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전작과 현재 방영하고 있는 작품을 비교하는 내용이 주됨을 밝히며, 주관적인 의견임을 밝힌다.
작년 대한민국을 뜨겁게 달군 예능이 무엇이냐 묻는다면 모두가 입을 모아 <스트릿 우먼 파이터>를 말할 것이다. '스트릿 댄스 파이터' 시리즈는 대중 문화예술계에서 댄서들의 위상을 높였을 뿐만 아니라 대중들에게 춤의 재미와 예술성을 깨닫게 해줬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받을 만하다.
스우파는 춤을 직업으로 삼는 여성들이 각 잡고 춤을 추면 어떤 무대가 나오는지 똑똑히 보여주었으며, 댄서들의 독보적인 캐릭터성까지 보여 대한민국에 길이 남을 예능으로 자리 잡았다.
엠넷은 스우파의 성공 기세를 이어 스우파 단독 콘서트를 개최하였으며, 방송이 종영한 지 반년이 넘은 후 다시 개최된 리유니언 콘서트까지 모두 매진을 달성하였다. 이에 기세를 이어 방영 중인 <스트릿 맨 파이터>는 스우파의 남성 버전으로, 총 8개의 크루가 모여 춤을 보이는 서바이벌 프로그램이다.
하지만 최근 스맨파의 콘서트 현황은 스우파와 달리 꽤 부진하다. 서울 공연 티켓이 오픈되고 하루가 지난날을 기준으로 1,000석 이상의 티켓이 남아있었으며, 앞서 방영된 스우파의 성적과 비교하며 스맨파가 상대적으로 부진한 프로그램임을 알리는 기사들이 줄을 지어 작성되고 있다.
그 대단한 스트릿 댄서 파이터 시리즈가 소포모어 징크스에 걸린 것이다.
그렇담 왜 스맨파는 왜 전작인 스우파와 달리 신드롬적인 인기를 끌지 못했으며, 비슷한 사랑을 받지 못한 걸까? 과연 스맨파가 무엇이 부족하길래?
먼저 각 미션에서 보이는 문제점을 짚어보겠다.
1차 미션의 문제점은 바로 서사 과대 해석과 통편집이다. 1차 미션은 노 리스펙 약자 지목 배틀로, 두 명의 댄서가 노래에 맞춰 프리스타일 배틀을 펼치는 것이다. 두 댄서로서의 배틀보단, 두 댄서 사이 서사에 초점을 맞춘 편집 방식이 문제가 되었다.
실제 아무 문제 없는 두 댄서의 사이를 자극적인 장면을 만들기 위해 부정적으로 부풀린다거나, 아무런 이야깃거리가 없는 두 댄서의 배틀이라면 아예 통편집을 해버렸다.
배틀이 주 무기인 힙합 크루 뱅크 투 브라더스의 경우 다른 미션보다 1차 미션에서 두각을 드러내는 게 무척 중요하다. 하지만 이들의 배틀은 딱 한 번 밖에 나오지 않아 방송 초반 거의 무존재에 가까운 모습을 보이기도 하였다.
또한 2인 이상의 단체 배틀의 경우, 음악을 미리 정해두고 연습해온 루틴을 보여주는 방식이기에 엄연한 배틀이라 보기 어렵지 않냐는 목소리도 존재한다.
2차 미션인 계급 미션에선 리더와 부리더 등 각 크루의 같은 계급 댄서들이 모여 안무 채택과 메인 댄서의 자리를 사수하는 모습이 펼쳐진다. 하지만 스우파 헤이마마의 신드롬 때문이었을까, 몇 댄서들은 높은 질의 안무를 짜오기보단 유행하기 쉽고 재밌어 보이는 것에 초점을 맞춰 춤을 짜왔다.
쉬운 안무를 택하고 만든 것은 메인 댄서가 되기 위한 일종의 전략이 될 수 있지만, 틱톡이나 릴스와 같은 숏폼 콘텐츠에서 챌린지로 성공시키고픈 바램도 스며든 것이다. 코레오가 챌린지를 위한 장르로 흘러가지 않기 위해 댄서들은 더욱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네 번째 미션인 메가 크루 미션에서 보인 문제점은 바로 제작진의 과도한 개입이다. 이 미션은 각 크루가 최소 30명 이상의 댄서들을 모아 대형 퍼포먼스를 보여줘야 하는 미션이다. 크루의 색을 보여주기에 가장 효과적인 미션이자 동시에 많은 인원을 통솔해야 한다는 점에서 댄서에게 최대한 많은 자유를 주어야 인지상정이다.
그러나 제작진은 각 크루의 의상 컨셉과 음악을 미리 지정하여 이를 제한하였다.
댄서가 춤을 표현하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음악이다. 스우파 시절만 하여도 미션을 위해 제작된 엠넷의 음원은 없었다. 하지만 방송의 스케일이 커지고 음원 수입에 대한 기대 또한 높아지다 보니 의도적으로 음원을 제작한 것으로 보인다.
상대적으로 춤에 어울리는 비트와 음악, 의상은 따로 존재하기 마련이고 이는 직접 퍼포먼스를 기획하는 댄서에게 모두 맡겨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이에 대한 제작진의 개입은 더 높은 퀄리티가 나올 수 있던 부분을 제한했다고 본다.
그 외로, 방송 분량에서도 문제가 있다. 제한된 러닝 타임 안에 모든 크루의 모습을 동일하게 비추는 것은 힘들지라도 최소한 특정 크루에게 집중된 분량을 쏟는 것은 피해야 한다. 춤을 잘 추는 크루를 가리는 프로그램이 아닌 인기를 가리는 방송으로 흘러갈 위험이 있는 부분이다.
분량이 적으면 적을수록 각 크루의 색을 전달하는 게 힘들다. 춤을 전문적으로 아는 사람들과 달리 일반 시청자들은 방송을 통해 보고 듣는 것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대중 투표가 주를 이루는 프로그램에서 분량을 얻는 것은 곧 파이널 진출에 유리하다는 것으로 직결되기에, 분량의 유무가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이번 방송에선 몇 크루의 분량을 썰어가며 특정 크루에게 투머치한 서사와 분량을 쏟는 모습을 보였다. 이는 형평성 있는 방송이라 보기 어려우며, 시청자들에게 좋은 인상을 남기기 어려웠을 것이다.
두 번에 걸친 결방 또한 문제가 된다.
첫 번째 결방은 9월 27일이었으며 또 다른 결방날은 11월 1일이었다. 전자의 결방 이유는 공식적으로 밝혀진 바 없지만, 대중 투표 합산과 편집 시간의 필요에 의한 것으로 추측된다.
후자는 이태원 참사로 인한 국가 애도 기간에 대한 대처였다. 서바이벌 프로그램의 큰 특징은 인기가 시기적으로 과열되었다가 식는 것이다. 국가적 차원에서 애도가 필요한 시기이기에 결방을 피할 수 없었지만, 생방송인 파이널을 앞두고 14일의 텀을 두는 것은 꽤 많은 팬의 탈주를 불렀을 것이다.
그렇담 스맨파가 과연 실패했다고 볼 수 있을까? 엄연히 말해서 실패한 것은 아니다. 스우파와 비교했을 때 시청률이 저조한 편도 아니고, 자체 음원이 멜론 차트 상위권에 진입하기도 하였다. 전작이 너무나 큰 성공을 이뤄 상대적으로 저조하다고 느껴질 뿐이다.
그렇담 스우파의 성공에 있어서 큰 뿌리가 되었던 것은 무엇일까? 바로 캐릭터성이다.
상대적으로 스우파의 리더들은 겹치지 않는 캐릭터성과 스타성을 뽐내었고, 이들의 케미스트리 자체가 시청자들에게 큰 재미를 주기도 하였다. 춤을 보여주는 것이 우선인 프로그램이기에 스타성이 필수 요소는 아니다.
하지만 스맨파는 엠넷에서 방영하는 서바이벌 프로그램인 이상 특정 캐릭터성을 요구하는 것으로부터 자유롭진 못할 것이다. 전작의 출연자들만큼 스맨파에 독보적인 스타성을 가진 댄서들이 적은 점 또한 문제점에 해당한다고 생각한다.
엠넷이 쇼미더머니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힙합씬을 휘어잡는 현상이 일어난 것과 같이 스트릿 댄서 파이터 시리즈를 통해 댄서씬에 큰 영향력을 줄 거라는 예상이 되는 요즘이다. 방송이라는 거물이 고유한 댄스 문화를 해치지 않으며 동시에 권위 의식에 빠지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더 많은 숨겨진 댄서들이 빛을 받길 원하는 마음을 전하며 글을 마친다.
https://www.artinsight.co.kr/news/view.php?no=622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