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영 두 달째를 맞는 ‘우리동네 공유박스’를 찾았다. 철제 틀로 짜인 공유박스에서 리본 달린 모자, 장난감 자동차, 인형, 어린이 장화 등 다양한 물건들을 만날 수 있었다. 새 주인을 기다리고 있는 이 물건들은 모두 동네 이웃들이 기부했다.
공유박스 이용방법은 아주 간단하다. 집에서 더 이상 사용하지 않거나 남는 물건들을 공유박스 안에 넣어두면 필요한 사람이 언제든 가져가서 사용할 수 있다. 특히 공유박스는 주민센터 외부에 설치돼 있어 접근성이 좋다. 24시간 연중 내내 누구든 자유롭고 손쉽게 이용할 수 있다.
때마침 공유박스를 찾은 한 주민을 만났다. 그는 “신발장을 정리하다 보니 우산이 많아 가지고 나왔다”면서 “주민센터에 공유박스가 생기고부터 집에 남아도는 물건이 없는지 자주 집 정리를 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처럼 하마터면 버릴 뻔했던 집안 물건을 버리기 전 새로운 쓰임에 대해 잠깐 생각해 보고, 그대로 버리기는 아쉬워 공유박스에 기부한다면. 누군가에게 쓸모 있는 물건으로 재탄생하니 실로 신박한 나눔이 아닐 수 없다.
공유박스에 물건을 채우고 비우는 모든 과정의 주체가 주민들이다보니 입소문이 나면서 주민들의 관심과 참여도 점차 늘고 있다. 공유박스가 위치한 공간이 주민들이 자주 찾는 동 주민센터라는 점도 장점으로 작용한다. 염창동 주민센터 ‘우리동네 공유박스’ 담당자는 “일부 물건들에는 간단한 인사말과 함께 제품 사용법 등이 적힌 메모지가 있어 공유박스에서 자유롭게 물품을 나누면서 동네 주민들의 따뜻한 정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주민들의 깊은 관심 속에 탄생한 ‘우리동네 공유박스’는 소소하지만 기증한 이웃과 가져가 사용하는 이웃 모두를 즐겁게 해준다. 자칫 버려질 수 있는 물건들을 공유박스가 공유해 나눔으로 이어지니 주민들은 환경 보호와 함께 나눔이 주는 뿌듯함을 동시에 누릴 수 있게 됐다.
이밖에도 염창동 주민센터에서는 ‘기부나눔 박스’와 염창동 새마을부녀회가 주관하는 ‘나눔카페’ 운영을 통해 어려운 이웃을 위한 나눔 릴레이를 이어가며 나눔의 거점이 되고 있다.
염창동 주민센터 1층 입구에 마련된 ‘기부나눔 박스’는 지역 주민이 참여하는 건전한 기부문화 확산을 위해 염창동 주민센터와 서울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함께 추진하고 있다. ‘사랑의 온도계’가 그려진 나눔박스에는 각 가정에서 기부한 식품이나 생활용품들이 담겨져 있다. 나눔박스 옆면에는 기부가능품목을 안내해 주민들의 원활한 참여를 돕고 있다. 쌀, 라면, 통조림 등 장기간 보관이 가능한 식품과 치약, 화장지 등의 생필품이 나눔박스의 주된 기부가능품목이다. ‘기부나눔 박스’에 담겨진 물품은 주변의 어려운 이웃들에게 수시로 전달된다.
강서구 염창동 새마을부녀회가 운영하는 ‘나눔카페’는 염창동 주민센터 2층에 둥지를 틀었다. 나눔카페는 주민과 단체로부터 사용을 안 하거나 재활용이 가능한 생활용품을 기증받아 주민들에게 저렴하게 판매하는 주민상설매장이다. 2018년 5월 강서구 염창동 새마을부녀회와 염창동 주민센터가 주관이 되어 탄생했다. 동네 일을 내 일처럼 팔 걷어 부치고 앞장선 새마을부녀회원들이 일군 땀방울의 결실이다. 이곳엔 의류, 잡화 등 주민들이 기증한 물품들로 가득하다.
2~3,000원 가격대의 티셔츠, 도서 판매 가격도 권당 1~2,000원 내외로 꽤 저렴한 편이다. 좋은 일에 쓰이는 것인 만큼 상품의 질, 또한 좋은 것임을 한눈에 알 수 있다. 물건을 분류하고 수선 점검해 진열하는 새마을부녀회원들의 노력도 한몫을 하고 있다. 많이 기증 받을수록 일은 늘어나기 마련, 진열대 한쪽으로 일감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다.
“회원님들의 힘이 큽니다. 물건을 정리하고 판매까지 다 하고 있는 가게의 살림꾼들이죠.” 물품 진열을 하던 염창동 새마을부녀회장 이은자 씨는 “나눔까페가 오래도록 주민들과 따뜻한 차 한 잔 나누는 사랑의 공간이 되길 바란다”며 “쓸만하지만 내게는 필요치 않은 물건이 있으면, 꼭 가지고 오라”는 당부를 잊지 않았다.
매주 수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운영하는 나눔카페에서는 주민 기증품 외에 미역 다시마 된장 등의 부식 판매를 통해 얻은 수익금도 전액 기부하며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기부나눔 박스’와 ‘나눔카페’ 운영을 통해 모아진 기부금과 물품은 주민센터를 통해 위기가정과 저소득 가정의 생계비, 의료비 지원 등에 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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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 사동, 용인시 풍덕천2동, 원주 무실동에도 운영중
개인적으로 전국구에서 모두 진행됐으면 좋겠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