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이슈 번역가 박지훈이 번역을 대하는 자세.interview
2,143 35
2016.04.27 15:09
2,143 35


극장 번역이 표현에 있어 조금 더 자유롭다. 가령 “안 돼” 할 때, ‘안’하고 ‘돼’를 띄어 써야 하잖나. 그런데 나는 두 단어가 띄어져 있는 게 시각적으로 안 예뻐 보여서 붙여서 쓴다.



영어와 우리말 중 어느 쪽 공부를 더 해야 하냐고 묻는다면, 영어에 조금 더 우선순위를 두라고 하고 싶다. 해당 언어에 자신이 있어야 우리말 번역이 자연스럽게 나온다고 생각하거든. 또 영어는 항상 접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후천적으로 늘리는 게 쉽지 않다. 예를 들면 이런 거다. “It’s on the house”를 직역 하면 “집에 있다”지만, 진짜 뜻은 “이건, 서비스예요”다. 그런데 그걸 “집에서 가지고 왔어”로 번역한 걸 본 적이 있다. 보면서 ‘저 분은 책으로 영어를 배우셨구나’ 했다. 평가절하하려는 게 아니라, 그만큼 해당 문화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 하고, 공부도 필요하다는 말이다. (웃음)



Q. 영화 번역에 관심을 가진 사람이 많은데 비해, 진입 장벽은 높은 것 같다. 인맥이 필요한 것 같기도 하고.

인맥, 중요하다. 인맥이 1차라고 본다. 나 같은 경우에도 소니에서 시작을 했는데, 그게 연결이 돼서 워너와 폭스에서 연락이 왔다. 평가가 좋게 났는지, 로컬 업체 쪽에서도 연락이 왔고. 그게 다 긍정적인 의미의 인맥이라고 본다. 그런데 모든 분야가 다 그렇지 않나. 혼자 잘났다고 설쳐봐야 끌어주는 사람이 없으면 힘들다. 물론 경험이 전무 하고 실력도 없는데, 인맥만으로 꽂아줄 수는 없지만 말이다.



중요한 건 신뢰인 것 같다. 오랫동안 함께 하면서 쌓이는 신뢰 말이다. 현재 이십세기폭스, 소니, 워너 등 세 군데 직배사 영화들은 거의 내가 번역 한다. 작은 영화나 지나치게 여성적인 영화를 빼면, 90%를 하는 셈이다. 작년에 번역한 작품? 블록버스터는 거의 다 내가 했다고 보면 된다. 블록버스터는 대부분 직배를 통해 들어오니까. (중략) 그래서 “왜 박지훈이가 다 하냐?”는 일각의 불만도 이해한다. 하지만 번역에 문제가 생길 경우 영화사가 입어야 할 막대한 피해를 생각하면 직배사 입장도 이해가 된다. 날짜를 미리 받아놓고 자막을 찍어서 심의를 넣는데, 이게 틀어지면 광고도 못하고, 개봉에도 차질이 생기고, 모든 게 어그러지니까. 그러다보니 직배사 입장에서는 작업했던 사람을 더 선호하는 게 사실이다.



1997~98년도에 지금의 와이프와 세계 일주를 1년간 했다. 여행을 끝내고 한국에 왔는데, 마침 IMF가 터져서 경기가 안 좋았다. 아는 분이 “놀면 뭐 하냐, 한번 해 봐라”며 소개시켜 준 게 비디오 번역이었다. 그렇게 우연히 번역을 시작했는데, 내 적성과 너무 잘 맞았다. (중략) 재미있다. 재미있는 일이다. 아까도 말했지만, 내 적성과도 잘 맞고.



Q.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려운 게 있다면?

시간에 쫓기는 거? 해외일정에 맞춰 동시개봉 하는 영화가 많다보니, 번역 기간이 짧은 경우가 많다. 그래도, 뭐. 내가 좋아하는 일이니까! (웃음)



(+)

Q. 번역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무엇인가?

자연스럽게 읽히는 자막을 만드는 것. 영어 단어를 1대 1로 번역하면 부자연스러울 때가 많다. 영어 표현은 ‘May Be’(~일지도 모른다)인데, 우리말로 ‘~임에 틀림없다’(Must Be)로 번역하는 게 더 자연스러울 때가 있다. 그러면 난 ‘~임에 틀림없다’로 번역한다. 단어나 문법에 얽매이는 것보다 전체적인 내용을 전달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나무를 보는 게 아니라 숲을 보는 거지.

출처 (ISSUE INTERVIEW 무비위크 2012년 8월 5호)

목록 스크랩 (0)
댓글 35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영화이벤트] 탈출 불가! 극한의 공포! <살목지> SCREENX 시사회 초대 이벤트 276 03.19 44,914
공지 [공지] 언금 공지 해제 24.12.06 4,987,879
공지 📢📢【매우중요】 비밀번호 변경 권장 (현재 팝업 알림중) 24.04.09 11,999,377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12,978,382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 정치글은 정치 카테고리에] 20.04.29 35,326,924
공지 정치 [스퀘어게시판 정치 카테고리 추가 및 정치 제외 기능 추가] 25.07.22 1,069,537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83 21.08.23 8,521,496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68 20.09.29 7,440,079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604 20.05.17 8,648,059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4018 20.04.30 8,529,435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9. 스퀘어 저격판 사용 금지(무통보 차단임)] 1236 18.08.31 14,421,647
모든 공지 확인하기()
3028184 기사/뉴스 “결혼식 왔는데” “아까 했는데 또” 광화문광장 경찰 몸수색에 시민들 불만 13:38 165
3028183 이슈 한국에서 테러 위협으로 이런 검문을 하는데 월드투어를 어떻게 하겠다는지 모르겠는 방탄소년단..jpg 9 13:38 473
3028182 이슈 [KBO] 10년만에 돌아온 라팍에서 인사하는 최형우 2 13:36 361
3028181 유머 박보검 그렇게 안봤는데 무서운 사람이네...jpg 9 13:35 658
3028180 기사/뉴스 대전 문평동 공장 대형 화재...11명 사망 5 13:35 363
3028179 유머 부산에 있다는 가파른 계단 13 13:34 797
3028178 이슈 애니만 3개 있는 오늘의 넷플릭스 한국 TOP 10 13 13:34 755
3028177 정치 국힘, '호르무즈 봉쇄 규탄 성명 동참'에 "지각참여 설명하라" 3 13:33 154
3028176 팁/유용/추천 안녕 얘들아... 오늘도 혼돈 그 자체인 더쿠에서... 묵묵하게 팝송 신곡 추천 글 쓰면... 봐줄 거니? 이 글에 있는 노래들만 들어도 좀 멋있는 사람된 거임... 나 요즘 팝송 좀 안다고 자랑해도 됨... 안 봐줘도 쓸 거긴 한데... 좋은 노래들 같이 공유하고 싶어서...jpg 13 13:32 218
3028175 유머 이상하게 끌리는 노래 13:32 56
3028174 유머 일본어 알면 무조건 빵 터짐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twt 36 13:30 1,515
3028173 유머 코피 나면 휴지에 녹색으로 나올 것 같은 사람 🍵 4 13:30 908
3028172 이슈 ㄹㅇ 똑똑한 것 같은 판다라는 동물...gif 3 13:30 427
3028171 기사/뉴스 “BTS 컴백, 가장 한국적인 공간 ‘광화문’이어야 했다” 45 13:30 922
3028170 이슈 다시봐도 맞말대잔치인 민희진 카톡 20 13:29 1,184
3028169 유머 게이 작가가 그린 일상물 만화에 나온 '게이들 스테디 이상형'.jpg 10 13:29 940
3028168 이슈 왕사남 배우들에게 왕사남이란???? 2 13:29 348
3028167 기사/뉴스 방시혁 이 한 마디에…BTS 컴백 무대 광화문 택했다 45 13:27 1,332
3028166 기사/뉴스 가방·주머니 속까지 검사…곳곳에 경찰·펜스 삼엄 [현장영상] 61 13:23 1,280
3028165 정치 김민석 국무총리 '하이브 방문' 두고 말 나오는 까닭 22 13:23 1,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