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희열 : 사실 아이유는 우리가 생각하기엔 인기에 굴곡이 없었던 느낌? 항상 꾸준하게 상승 그래프였던것 같은데 슬럼프라든가 이런것도 있었어요?
아이유 : 있었죠. 특히 제가 22살때 슬럼프가 정말 크게 왔었는데 그 해가 대중분들이 보시기엔 <너의 의미>, 리메이크 앨범도 정말 잘되고 가수로서 좋은날 이후로 성과가 좋았던 해거든요.
근데 저 개인적으로는 그 해가 정신적으로 가장 힘들었던 때였어요. 제가 데뷔무대 때부터 무대에서 떨어본적이 없는데 무대가 무서워지고, 카메라도 무서워지고 그냥 무대에서 노래를 못 하겠는거예요.
유희열 : 그 해(2014년)에 아이유가 방송을 안 했었어.
아이유 : 맞아요. 그땐 정말 무대하는게 너무 떨려서 신경안정제 먹고서야 겨우 무대 올라갔던적도 있었고...
너무 어릴때부터 사회생활을 시작해서 '아이유는 어린데 참 잘한다'라고 들어왔는데 이젠 나이가 먹어가면서 앞에 그 '어린데'라는 수식어를 떼고도 인정받을 수 있을지 그런거에 대한 고민도 심각하게 하기 시작했던것 같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은 계속 너무 잘되니까 더 불안한거예요. 계속해서 거품만 자꾸 만들어지는 느낌?
근데 그 거품이 다 빠지고 밀도있게 압축해서 나를 봤을때 내가 정말 이만큼도 아무것도 아닐까봐....그게 많이 불안하고 무서웠어요 그땐.
유희열 : 그래서 그 슬럼프를 어떻게 이겨냈어요?
아이유 : 그때 제가 결심을 하기 시작했던거 같아요. 프로듀싱을 내가 직접 해야겠다. 거품이 다 날아가고 망해서 내가 정말 요만해지든지 간에, 초라해져도 좀 마음편하게 온전히 '내 것'을 하면서 살고싶다.
처음으로 제가 프로듀싱을 한 <스물셋>이라는 노래가 딱 '나는 지금 스물셋이다. 이랬다가 저랬다가 대체 하고싶은게 뭐야?' 진짜 제가 그 때 그런 상태였거든요.
<스물셋>이 제가 이전에 했던 음악들의 메시지랑은 확연히 좀 다른....그 전까진 좀 동화적인 얘기도 많이 했었고, 좀 따뜻한 메시지의 노래들을 했었는데 갑자기 너무 당돌한 메시지를 던지니까 솔직히 처음엔 반응이 별로 안좋았어요. 너무 '건방지다'라는 반응들도 많이 있었고...
근데 시간이 지날수록 진짜 너무 신기하고 감사한게 매년 새해가 되면 스물셋이 역주행 순위 차트에 올라와요. 매년 전국의 이제 스물셋 되신 분들이 그걸 듣는거에요.
스물셋을 들으면서 '저도 정말 비슷해요. 너무 공감이 되요' 이런 사연들을 많이 보내주시는데 그런 공감대가 만들어지는걸 볼때마다 정말 너무 뿌듯하고 작사를 시작하기를 정말 잘했다 그런 생각이 많이 드는것 같아요.
ㅊㅊ - 더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