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사가 사라졌다.”
2009년부터 호스피스 완화의료기관에서 말기 환자들의 마지막을 지켜온 박중철 인천성모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나는 친절한 죽음을 원한다> 저자)는 병원에서 죽는 의미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장례식장에 가려면 사망진단서가 필요하고, 사망진단서에 기록되는 죽음의 종류는 병사·외인사·불상밖에 없다. 병원에서 죽음을 허락받으려면 병사가 돼야 하는데, 병원 입장에서 병은 치료해야 하는 것이기에 임종 전까지 환자들은 수많은 검사를 하게 된다. 죽음을 사회로부터 격리시키니 자연사는 도태되고 없다.”
의학적으론 의식과 기력이 떨어져 음식을 섭취할 수 없을 정도로 쇠약해지면 자연스럽게 죽음에 이른다. 이 과정에서 탈수가 발생하고 피가 산성화하면서 고통 대신 행복감을 느낀다. 미국의 경제학자이자 평화주의자 스콧 니어링이 존엄한 죽음을 위해 곡기를 끊은 대표적 사례다. 박 교수는 “스스로 음식을 거부하는 이들에게 물과 영양 공급을 하는 건 자연스럽게 평온해지는 시간을 방해하는 것”이라며 “논의가 시급하다”고 설명했다. 현행법상 사전에 연명의료 중단 의사를 표시하더라도 물과 영양 공급은 중단할 수 없다.
박 교수는 과거 요양원에서 6년간 촉탁의를 하던 시절을 예로 들었다. 고목나무에 물 주듯이 의미 없는 의료행위에 죄책감을 느끼면서 돌보던 시절이었다. “매일 요양원에 방문해서 말기 치매환자, 파킨슨 환자 등을 진료하는데 괴로웠다. 억제대에 묶여 있는 환자에게 콧줄 넣고 인공 영양제를 강제로 투여했다. (환자에게 고통을 주지만) 생명을 지키는 거니까 윤리적이라고 여긴다. 정말 그것이 환자를 위한 것인가.”
(후략)
https://v.daum.net/v/20220924073508760
기사/뉴스 말기 환자 지켜온 의사 "내가 본 가장 친절했던 죽음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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