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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삼성 입사 40년차들의 '울분과 절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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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1.20 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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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임기자가 판다]삼성물산 제일모직 합병 1심 결심공판 최후진술 들어보니
 

 


지난 17일 삼성물산 합병 관련 자본시장법 등의 위반혐의로 기소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을 비롯한 14인의 결심공판 중 검찰의 구형내용과 함께 가장 눈길을 끈 것은 피고인들의 최후진술이었다. 그 가운데 이재용 회장 외에 다른 피고인들의 최후진술은 거의 언론에 알려지지 않았다.

 

이 회장은 "지금 세계는 누구도 예상하지 못하는 새로운 지정학적 리스크가 발생하고 있고 우리나라는 그 한 가운데 위치하고 있다"며 "이런 일들은 사전에 알 수 있는 것이 아니어서 삼성은 선제적 대비가 필요했고 그런 흐름 속에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두 회사의 합병을 추진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 과정에서 외국인 주주나 투자자들과 자신의 대화내용이 재판과정에서 전혀 다른 의미로 오해되는 것을 보고 안타깝고, 허무하기까지했다"며 "제 지분을 늘리기 위해 다른 주주분들께 피해를 입힌다는 생각은 상상조차 한 적이 없다"고 했다. 이 회장은 최후진술 말미에 "제 옆에 있는 피고인들에게 송구하다. 만약 책임을 물을 잘못이 있다면 그것은 제가 감당해야 할 몫"이라며 "평생 회사를 위해 헌신해 온 다른 피고인들은 선처해달라"며 울컥했다.

 

이같은 이 회장의 최후진술 뒤에 이어진 삼성의 전·현직 임원들의 최후 진술은 더 절절했다. 기소 후 3년 2개월간 106차 재판 내내 피고인 참석 확인시 '네'라고 대답한 것 외에는 한마디 말 없이 피고인석에 앉아있던 삼성 입사 40년차들은 최후진술에서 억울함을 강하게 드러냈다.
 

-중략-

 

백발의 백전노장 최지성...단호한 어조로 "합병은 물산 살린 길"

 

(서울=뉴스1) 김진환 기자 = 최지성 전 삼성 미래전략실장이 1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회계부정·부당합병' 관련 1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2.6.10/뉴스1
 


최지성 전 삼성미래전략실장(당시 부회장)은 72세의 나이에 백발이 완연한 모습에도 카랑카랑한 목소리로 이재용 회장의 뒤를 이어 최후진술을 이어갔다.

 

최 전 실장은 1977년 삼성물산에 입사해 40년간 재직한 삼성에서 세계 1위 제품을 만들어가던 시간들과 미래전략실장이 된 이후 벌어진 이건희 회장의 와병, 국정농단 재판 등에 대한 안타까움을 소회로 밝혔다. 그러면서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과정에서 그 어떤 불법도 없었다고 말했다.

 

최 전 실장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은 엘리엇이라는 헤지펀드의 개입으로 국민적 관심을 끌었으며, 해외투기 자본을 저지하지 못하면 저희 삼성 뿐만 아니라 국내 전 기업이 먹이감이 될 것이라는 우려도 컸다"며 "당시 합병을 추진한 임직원은 회사를 지켜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열심히 노력했다"고 밝혔다.

 

그는 미래전략실장으로 지낸 5년 6개월간 계열사간 중복투자 조정 등 공통 업무를 지원하면서 삼성 그룹 성장에 일조한 미래전략실은 임의조직이긴 하지만 불법조직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또한 미래전략실이 전단적(혼자 마음대로 결정하고 단행)으로 결정하고 계열사 CEO는 일방적으로 따르기만 한다고 검찰이 오해하고 있으나 이는 기업 생리를 잘 모르기 때문에 생긴 오해라고 했다.

 

최 전 실장은 자신이 삼성전자 CEO일 때 미래전략실의 지시를 거부한 사례를 들어 삼성 계열사의 자율적 의사결정 시스템을 소개하기도 했다.

 

최 전 실장은 "삼성이 바이오로직스를 출범시킬 때 미래전략실에서 삼성전자가 100% 출자하는 것이 어떠냐고 물어왔고, 제가 전자 CEO로 있으면서 전자와 바이오는 직접 연관이 없어 전자가 전액 출자할 수는 없다고 해 절반만 투자했다"고 말했다. 당시 미래전략실장은 김순택 실장(부회장)이었고, 삼성전자 CEO는 최지성 사장이었다. 미래전략실의 결정에 계열사가 무조건 따른다는 검찰의 주장과는 배치되는 결정을 자신이 직접했던 경험을 최후진술에서 소개한 것이다.

 

검찰이 경영승계안이라고 주장하는 프로젝트G와 관련해서도 2009년 당시 정치권과 시민단체 등에서 기업 투명성 제고를 위해 순환출자와 일감몰아주기를 해소하라는 목소리가 높아 삼성증권에 해소 방안을 검토하라고 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재판 전까지 프로젝트G라는 문건 자체를 본 적이 없고, 재판 과정에서 본 프로젝트 G문건 그 어디에도 경영권 승계라는 얘기는 없었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특히 이건희 회장이 멀쩡히 살아있던 2009년에 경영승계안을 만들었다고 주장하는 것은 검찰이 기업문화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최 전 실장은 삼성물산을 합병하게 된 계기를 자신의 입사시절을 회고하며 소회를 밝히기도 했다.

 

그는 "1977년 삼성에 입사할 때 희망 1순위도, 2순위도, 3순위도 모두 삼성물산을 적어냈었다"며 "그런 애정을 가진 삼성물산의 상사부문과 건설부문의 대형 부실(3조원)을 타개할 방안으로 계열사들이 2015년에 합병하게 된 것은 좋은 기회였다"고 말했다.

 

최 전실장은 합병 당시에는 엘리엇이 홍보대행사와 로펌을 동원해 견제 감시하던 상황에서 어떤 불법행위도 상상이 불가능한 상황이었다며, 그 어느 누구에게도 위법한 지시를 하지 않았고, 행동도 하지 않았다고 무죄를 주장했다.

 

그는 "마지막 미전실장으로서 책임을 통감하며 넘지 못할 벽 같았던 일본 반도체와 TV 등 전자산업을 넘어선 지 얼마 안됐다"며 "최근 일본 신문에 이제 한국은 끝났다는 보도가 나왔다. 매 순간 모든 역량을 집중해야 하는 냉혹한 세계 현실에서 경제 전쟁을 이끌어야 할 이재용 회장이 장기간 재판에 메여 있어 안타깝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최 전 실장은 이날 결심공판이 끝난 후 기자와 만나 "당초 줄여서 최후진술을 하려고 했으나 도저히 억울해서 안되겠다는 마음에 준비한 얘기를 다했다"고 말했다.

 

장충기 전 미래전략실 실차장…"공판과정에서 증거 보니 공소사실 납득 안돼"

 

(서울=뉴스1) 박지혜 기자 = 장충기 전 미래전략실 사장이 18일 오후 서울 서초구 고등법원에서 열리는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이날 장 전 사장은 징역 2년6월의 실형을 선고받아 법정구속 됐다. 2021.1.18/뉴스1
 

 

최 전 실장과 함께 신입사원 시절 삼성물산에서 함께 일하다가 약 30년 후 미래전략실에서 실장과 실차장으로 함께 일한 장충기 전 미래전략실 차장(당시 사장)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이 두 회사에 도움이 되는 좋은 해결책이었다고 생각한다며 무죄를 주장했다.

 

장 전 실차장은 "군 제대 이후 24살에 삼성물산에 입사해 40년 가까이 삼성에서 일했고 그 중 16년을 삼성물산에 근무했는데 언젠가는 돌아갈 고향 같은 곳이 장기간 어려움을 겪는 것을 보며 매우 안타까웠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합병 관련업무가 자신의 업무가 아니었기 때문에 양사간 합병을 알게 된 것이 양사 이사회에서 합병을 승인하는 시점이었다고 했다. 당시 삼성물산의 구조적 경영난에 대해 알고 있었기 때문에 회사와 주주를 위한 좋은 해결책이라고 생각했고, 실제로 합병 결과도 회사성장과 주주이익에 큰 도움이 된 것으로 알고 있다도 말했다.

 

장 전 실장은 "엘리엇 대응과정에서 제가 회사에 작은 도움이나마 되려고 했지만 법을 어기거나 시장 주주에게 피해가 간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며 "혹시라도 제가 잘못했다면 그 책임을 피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그러나 공판과정에서 검사님들의 주장을 듣고 증거들을 보니 제가 어떤 범죄사실에 어떻게 관계했다는 것인지 도저히 납득할 수가 없다. 특히 제가 언론을 장악하고 기사를 왜곡했다는 주장은 전혀 사실 아니다. 저는 그럴 능력도 생각도 없다. 언론사의 오보 하나 고치는 것도 (기업에게는)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검사님은 언론을 너무 가볍게 평가하고, 저를 너무 과대평가한 것 같다"고 말했다.

 

장 전 실차장은 "저는 구치소에서 지낸 생활이 아직 트라우마로 남아 있어 잠을 제대로 못자고 있고 최근 암수술을 한 상태"라며 "제가 알지 못하고 하지 않는 부분에 대해 누명을 쓰지 않도록 재판부가 명철히 헤아려달라. 이제 남은 여생을 자기 성찰과 반성하면서 우리사회에 봉사 헌신하며 살겠다"고 말을 맺었다.

 

 

-후략-

 

전문: https://n.news.naver.com/mnews/ranking/article/008/0004963536?ntype=RANKING&sid=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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