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학시험시즌 라디오 中>
나카진 : 게시판을 보니깐 내일이 입학시험이라는 학생들이 많네.
다들 긴장하고 있겠구나..
사오리 : 세명 다 말이 없어..ㅋㅋㅋㅋㅋㅋ
나카진 : 그렇네, 사오리는 피아노니깐(예고진학) 좀 달랐지.
일단 확인을 좀 할게요, 수험표 챙겼습니까? 시계! 지우개는?
지우개를 가지고 오지 않았던 후카세씨는 굉장히 힘든 시간을 보냈어요!
다들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후카세 : 하..진짜 힘들었어.. 엄지 손가락의 땀으로 지웠어..
나카진 : 손에 땀이 많아서 다행이었지 ㅋㅋㅋㅋ
후카세 :어떻습니까!!?
나카진 : 응?
후카세 :어떻습니까! 이렇게 수험에 실패한 뮤지션에게 응원 메세지를 받는 기분은!
참고로 저는 수험(대입)을 보지 않았습니다!
사오리 : 안봤지~
후카세 : 그런데 뮤지션이 되었어, 이런 뮤지션에게 응원 받는 기분이 어때?
심란하지?
사오리 : 무슨 말을 하는거야 ㅋㅋㅋㅋㅋ 하고자하는 말의 의미를 모르겠어
후카세 : 어떤지 궁금해, 게시판에 적어줘
나카진 : 응원이 되고 있는 건지?
후카세 : 응, 응원이 되는건지.. 뭐, 나카진은 예전에 학원선생님이었잖아.. 흠.. 수험이라
나카진 : 몸관리를 잘 해야되요. 잠도 잘 자야 되고 사오리는..
사오리 : 응, 전 1지망 떨어졌어요. 하지만 1지망 떨어졌어도 뮤지션이 되었으니까..
후카세 : 그러니깐 다들어떻습니까?!!
사오리 : 응?
후카세 :1지망에 떨어지고도 뮤지션이 된 사람의 라디오를 듣고 있는 전국의 수험생여러분!
어떻습니까??
나카진 : 아냐, 반대로 나 같은 경우는 수험도 제대로 합격하고 원하는 대학에도 들어갔지만
사오리 : 자랑하고 있네!! (나카진은 명문대출신)
나카진 : 그게 아니라, 그렇게 대학교까지 제대로 졸업하고 대학원도 붙었지만 모든 걸 버리고
뮤지션이 되었는데요. 이건 어때? 이 것도 보통이 아니란 말이지.
후카세 :그래, 결국 취업도 대학원 진학도 포기하고 전재산을 투자해서 라이브클럽을 만들고!!
어떻습니까!!!
그러니깐 수험으로 모든 것이 결정되지는 않는다는거야.
인생의 가장 중요한 지점이라고 생각하며 긴장하는 사람이 있다면
이런 경우도 있다고 말해주고싶어.
<수험에서 도망치고 싶다는 청취자의 사연>
사연 : 수험생이지만 정말 도망치고 싶다는 생각만 가득해요,
세카오와 여러분들도 도망치고 싶다는 생각 하실 때가 계신가요?
나카진 : 당연히 있겠죠
사오리 : 있지~ 많이 있어요
후카세 : 별로없어
사오리 : ㅋㅋㅋㅋㅋㅋㅋ으응? 그래애??
후카세 : 아니, 제일 그렇게 보일지 모르지만 없어.
사오리 : 뭐 그치만, 고등학교도 중퇴하고 ㅋㅋㅋㅋ 미국유학 가서도 돌아오고
수험도 안친 인간이 "도망치고 싶을 때 없어요" 라고
후카세 : 없어, 없어~~
사오리 : 그렇게 말해도 되는거야? ㅋㅋㅋㅋㅋㅋ
후카세 : 그건 도망친게 아니라 진행되고 있었던거야
다들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후카세 : 왜!! 도망친거야! 진행되고 있던거라고!!
나카진 : 뭐, 그래 맞아. 도망친건지 아닌지는 그 때는 모르는 거잖아
후카세 : 맞아, 내가 미국에서 돌아오지 않았다면 일본에서 밴드같은 거 안했겠지.
"촤! 일본 남정네들은 말이야!!"ㅋㅋㅋ 거리고 있었겠지
"왜! 일본 남자들은 근육도 없는거야??" 라면서 엄청난 마초가 되어 돌아오는 거지.
헤이 섹시!! 라고 하면서 섹시!! 라는 후렴구 들어가는 노래썼을거야.
사오리 : 밴드는 결국 하는 거야 ㅋㅋㅋ 밴드 좋아하니깐
후카세 : 밴드는 해..ㅋㅋㅋㅋㅋ 섹시 베이베!! 라는 노래 만들었을거야 ㅋㅋㅋㅋ
그래 이렇게 될 수가 있는 거야.
이런저런.. 뭐 중학교도 나가지 않고, 고등학교 중퇴에 미국유학 중에 돌아와 버린
다 실패했던 나지만, 결국 그렇기 때문에 밴드를 하고 지금 여기서 말할 수 있는 거니깐.
결국 실패라는 건 너무 섣부른 판단이거든.
세상에는 정말 많은 경우의 수가 있어.
<센터시험을 망친 라디오 청취자와의 전화연결 中>
후카세 : 지금 중요한 것은 네가 굉장히 좌절하고 앞을 볼 수 없다고 느낀다는 거야,
비록 앞이 어둡더라도해도 끝까지 노력했다는 것 자체가 너에게 꼭 좋은 영향으로 이어지거든.
우울에 빠지지 않도록 건강을 살피자.
"이 따위 시험쳐도 아무 소용없어"라고 생각하는 게 더 큰 일이거든.
나카진 : 그 것을 위해서 얼마나 노력해왔는지 잊지 않는게 좋아.
후카세 : 사실 경험자는 아닌데..ㅋㅋㅋㅋ 나 대학도 안갔고 고등학교도 안가서 잘 몰라..ㅋㅋㅋ
순전히 상상하면서 말하고있어, 공상속에서 이미지화하면서 말이야.
러브 : 대학에 가서도 좋지 않은 동아리에 들어가게 된다든지 그렇게 될 수도 있거든
후카세 : (청취자에게) 앞날을 찾아요
청취자 : 감사합니다.
후카세 : 고마워, 또 다른 소식도 남겨줘. 잘 가
- 전화 연결이 끝난 후 -
후카세 : 그런게 있어.. 그.. 예를 들어서 술집에 가면 그 가게 점원의 자녀가 수험생인거야.
싸인 옆에 "열심히 공부해!"나 "힘내자!"같은 말을 써달라고..
나카진 : 있지, 그런거
후카세 : 근데 난 공부를 해서 이 자리에 왔다거나 그런 사람이 아니잖아?
다들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후카세 : 그래서 갑자기 정직해지는 거야, "아니요, 죄송합니다. 그런 말은 쓰지않겠습니다."라고
"저는 공부를 하지 않고 온 사람이라 글에 설득력이 없어요, 죄송합니다 쓸 수 없어요."라고 ㅋㅋㅋㅋ
사오리 : 까탈스럽기는
후카세 : 그래.. 까탈스럽지만 말이야, 신경쓰이게 되거든.
내가 만약 싸인 받은 애였다면 "이 자식 자기는 중졸주제에!"라고 말할 것 같고 말이지
"너한테 공부하라는 소리 듣고싶지않아!"라고
다들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후카세 : 난 수험이란경험이 없으니깐, 어떤 것을 말해줘야 답인지 잘 몰라.
하지만 무조건 적으로 "힘내", "수험대박 나!", "수험공부 열심히 해!"라고 말하는 거 말이야..
만약 누군가에게 내가 그런 말을 들었다면 "그렇게까지 중요한걸까, 그렇게까지 열심히해야하는 걸까"라는 생각에
압박이 되어서 펜 떨어뜨릴 것 같아 ㅋㅋㅋㅋㅋ 캉!캉! 캉ㅇ... 하고 ㅋㅋㅋㅋㅋㅋ
그런 응원이 오히려 "열심히하지 않으면 안된다"라는 압박으로 들릴 수 있으니깐.
어떻게 말하는 게 좋은 건지 정말 모르겠어..
솔직히 좀 나쁘게 말하자면 "지금 그 정도 실패해도 앞으로 인생엔 여러가지 것들이 있거든~"이라고
ㅋㅋㅋㅋㅋㅋㅋ그렇게 우울해하지말라고 할 것 같은데..음..
나 같은 사람도 분명있단 말이야.
그런게 없어도 인생이 이어지고 있는 사람이 있어.
그러니까괜찮을거야. 그렇게 말해주고 싶네.
<학교에서도 스트레스를 받던 중 공부하라는 어머니께 크게 화를 내 2주째 대화가 단절되었다는 사연>
나카진 : "지금 공부하려고 했는데!! 욱해서는 할 마음이 사라져버렸어!!" >라는 패턴.
뭐 어찌되었던 이런 경우는 꽤 있을 법한 일이죠.
그래도 음.. 어머니의 입장이라면 공부하라는 말에 크게 화를 내면 어이가 없으실수도..
사오리 : 그래, 말한 것 뿐인데.. 음..
난 말야, 학생 때 내가 잘못을 저질러서 엄마한테 혼이났는데
그 때 집을 나와버렸어.
"이런 집구석 나가버리겠어!"라면서 새벽 2시쯤에 확 나와버렸는데..
후카세 : 그 때 사오리랑 GEO(DVD방)에 갔었지 ㅋㅋㅋ
사오리 : 응,새벽 2시에ㅋㅋㅋㅋ 내가 "엄마가 나한테 화냈어!"라면서 후카세를 불러냈어
그런데 그렇게 화를 내는 사이에 엄마한테 문자가 왔었어.
"내일을 위해 빵을 구웠는데, 잘 부풀지가 않네. 내 마음이 초조하니 모든 것이 마음대로 되지 않는구나
아깐 심한말해서 미안했어."라고
나카진 : 시인이냐!!! 시인이다!!
사오리 : 그래서 이제 돌아갈까나? 생각했었어. 대단하지, 왠지 슬퍼지잖아.
후카세 : ㅋㅋㅋㅋㅋ너희 엄마 그런 이미지 아니잖아
나카진 : 그런 이미지 아니셔?
사오리 : 근데 정말 그렇게 왔었어. 똑똑히 기억하고 있어 그건.
후카세 : 술 드신거 아냐? ㅋㅋㅋㅋ 술 취하셔서 기분이 좀 좋아지셔서 "오, 좋은 구절이 떠올랐어" 하시면서 ㅋㅋㅋㅋ
사오리 : 우리 엄마가 늘 마시긴 하지만!
후카세 : 취하셔서 기억 못하시는거 아냐? ㅋㅋㅋㅋㅋ
사오리 : 주당이긴 하지만!
후카세 : 음.. 어떻게 하는게 좋은 걸까?
있잖아, 엄마도 엄마이기에 어쩔 수 없는 거야.
엄마지만 엄마가 아니거든, 한 사람이고 여성이야.
절대적인 존재로 하나의 실수만 해도 실망하고, 비난하게 되지만..
어른이란건 말이야. 어린이가 커서 어른이 되는거거든.
어린 아이인 채로 어른이 되는거야.
얼마전에 동창의 결혼식에 갔었는데, 몸은 어른인데 말이야
어릴 때랑 비교해서 성격이라던지 그런게 확 변하진 않는단말야.
어릴 때 부터 그 녀석은 그 녀석이었고 결혼을 하는 그 녀석일 뿐인거지.
타무라는 타무라인거야(실제 일반인 친구이름) 변하지 않는거지.
사오리 : 응 맞아 타무라는 타무라였어.
나카진 : 나도 얼마전에 봤지만 타무라는 타무라였어.
후카세 : 엄마도 마찬가지야. 엄마도 어린이를 거쳐온,
누군가에게는*청취자 의 엄마가 아닌, 친구일거란 말이야.
너 친구들과는 화해 할 수 있잖아? 그걸 할 수 있는거라면
네가 엄마라는 존재를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는 건 아닐까 싶어.
엄마역시 '엄마'라는 것은 처음 맡은 직책이잖아.
둘째나 셋째가 생긴다해도 두명의 아이를 둔 엄마나 세명의 아이를 둔 엄마는 처음 겪는 일이란 말이야.
기본 적으로 엄마도 서투를 수 밖에 없는거야.
너무 엄마 탓으로 생각하고 있는 건 아닐까? 라고 다시 되돌아가 생각해보는건 어때?
<학교 가는 것이 무섭다는 청취자와의 전화연결>
사연 : 저는 학교가는 것이 두려워요.
왕따는 아니지만, 주변 사람들에게 왠지 적대시 당하고 있어 무섭습니다.
용기를 내긴 두려워요, 어쩌면 좋을 까요?
나카진 : 안녕하세요, 사연 소개 했어요. 학교를 가지 못하는 거야?
청취자 : 네, 무서워서 가지 않고 있어요.
나카진 : 어느정도 안 간 거야?
청취자 : 음.. 구체적으로 1달 전 정도 부터 왠지 주변인에게 미움을 받는 이미지가 되어서..
나카진 : 무슨 사건이 있었던 거야?
청취자 : 일부 그룹이 싫은 티를 내면서 점점 일부의 사람과만 대화할 수 있게 되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무시하거나 싫어하는 듯한 느낌이에요.
나카진 : 원래 학교는 좋아해?
청취자 : 학교는 좋아했어요
사오리 : 음.. 가능하면 가고싶은 거구나
후카세 : 생각을 멈추는 건 어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교에 가고 싶은 거라면..
생각이란게 끝이 없거든, 더욱 더 자극적이고 무서운 곳으로 뻗어 나가도.
그러니깐 의도적으로 생각을 정지 시키는 거야.
불교요법 중에 하난데.. (전문용어 설명함)
스스로를 생각하며 점점 악순환의 딜레마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게 되면
피해자의식에서 피해망상에 시달릴 수도 있어.
네가 본 것의 수백배를 상상하면서..
그것을 의도적으로 멈추는 수련인데...
사오리 : 난 말야, 훨씬 어렸을 때지만
초등학교 내내 왕따를 당했었어.
친구가 정말 한 명도 없었는데 가족에게 도저히 말할 수가 없어서
매일 꾸역꾸역 학교에 갔어.
매일... 내일 같은 거 안 왔으면 좋겠다.. 그런 식으로 생각하면서
학교에 갔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그렇게 힘들게 갔어야 했을까? 싶어
그렇게 괴롭다면 가지 않는게 더 낫지 않을까? 라고
그런데 넌 지금 그걸 하고 있는거야
"학교에 가지 않는다"라는 것도 용기고, 난 그 용기가 없었어.
후카세 : 마음이 허 하다는 건, 학교에 가지 않아서 그렇다는 거야?
청취자 : 네
후카세 : 한가하니깐.. 음.. 나도 학교를 안 다녔는데(중학교 등교거부) 학교를 안 가니깐 시간이 정말 많잖아?
나는 산책했었어. 타마강에 앉아서 튀김먹고.. ㅋㅋㅋㅋㅋㅋ
내 얘기하니깐 생각난건데, 아까 내 말은 잊고 그 반대로 이 시간을 오로지 생각하는데 보내는게 어때?
사실 학교를 안간다는 건 흔한 일이 아니고, 그리고 학교를 안가게 되면서 생기는 그 긴 시간들이
살면서 흔히 생기진 않거든.
난 그 때 학교를 가지 않고 바닥까지 생각했었어.
내가 생각할 수 있는 모든 것에 질문하고 답을 내고..오로지 깊이감에만 몰두할 수 있는 시간이었어.
난 인생속에 고통이 있는 삶이 좋은 것이라고 생각해.
그런 시간이 있었기에 난 가사를 쓰고, 곡을 쓸 수 있는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러니깐 친구들이 겁나 학교에 갈 수 없는 것이 아닌,
학교에 가지 않아 생긴 이 시간을 소중히 여길 수 있는 일을 찾아보자.
좀처럼 할 수 없는 체험이거든, 혼자만의 시간을 이렇게 길게 가진다는 건 말야.
-
실제로 위 글에 등장하는 후카세라는 사람은
기업과의 콜라보 프로젝트로 10대 들을 위한 응원가를 써달라는 의뢰를 받았는데
"더 열심히 해라" 라는 노래를 쓰기 싫다고
"열심히 안해도 괜찮다"라는 내용의 신박한 노래를 씀
내용이 대충
"네가 노력하던 시간들난 다 지켜보고 있었어.
난 네가 노력했다는 거 알아, 그러니깐 무리하지 않아도 괜찮아"
위로받는 듯한 느낌이라 참 좋았던..ㅠㅠ
엄마도 엄ㅁ마라는 직책은 처음이라 서툴다는 말 너무 공감된다ㅠㅠ
맨날 짜증이나 부리고....엄마 사랑해요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