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 좋아하는 투디짤과 글들을 털어보는 글
BGM도 같이 재생해주면 더 좋아 ꈍ◡ꈍ
https://gfycat.com/DimwittedFlatIndianringneckparakeet
감히 물어보고 싶어요
감히 물어보고 싶어요
당신도 이 같은 밤에는 우시는지
신께, 나선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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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주야 인생 말이지
기주야 인생 말이지
너무 복잡하게 생각하지 마
어찌 보면 간단해
산타클로스를 믿다가, 믿지않다가,
결국에는 본인이 산타 할아버지가 되는 거야
그게 인생이야
언어의 온도, 이기주
https://gfycat.com/SecondhandDeadAttwatersprairiechicken
이제 의심은 아무 소용이 없다
이제 의심은 아무 소용이 없다
당신의 어깨가 나에게 기대어오는 밤이면
당신을 위해서라면 나는 모든 세상을 속일 수 있었다
레몬, 허수경
https://gfycat.com/MagnificentVacantCollie
엄마 엄마
엄마 엄마
오늘 과학 시간에 선생님이 말했어요
모든 것이 빛으로 존재한다고요
빛이 없으면 서로를 확인할 수 없다고요
빛이 있어서 모두가 함께할 수 있다고요
그럼 엄마
내 앞에 있는 엄마는 엄마인가요 빛인가요
어느 날 엄마가 사라진다면 그건
빛이 사라진 거니까 엄마는 보이지 않을 뿐
영원히 사라지지 않는 건가요
집에 오다 누군가 담벼락에 적어놓은
휴거라는 글자를 봤어요 무서워요
모두가 사라지는 날이라잖아요
그 길이 어두웠다면 그 길이 보이지 않았다면
이런 마음은 처음부터 없었을 텐데
엄마 오늘 밤엔 불을 끄지 말아줘요
불을 끄면 내 방도 사라지고 내 잠도 사라지고
엄마를 위해 모으던 동전들과
어린 동생들을 위해 적어놓은 기도문들도 사라질 거예요
그래도 불을 꺼야 하겠죠?
이제야 알겠어요 밤이 왜 존재하는지
밤이 오면 우리는 모두 이 세상에서 사라지는 거죠
우리가 사라져야 그동안
또다른 우리가 이 세상을 살아갈 테니까
그리고 또다시 아침이 오면 우리는 전혀 다른 빛으로
서로 다른 빛으로 태어나겠죠
빛으로 오다, 임경섭
https://gfycat.com/ValidThoseAphid
어떤 눈물은 너무 무거워서
어떤 눈물은 너무 무거워서
엎드려 울 수밖에 없을 때가 있다
눈물의 중력, 신철규
https://gfycat.com/LiveSerpentineBluebottlejellyfish
사람들은 목을 꺾어 인사하고,
팔을 꺾어 포옹하고,
불꽃을 쥔 손처럼
또 무엇을 꺾어서 사랑하는가
상형문자 같은, 김행숙
https://gfycat.com/AgreeableWellmadeHectorsdolphin
사실 저는 인어예요
사실 저는 인어예요
턱 밑에 아가미도 있지요
제 피는 초록색이지요
풀의 진액처럼 초록 피예요
극한의 말은 모두 초록빛으로 죽지요
사랑하는 사람이 있어요
그건 당신이에요
믿지 않아도 좋아요
저는 물거품으로 사라지겠지만요
초록빛 물거품으로 사라지겠지만요
당신이 제 지느러미를 가만히 쓰다듬어주기 전에
스러질 육신인걸요
믿지 않아도 좋아요
진심이에요
진실게임, 장이지
https://gfycat.com/IncompatibleWhirlwindCougar
그래도, 나랑 같이 실패해보면 안 돼?
실패하면 다시 사랑하고, 또 실패했다가 다시 사랑하다 보면
언젠가는 좀 더 낫게 실패하면서 사랑하는 법을
알게 될지도 모르잖아
싱글빌, 최윤교
https://gfycat.com/BlushingSpitefulGosling
숨죽여 사느니 차라리 긴 호흡에 죽겠다는 당신의 말을
숨죽여 사느니 차라리 긴 호흡에 죽겠다는 당신의 말을
이제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고이 접은 마음에 편지를 띄워 보냅니다
펜촉에 아직 남아버린 내 사랑은 홀로 간직할게요
유튜브 댓글 中
https://gfycat.com/LoathsomeHiddenGannet
만일 사랑이 있다면
내 일기의 가장 처음이 달라질 거야
유리창 밖으로 비가 내리고
석남꽃이 빨갛게 마당에 흩어져도
만일 사랑이 있다면
가난하고 건방진 여인이 되어
너를 찾아 집을 나갈래
슬픔이 강을 이루는 세상을 헤엄쳐
불 속으로 들어갈래
메마르고 지쳐 인생의 마지막에 던져졌어도
너를 이렇게 사랑했으니
나 태어남이 슬픔만은 아니었다고 말할 거야
우울한 핏줄이 나를 일으켜
너의 부재를 알아버렸으니
아, 어찌하나
만일 사랑이 있다면
만일 당신이 사랑을 만나면, 배수아
https://gfycat.com/GrizzledAdoredGyrfalcon
신나게 웃는 거야, 라일락
내 생애의 봄날 다정의 얼굴로
날 속인 모든 바람을 향해
신나게 웃으면서 몰락하는 거야
라일락, 허수경
https://gfycat.com/AromaticBigheartedEmperorpenguin
이 커다란 세상에서
이 많고 많은 사람들 사이에서
어쩌다 당신이 내 이름을 부르게 되었을까
난 어쩌자고
그 말 한 마디에 내 인생을 걸었고
한 마디, 새벽 세시
https://gfycat.com/VibrantMammothAlpinegoat
내 나이 열여섯,
나는 잠과 함께 눈이 감겼는데요.
마녀의 눈을 피해 나는
이야기 속에 잘게 토막나 보관되는 중이에요.
그들의 대화 속에서 나는
백 년 동안 눈을 감고도 현수막처럼 미소를 휘날리죠.
하지만 이래 봬도 나는 충분히 백 살.
백마 탄 왕자는 그만 보내세요.
당신들의 이야기는 완성되지 않아요.
후반부에 나는 등장하지 않아요.
나는 편지를 쓰다 말고 끝도 없는 하늘을 바라봤죠.
모조숲, 이민하
https://gfycat.com/HeavyVainIslandcanary
늘 그래 왔듯이
몇 개의 강과 몇 개의 구름으로는 나를 달랠 수가 없었어
한 계절 한 계절씩
다른 옷을 갈아입는 일로는 나를 바꿀 수가 없었어
나는 혼자일 때 가장 덜 외로웠으니
나는 사랑이라는 발음이 아주 서툴렀으니
광활한 얼음 벌판에서
풋사과 빛 오로라처럼 너울거리고 싶었어
별에서 슬픔이 날아와 내게 안길 때
무엇에서 시작되든 슬픔으로 끝나는 나의 시를
다시는 고치러 돌아가지 않기로 했어
내가 반성할 것이라고는 슬픔뿐이고
그 슬픔마저 없으면 나는 정말 혼자가 될 테니까
그리고 기억이 나를 조금씩 속여 줄 거야
북극여행자, 이운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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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년전에 슼에 썼던 글인데
오랜만에 생각나서..
다들 굿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