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문 (2016년 6월 24일)
안녕하십니까, ARuFa입니다.
갑작스럽지만, 여러분들은 "무서운 것"이 있나요?
귀신이나 괴수 등, 세상에는 무서운 것들이 정말 많지만, 더 현실적인 공포라고 하면 이 도구보다 무서운 건 웬만해선 없지 않을까요.
맞습니다 "전기톱"입니다
시끄러운 엔진 소리와 함께 모든 것을 잘게 썰어버리고, 커다란 나무조차도 손쉽게 쓰러뜨리는 "공구계의 디스트로이어"인 전기톱.……
그 압도적인 파괴력으로 인해 해외의 호러 영화 등에서도 자주 나오면서, 사람들을 공포의 밑바닥에 빠뜨려 왔습니다.
……무엇보다도 무서운 건, 이 날카로운 칼날.
이것만으로도 충분히 무서운데, 이게 고속 회전한다고 하니까 제정신이 아니겠군요.
시험삼아 스위치를 켜보니……
부아아아아아아아아아앙!!!!
지지지지지지지지지지지징!!!!
붕붕붕붕붕붕붕붕붕붕붕붕붕붕!!!
너무 무서워서 밖으로 피난을 나와 버렸습니다.
참고로 전기톱은 저의 회사에서 켰는데, 너무나도 시끄러운 나머지 사원들이 모여버려서 변명하느라 애썼습니다. ("취미입니다"라고 했음)
……그래서, 이렇게나 무서운 전기톱이지만, 본래는 사람을 도와주는 도구.
그렇다면, "전기톱 = 무서움"이라는 이미지가 정착되는 건, 딱히 좋은 일은 아닙니다.
그러므로 이번에는, 전기톱의 공포를 씻어내고, 이미지를 향상시키기 위해서……
"친절한 전기톱"을 만드려고 합니다.
지금까지 닿는 모든 것을 상처입히고, 사람들이 공포심을 품어왔던 전기톱.
그래서 이번에는 "친절한 전기톱"을 만들어, 닿아도 다치지 않고, 오히려 사람을 힐링해주는 전기톱을 만들어 보려고 합니다.
사람들이 전기톱을 무서워하지 않게 되는 그 새로운 아침엔, 아이들이 웃으면서 전기톱을 휘두르는, 멋진 세상이 다가오겠죠.
친절한 전기톱을 만든다 |
자, 그런 이유로 저는 "친절한 전기톱"을 만들기로 했습니다.
여러 가지 생각해본 결과, "친절함"과 "힐링"을 겸비한 물건이라고 하면 "마사지기"라는 생각이 들어서, 이번에는 전기톱을 마사지기로 만들기로 합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저 혼자의 힘으로는 어려울 것 같아서, 이번에 메일로 도우미를 불렀습니다.
전자공작이 특기인 라이터 맨순 씨입니다. 제 지인이기도 합니다.
맨순 씨에겐 아직 이 기획을 설명하지 않았기 때문에, 곧바로 제 부탁을 말씀드리기로 합시다.
……그 뒤로, 손짓 발짓 다 써가면서 장시간을 설득한 결과, 맨순씨에게도 어떻게든 협력을 받기로 했습니다.
얼추 설명이 끝나고 나서, 가시기 전에 맨순 씨가 그 자리에서 완성 예상도를 그려주셨는데,
더럽게 못 그려서, 갑자기 걱정되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부탁할 수 있는 건 맨순 뿐이기 때문에, 불안하지만서도 전기톱을 건네주고 제작을 부탁했습니다.
설령 그림 실력은 쓰레기 같고 구릴지라도, 전자공학이 특기인 맨순 씨라면, 분명 전기톱을 마사지기로 바꿔줄 것입니다.
친절한 전기톱이 완성 |
그리고 일주일 뒤……
완성된 "친절한 전기톱"을 들고서, 맨순 씨가 자신만만하게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과연, 맨순 씨의 손으로 친절하게 개조된 전기톱은, 마사지기로써 기능할 수 있을까요?
……참고로 저는 저대로, 맨순 씨가 그린 완성 예상도를 재현해보려고 했지만,
"여주에 얹은 김밥 in 세제 용기"라는 너무 막나간 창작요리가 되었기 때문에, 이렇게는 안 됐으면 하고 기도할 뿐입니다.
"우선, 전기톱의 모터는 빠르면서 시끄럽기 때문에, 이번에는 타미야의 기어드 모터를 외부에서 연결했습니다. 이 모터는 회전수가 적은 대신에 힘이 세서, 마사지기에는 딱입니다"
"그리고, 이 모터로 돌아가는 고무벨트에는 칼날 대신에 고무 재질의 돌기를 달아서, 마사지 효과를 높였습니다"
"참고로, 전기톱이라고 하면 '줄을 잡아당겨서 엔진의 시동을 거는 동작'을 빼먹을 수 없는 기분이 들어서,"
"이 부분을 원하는 만큼 당길 수 있게 했습니다. 전동식이기 때문에 이것과는 별개로 스위치가 있지만요 (쑻)"
"참고로, 배터리는 7.2v의 RC카의 부품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제 됐습니다"
자, 무사히 "친절한 전기톱"을 손에 넣었으니 바로 이 전기톱을 사용해봅시다.
……하지만, '친절함'이나 '힐링'이라는 건 어디까지나 저만이 아닌 타인에게 주는 것.
모습을 보니 어깨 결림을 풀기 좋아보이는 모양이므로, 이번에는 진짜로 어깨 결림으로 고민이신 분에게 이 친절한 전기톱을 사용해봅시다.
그러므로, 이번에는 어깨 결림으로 고민이신 분을 찾습니다.
친절한 전기톱을 사용하자 |
……그리고 다음날.
"친절한 전기톱"을 사용하기 위해서, 저는 도내 어느 가정집에 도착했습니다.
덜컥
"실례합니다~"
원래 이런 놈이 집에 온다면 다짜고짜 신고부터 하겠지만, 이번에는 제대로 된 이유가 있어서 안심하고 들어올 수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 할머니가, 이번에 어깨 결림으로 고민이신 후쿠바 씨 (72세)
사전에 "전기톱인데 괜찮나요?"라고 여쭈어보니, "잘 모르겠지만 괜찮습니다"라는 든든한 대답을 해주셨기 때문에, 이번에 협력해 주시기로 했습니다.
할머니 밑에서 자란 저는 반드시 후쿠다 씨를 기쁘게 하고 싶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텐션이 올라갑니다.
자, 그럼 후쿠바 씨에게는 툇마루에 걸터앉으시게 하고, 바로 마사지를 시작하겠습니다.
세계 최초의 "친절한 전기톱"이, 드디어 불타오를 때가 왔습니다!
부웅! 부우웅! 부아앙!! 부아아아앙!!
그리고선 별도의 스위치 온!
위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잉!!!!
두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
고속회전하는 전기톱이, 후쿠바 씨의 어깨를 무자비하게 자극합니다.
우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두
빠드드드드드드드드드드드드드드득!!
부아아아아아아앙!!!
"오라아아아아아아아!!!"
슥……
"이거나 먹어라―――――앗!!!"
전기톱은 친절해질 수 있다 |
……그 뒤로도 저는, 후쿠바 씨와 수다를 떨면서도 발에 전기톱을 가져다 대는, 즐거운 한때를 보냈습니다.
한적한 주택가에는 웃음소리와 전기톱 소리가 울려퍼지고, 지나가는 사람이 우리를 두 번 보게 되는 이 아름다운 광경은, 그야말로 이 "친절한 전기톱"이 있었기에 가능했을 것입니다.
이 전기톱으로 나무를 자를 수는 없게 됐지만, 새로운 인연을 맺을 수 있어서 다행입니다.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Hulu에서 독점 공개하는 이 작품은, 1981년에 공개된 인기 영화 "디 이블 데드"의 35년만의 속편. 산장에서 일어난 그 참극의 30년 뒤를 그린 신작 드라마 시리즈입니다.
인생이 꼬인 주인공이 무심코 "사자의 서"의 주문을 읊어버려서, 악령을 해방해버린다는 호러 코미디입니다.
참고로, 주인공은 전기톱을 직접 팔에 장착하는 위험한 놈이라서, 전국의 "팔 전기톱 매니아" 분들은 놓치실 수 없겠죠.
그리고, 작품에 나오는 전기톱은 딱히 친절하지는 않고, 평범하게 적을 실컷 썰어버리기 위해 쓰이는 것 같습니다.
그것을 후쿠바 씨에게 전했더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