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위층에 살던 30대 남성 박모씨는 아래층에서 불길이 치솟자 먼저 소방서에 불이 났다고 신고한 뒤 0세·2세 자녀를 안고 4층 베란다에서 뛰어내렸다. 당국에 따르면 박씨가 최초 신고자였다. 박씨는 7개월 된 0세 아이는 이불에 싸 충격을 최소화려고 했지만 자신은 끝내 숨졌다. 어깨 골절상을 입은 박씨의 부인과 두 자녀는 현재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연휴 마지막 날이자 성탄절인 25일 새벽 서울 방학동의 한 고층 아파트에서 불이 나 박씨 등 2명이 숨지고 30명이 다쳤다. 또 다른 30대 남성 임모씨는 11층 계단에서 숨진채 발견됐다. 당국은 연기 흡입으로 인한 사망으로 추정하고 있다. 노원을지병원에서 만난 유족들은 “아이고 어떡해. 우리 집에 불이 난 것도 아닌데. 우리아들을 먼저 데려가면…”이라고 오열했다.
목격자와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새벽 화재 현장은 불길이 삽시간에 12층까지 번질 정도로 급박했다. 아파트 외벽 그을음은 15층까지 이어져 있었다. 현장에서 만난 한 아파트 주민은 “집에 있었는데 갑자기 공기청정기가 소리내면서 빨갛게 변하더라. 윙윙거리는 소리로 공기정화작업을 하는데 이상하다고 느꼈다“며 “창문을 열어보니 검은 연기와 불길이 보였다”고 말했다. 불이 난 1·2호 라인이 아닌 옆 3·4호 라인에 거주하던 한 주민은 “바람을 타고 연기가 번져 저도 연기를 마셔 어지러웠다. 대피한 덕에 괜찮다”고 말했다.
https://naver.me/5R8jZ6d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