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엔저로 쇼핑에 혈안이 돼 있더라고요. 일본 유명 브랜드 의류 좀 사려고 했더니, 물건이 없어서 더 못샀어요."
최근 슈퍼 엔저 속에서 일본 여행을 다녀왔다는 A씨가 전한 얘기다. 원·엔 환율이 900엔대 초반으로 급락하자, 일본 여행객들 사이에선 '현지 구매시 현저히 이득인 쇼핑 아이템'을 공유하는 정보가 인기를 끌고 있다.
A 씨는 "꼼데가르송 반팔·긴팔 티셔츠 두 장을 구매했는데 한국 공식홈페이지에서 사면 한화 30만원이지만, 일본에서 16만원 정도에 샀다"며 "마음 같아선 가디건을 사고 싶었는데 가디건은 '오픈런'(가게 문이 열릴 때까지 기다렸다가 뛰어가 구매하는 행위)까지 해야 하는데 그럴 자신은 없었다"고 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꼼데가르송 뿐 아니라 '바오바오 프리즘백'으로 유명한 이세이 미야케 등 일본 브랜드는 국내와 일본 현지 간 가격 차이가 커 여행객들의 필수 쇼핑 리스트로 꼽힌다.
한 여행 커뮤니티에 올라온 또 다른 글에는 바오바오 프리즘 가방을 얼마나 저렴하게 소위 '득템'했는지 소개하고 있었다.
B씨는 "추첨제로 당첨된 사람만 방문할 수 있는 매장에 갔는데, 오라고 한 시간보다 10분 먼저 갔더니 앞에 중국인들이 이미 줄을 서 있었다"며 "다행히 신상품 발매 날이라 물량이 꽤 있어 '득템'할 수 있었다"고 했다.
그는 "국내 공식 홈페이지에서 53만5000원에 판매 중인데 할인쿠폰 더해서 32만원대에 산 것"이라고 덧붙였다.
엔저 현상에 일본을 찾는 여행객은 갈수록 증가하는 추세다. "할인 상품을 잘 만 사면, 비행기값도 뽑을 수 있다"는 얘기들도 곧잘 들린다.
실제 인터파크와 트리플에 따르면 지난달 국제선 항공권 발권인원 기준 인기 1위 국가는 일본이었다. 지난달 항공권 판매액은 1935억원으로 2000억원에 육박했는데 이 가운데 35%가 일본행 티켓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