많은 경기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영광스럽게 생각해야 한다. 남은 경기도 모든 것을 쏟아 붓겠다"고 다짐했다.
이번 대회 두 번째 메달과 한발 더 가까워졌지만, 준결승 상대도 녹록치 않다. 7일 있을 중국과 대만의 8강전에서 승리한 팀과 4강에서 맞붙게 되는데, 상대는 세계랭킹 1위 중국이 될 가능성이 높다. 신유빈은 앞서 치러진 이번 대회 여자 단식 4강에서 중국의 천멍을 만나 패배한 바 있다. 신유빈은 "이제 정말 마지막 종목이다"라며 "후회 없이 멋진 마무리를 하고 싶다"고 각오했다. 4강은 한국 시간으로 8일 오후 10시에 열린다.
오지혜 기자 (5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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