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이슈 35살 백수인데 현실을 수긍 못하겠다.txt
80,240 498
2022.06.04 10:51
80,240 498
https://img.theqoo.net/xEElP


고시원에 틀어박혀서 끄적거려본다.

중학교 때는 괜찮았다.
친구도 많았고 실제로 고백도 받아봤다.
옆반 여자애한테 쪽지로 번호 알려달라고도 받아보고.

근데 그 당시에는 눈치가 없어서 못했다.
소심한 성격이라 도망치기 급수였고.
땅을 치고 후회한다 그때 못한 걸.

고등학교는 남고가서 그딴 거 없었고.
목표대학은 교대였는데 서울교대 성적이 살짝 비껴나갔다.

내 인생은 20살 부터 망가지기 시작했다.

재수때 거하게 말하먹고 지거국이라도 가야했는데 군대부터 갔다.

군대에서 진지공사 도중에 굴러서 왼쪽 발목하고 눈을 다쳤는데.

그 상태에서 6개월을 부대생활하다가 눈은 막리박염 다리는 거골부상.

그러니까 눈 실명 가까이 가고 다리는 걷는정도만 가능하게 되었다.

니들은 모르겠지만 환경이 무너지면 사람이 바뀐다.
친구가 없었던 적 없는 내가 처참하게 성격이 바뀌었다.

다리 다치고 운동도 안하니 살이찌고.
살이 찌고 몸이 아프니 집에만 있는다.

아무것도 안하고 반복된 삶을 사니까
시간은 하염없이 흘러가더라.

30대 초반에 부모님이랑 싸우고 쫓겨나고.
그 뒤로는 알바하면서 고시원에 맴돈다.

뭘 하려고 해도 인생이 후회가 되어서 못하겠다.

이 나이에 모태솔로 아다인건 안부끄럽다.
근데 사람으로 태어나 누군가랑 사랑을 못해보다니.

가끔 상상하고는 한다.

내가 10대에 고백을 받고 사귀면 그 시절에 풋풋한 사랑을 하고.

사랑에 눈을 떠서 어쩌면 고딩때도 연애를 하겠지.

20살에 대학을 그냥 지방교대 갔으면 꿈이 같은 많은 친구와 좋은 추억을 쌓고.

그런거 있잖아 롯데리아 교복 입고 가고.

헌포가서 젊음을 즐기고.

20대를 찬란하게 보내고 연애도 하겠지.

이 나이쯤이면 벌써 8년차 교사쯤 되어서 결혼도 하겠지?

진짜 찬란하고 아름다운 내 인생.

그 시기에만 할 수 있는 것들.

상상해보면 피식거리면서 미소가나온다.

근데 눈을 뜨면

고시원에서 왼쪽 다리하나 제대로 못다루고

한쪽 눈 감으면 흐릿하게 보이는 그냥 루저가 있다.

얼굴은 녹아내린듯 늙었는데.

정신은 아직도 16살을 벗어나지 못했다.

나이 쳐먹는다고 어른이 아니더라.

경험을 쌓아야 어른이더라.

알고는 있다. 지금이라도 일어나겠다면 부모님이 도와주실거다. 4년정도 연락 끊기는 했지만 그게 가족이니까.

근데 도저히 할맛이 안난다 내 15년은.

아니 16살부터 19년의 세월을 도대체 어떻게 해야하는지

알바를 하는 도중에도 후회되서 머리가 아늑해지고.

밥을 먹는 도중에도 후회가된다.

왜 나는 그때 노력하지 않았을까.

왜 나는 주저앉았을까.

이제 내가 무엇을 해야할까.

간절하게 나마 적어본다.
목록 스크랩 (63)
댓글 498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영화이벤트] 올여름을 뜨겁게 달굴 마블 환장커플! <데드풀과 울버린> 내한 레드카펫 초대 이벤트 118 14:33 1,645
공지 공지접기 기능 개선안내 [📢4월 1일 부로 공지 접힘 기능의 공지 읽음 여부 저장방식이 변경되어서 새로 읽어줘야 접힙니다.📢] 23.11.01 4,544,457
공지 비밀번호 초기화 관련 안내 23.06.25 5,379,854
공지 ◤더쿠 이용 규칙◢ 20.04.29 21,782,336
공지 성별관련 공지 [언금단어 사용 시 무통보 차단 주의] 16.05.21 23,043,838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47 21.08.23 3,921,796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24 20.09.29 2,824,527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382 20.05.17 3,514,742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3965 20.04.30 4,074,164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스퀘어 저격판 사용 무통보 차단 주의] 1236 18.08.31 8,531,387
모든 공지 확인하기()
2443445 이슈 일본에서 개그맨한테 머리 맞았던 보아.jpg 15:14 117
2443444 이슈 요즘 나만의 수능 금지곡 추천 15:14 30
2443443 이슈 이미 멤버들이 스포했었던 (여자)아이들 타이틀 곡 '클락션'.twt 15:12 135
2443442 유머 마로니에 " 칵테일 사랑 " 을 듣고 쓴 이분의 짧은 후기 11 15:12 615
2443441 유머 하니의 푸른산호초를 관람하는 리나 사와야마 그리고.X 15:11 338
2443440 이슈 결혼 3주만에 이혼 소송장 받은 남자 (반전있음) 22 15:10 2,068
2443439 기사/뉴스 경찰, 해병대 채상병 순직 사건 수사 결과 다음달 초 공식 발표 1 15:09 116
2443438 유머 Yuck Fou 3 15:09 436
2443437 이슈 현재 유튜브 인동에 나란히 올라있는 이클립스 소나기 커버 영상들 4 15:09 403
2443436 이슈 연애 상담 무물하다가 갈수록 혈압 터지는 게 보이는 인플루언서 15:08 723
2443435 유머 관점의 차이 1 15:08 326
2443434 유머 건강하게 오래 산 사람들의 생활 습관 19 15:07 1,440
2443433 이슈 결말까지 좋아서 꼭 봐야 된다는 2024년 재밌었던 상반기 드라마 추천.jpg 11 15:07 603
2443432 기사/뉴스 [속보] 헌재 "'친족 간 재산범죄 처벌 불가' 친족상도례 헌법불합치" 13 15:06 869
2443431 기사/뉴스 내년 R&D 예산 '역대 최대규모'…현실은 조삼모사 4 15:05 179
2443430 이슈 일본 유명방송에서 사회자의 NCT 위시 멤버 취급 170 15:03 9,919
2443429 기사/뉴스 “밀양 가해자 아니다” 범죄경력 자료 공개한 남성, 판결문과는 달랐다 3 15:01 1,518
2443428 이슈 에어컨 [냉방] 기능 vs [제습] 기능 차이점 정리.jpg 4 15:00 1,210
2443427 이슈 <선재 업고 튀어 대본집> 렌티큘러 표지 공개! 18 14:59 1,441
2443426 유머 제로칼로리때문에 사망한 유명인사 16 14:58 4,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