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메노모리 호슈는 지식과 교양이 풍부했던 유학자로
그와 조선 유학자들은 지식을 교류하며 서로를 높이 평가했다.
친한파였던 그는 "조선을 더이상 강압적으로 대해선 안된다" 고 주장하기도 했다.
다만 조선친화적인 입장이었던 그도 한가지 불만이 있었는데,
조선인들이 일본을 "왜" 라고 부르는 것이었다.
(왜를 왜라고 부르지 왜 왜라고 부르냐하시오면...)
"우리의 정식 국호는 엄연히 일본인데 조선인들은 어째서 우릴 "왜"라고 부르는 겁니까? 너무 무례한 행동입니다."
조선: "그러는 일본은 우리 조선인을 당인(唐人)이라고 부르던데 우릴 중국의 아류 취급하는거 아닙니까?"
"아... 그건..."
"조선의 문물이 중국 못지않다고 칭찬하느라 그런 겁니다. 거 칭찬인데 왜 안 좋게 받아들이세요?"
(할 말 없으니 아무말 변명)
어쨌든 이런 사소한 티격태격을 제외하면
아메노모리 호슈는 조선통신사를 위한 접대에 최선을 다했던듯하다.
그러나 접대를 조선통신사가 좋아하는 것만 한 건 아니었다.
"그러고보니 일본은 남색이 유행한다던데 무릇 세상의 이치는 음과 양의 조화가 아니겠습니까?
양이 양을 탐한다니 어찌 이럴 수 있습니까?"
"허허, 조선은 아직 그 즐거움을 모르나 봅니다."
.....???????
실제로 남색은 일본 상류층에서는 고오급 취미였고
여자만 좋아했던 도요토미 히데요시는
'역시 출신이 천하니까 고급 취향도 모르는 천것'이라고 상류층들한테 욕먹기도 했다
이 참에 고급 취미 함 가져보실??
조선통신사: 아이고 유학자도 이럴 정도니 일본이 남색이 유행하긴 하는 모양이구나
내가 말하길,
"귀국의 풍속은 가히 괴이하다 이를 수 있습니다. 남녀의 정욕은 본디 천지의 생생한 이치에서 나온 것으로 천하가 같은 바요,
오히려 음혹(淫惑)함을 경계하거니 세간에 어찌 홀로 양(陽)만 있고 음(陰)은 없이 하여 가히 서로 느끼고 서로 기뻐할 수 있겠습니까?" 하니
동(東 , 아메노모리 호슈)이 웃으며 말하길,
"아직 그 즐거움을 알지 못하실 따름입니다.” 하였다.
如東之輩所言尙然。國俗之迷惑。可知也。
동(東)과 같은 작자가 말하는 바도 오히려 그와 같으니, 그 나라 풍속의 미혹(迷惑)함을 가히 알 수 있을 것이다.
유학자인 아메노모리마저도 남창에 대하여 매우 호의적인 입장을 가진 것을 보고 신유한은 같은 유학자로서 꽤 충격을 받았던 듯 싶다.
'해유록'에서 그는 "(일본의) 남창은 요망스럽고 아리따움이 여자보다도 곱다. 그 풍속이 음탕하고 이에 빠지는 것이 여자보다 배나 더하였다"라며 일본의 남창 문화를 묘사했다.
이어 "왕은 물론 귀족과 부자, 백성에 이르기까지 남창과 어울리지 않는 자가 없었고, 심지어 서로의 남창을 질투해 죽이는 자까지 있었다"라고 기록하고 있다.
남자가 남자를 질투해 '살인'까지 저질렀다니, 유교 사회 선비였던 신유한에게 일본의 남창 문화가 얼마나 충격적으로 다가왔는지 느낄 수 있는 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