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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인사이드 아웃 2’를 통해 엿본 한국청년들의 불안 (영화스포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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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28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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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현 건국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2편에 나오는 감정 4가지는 사춘기 이후에 등장하면서 조금 더 고차원적인 감정들이라 10대 때의 이야기들, 그리고 성인이라도 지금 본인이 느끼고 있는 감정들을 투사할 수 있어서 관객들이 영화에 감정이입을 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했다. 하 교수는 “영화가 좋았던 점은 불안을 ‘빌런(악당)’으로 보지 않았다는 점, 결국 나쁜 감정이라는 건 없고 각 감정이 나름의 기능을 하고 있다는 것을 다뤘다는 점”이라며 “살면서 불안을 느끼고 힘들어하지만 완전히 없애려 하기보다 적절한 수준으로 반응하고 작동하면 그것으로 충분하다는 걸 이해했다면 상당한 위안을 줬을 것”이라고 했다.

■청년세대, 미래 준비 ‘불안’에 공감

사춘기를 겪는 10대부터 청년, 중년, 노년에 이르기까지 저마다 불안을 안고 산다. <인사이드 아웃 2>를 상영하는 극장 CGV의 연령별 예매율을 보면 40대(28.6%)가 가장 높고 20대(26.9%), 30대(26.1%), 50대(10.2%), 10대(8.3%) 등의 순이다. 물론 20대와 30대는 상대적으로 ‘영화를 자주 보는 세대’일 수 있겠으나, 이 영화의 예매율 기준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청년세대는 ‘불안이’를 보고 어떤 생각이 들었을까.

회사원 정경원씨(29)는 “불안이라는 감정이 청소년기에 겪는 감정으로 나오는데, 오히려 그 감정이 어쩌면 사회초년생이 더 겪을 만한 감정일 수 있겠다 생각했다”고 했다. “제 성격이 그런 면도 있지만, 불안이는 눈앞에 나타나지 않은 상황들을 대비하느라 늘 분주하잖아요. 특히 일하면서 ‘잘못하면 어떻게 하지’라는 불안감들이 있고, 계속 대비책들을 마련해 놓으려 하다 보니 내가 나를 점점 번아웃(소진)으로 몰아넣은 경험을 했던 것 같아요.”

소방관으로 일하는 김현석씨(27)는 이렇게 말했다. “저는 기쁨이가 오히려 약간 세상 물정을 모르는 느낌이고, 불안이한테 감정이입이 되더라고요. 제가 약간 쓸데없는 것에 괜히 걱정하고 잘하려고 하고 ‘걱정을 사서 하는 스타일’이었거든요. 그런데 이제 일을 하다 보니까 굳이 안 그래도 된다고 느꼈거든요.”


송민경씨(25)는 ‘사춘기 시절의 자신’을 많이 생각했다고 했다. “불안이도 라일리가 잘되게 하려고 생긴 감정이고, 미래를 예측해 대비할 수 있게 해주잖아요. 그런데 저는 사춘기 때부터 불안을 느끼면서 한 번도 잘된 적이 없고, 항상 불안해한 것에 비해 실패했고요. 그래서 불필요한 감정 같다, 이런 걸 느꼈어요.”

최근에 취업했다는 송씨는 이런 말을 했다. “사실 저는 요즘 너무 행복한데요. 행복이 깨질까봐 많이 두려워요. 혹시나 나중에 제가 이직을 할 수도 있잖아요. 취업준비생의 불안을 또 느껴야 하잖아요. 친구들과 비교도 많이 하게 되고 면접 결과를 기다리고, 그 결과를 부모와 친구들에게 어떻게 알릴까 고민하고…. 많이 불안했죠.”

송씨의 말은 안주연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가 지난 7월 24일자 경향신문에 게재한 칼럼 ‘불안과 격변’의 내용과 겹친다. 안 전문의는 “불안한 것이 오히려 덜 불안”하고 “불안하지 않은 것이 어색”하다고 말한 한 출판사 편집자의 말을 인용하면서 “젊은 세대의 만성적인 수행 불안의 괴로움이 생생하게 와닿았”다고 썼다.

지금의 청년세대가, 한국 사람들이 더 불안하다고 생각할까. 이시열씨는 “아무래도 우리 세대가 더 불안한 게 맞는 것 같다”며 “예를 들어 직업을 가지면 그 직업에 대해 가치 판단을 하는 잣대도 다양해지고 눈치 볼 것도 많아지고 집이나 결혼 문제라든가 한 20년 전과 비교했을 때 (선택해야 하는) 경우의 수가 많아졌기 때문”이라고 했다. 김씨는 “우리는 직장생활이나 인간관계나 남한테 좀 잘 보여야 하고 못 하면 괜히 욕먹을 것 같고 눈치를 많이 보는 분위기가 있어서 불안을 더 느끼는 게 맞는 것 같다”고 했다. 정씨는 “한국사회는 좀더 성과 중심, 결과가 되게 중요하고 속도도 빨라야 하는 압박감이 상대적으로 좀 있어서, 불안을 더 느낄 만한 부분은 있는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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