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남부지법 형사8단독 전범식 판사는 드라마 촬영 과정에서 낙마 장면 촬영을 위해 말 앞다리에 줄을 묶어 일부러 넘어지게 한 혐의를 받는 KBS PD 김모(59)씨 등 3명에게 17일 벌금 1000만원을 선고했다. 이들이 속한 KBS에 대해서는 500만원의 벌금형을 내렸다.
법원은 KBS 제작진이 동물 학대의 의도를 갖고 있었다고 판단했다. 전 판사는 “로프나 도르래를 사용해 피해 말이 정해진 지점에서 앞으로 고꾸라지도록 계획하고 실행했다”며 “로프의 존재를 말이 알지 못한 채 빨리 달리다가 앞으로 넘어져 상당히 큰 물리적 충격을 받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제작진들은 재판 과정에서 “로프로 묶은 것이 전기충격보다 안전하고 관행적인 촬영 방법이라 피해를 줄이려 최선을 다했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전 판사는 “말과 유사한 모형을 제작하거나 컴퓨터그래픽(CG)을 이용하는 방법도 있다”며 “표현의 사실성이 떨어지거나 제작 비용이 많이 든다는 사정으로는 회피하기 어렵다”고 했다.
재판 과정에서 무술감독 홍모(54)씨는 동물보호법 위반에 공모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이 역시 인정하지 않았다. 전 판사는 “PD와 무술감독, 승마팀장이 모두 동물보호법 위반에 공모했다고 보는 것이 맞다”며 “피고인들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했다.
전 판사는 “피해 말의 고통, 드라마 방송 후 사회적 파장 등을 고려하면 죄가 가볍지 않다”며 “기본적 사실관계를 인정하고 있고 관행적 촬영 방법을 답습한 것으로 보이며, KBS가 동물 출연 과정에서의 방송 제작 가이드라인을 제정한 점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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