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대출금리 상단, 9개월 만에 최고…정기예금도 4%대 회복
은행권 "당분간 금리 오를 일만 남았다…당국 규제가 변수"
(서울=연합뉴스) 신호경 박대한 민선희 기자 = 미국의 통화 긴축 기조가 당초 예상보다 길어질 가능성이 커지면서, 시장금리와 함께 은행의 대출·예금 금리도 빠르게 오르고 있다.
이미 일부 은행에서는 대출 금리 상단이 7%를 넘어서 작년 말 이후 9개월 만에 최고 수준에 이르렀다.
은행권은 긴축 장기화뿐 아니라 정기예금 만기 도래 등의 영향으로 앞으로 당분간 대출·예금 금리가 모두 더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이런 고금리 전망과 경고에도 가계대출은 이달 들어서만 1조원 넘게 또 불어났다. 부동산 경기 회복에만 집중한 탓에 긴축 여파에 대한 금융 소비자들의 경계와 주의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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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금리 길어진다는데 가계대출 급증…이창용 "1∼2% 금리 기대말라" 경고
긴축 장기화, 금리 상승세가 더 우려스러운 것은 최근 국내 가계대출이 이런 흐름을 정면으로 거스르기 때문이다.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21일 현재 가계대출 잔액은 682조4천539억원으로 8월 말(680조8천120억원)보다 1조6천419억원 늘었다.
5월 이후 5개월 연속 증가세일 뿐 아니라, 20여일 만에 이미 8월 증가 폭(1조5천912억원)을 넘어섰다.
대출 종류별로는 주택담보대출이 1조8천759억원(514조9천997억원→516조8천756억원) 불었다.
이달 들어 은행별로 5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에 대한 연령 제한이나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산정 기준 조정을 통한 한도 축소 등이 시작됐는데도 여전히 주택 관련 대출 수요가 많다는 뜻이다.
5대 시중은행의 흐름으로 미뤄 전체 은행권과 금융권의 가계대출 증가세도 4월 이후 9월까지 6개월째 이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한은과 금융당국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권과 금융권 가계대출은 각 6조9천억원, 6조2천억원 늘었다. 은행권 증가 폭(6조9천억원)은 2021년 7월(9조7천억원) 이후 2년 1개월 만에 가장 컸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달 24일 기자 간담회에서 빚을 내 부동산에 투자하는 행태에 대해 "금융 비용이 한동안 지난 10년처럼 거의 0%, 1∼2% 정도로 낮아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며 "본인이 감당할 수 있는지 고려하며 투자해야 한다"고 경고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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