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이슈 드라마는 망했지만 고증 하나는 역대 최고평가를 받는 사극
7,811 11
2021.05.20 15:11
7,811 11

XBHWq.jpg

KBS <근초고왕> (2010)



스토리가 본격적으로 진행되지 않은 1화만 본 사람들은 이 드라마가 왜 망작이 되었는지 이해를 못한다. 스토리와 역사적 사건 고증은 개판인데 소품과 배경, 언어는 열심히 고증했기 때문. 갑옷을 비롯한 각종 복식과 생활상의 재현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대부분의 삼국시대 드라마가 보여준 개판 고증과 다르게 크게 일신된 면모를 보여준 수작이라고 할 수 있다.





clDvV.jpg


드라마 근초고왕의 백제 위례궁



hYdgc.jpg

드라마 근초고왕의 백제 조정




CGFXt.jpg

드라마 광개토태왕 (잘못된 고증)




회의나 연회와 같은 여러 공식석상에서 각 신료들이 모두 개인 탁자를 놓고 의자에 앉는 등 입식생활의 모습이 나타나는데, 이는 고분벽화를 바탕으로 사료의 내용을 충실히 복원한 것이다. 그러나 동시에 백제의 일각에서는 무릎을 꿇거나 책상다리로 앉아있는 등 좌식생활이 연출되기도 하는데, 이는 고대 일본이 한반도의 영향을 받았다는 사실로부터 역추적한 것으로 보인다. 전자는 북방계(부여), 후자는 남방계(삼한)의 생활상을 재현한 것이라고 할 수 있는데, 단지 이것만으로도 고대적인 분위기가 엄청나게 살아났다





kYmCL.jpg

드라마 근초고왕의 삼국시대 의상




cZAOn.jpg

고구려 관모




ULoYz.jpg

백제 관모




의상도 격자무늬, 와당무늬, 불꽃무늬와 같은 다양한 문양을 접목시킨 점에서 의미 있게 평가된다. 고구려의 관모는 사료에 근거하여 왕이 쓰는 백라관(白羅冠)과 대가들이 쓰는 책(幘)을 구현하였으며, 백제의 관모로는 오우관으로 흔히 알려진 변(弁)과 관식을 전면적으로 사용하여 역시 당대상에 가까운 훌륭한 고증을 보여주었다. 다만 고구려의 책은 사료에 근거하여 위의 덮개(屋)가 없어야 하는데, 실제 고증과는 거리가 있는 모습이다. 물론 그런데도 엉망진창인 연개소문이나 대조영의 관모와 비교해보면 이쪽이 월등히 우수하다.




또한 조선시대 사람이 현대어 쓰는 유사 사극들과는 달리 사극 특유의 고풍스러운 대사들을 최대한 살리려 노력했다. 주서(周書)의 기록에 따라 백제에서 왕을 가리키던 '어라하'라는 단어를 충실히 복원해서 쓰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한데, 조명주 작가의 전작 자명고에서도 백두산을 가리키던 '불함산'이라는 말을 복원해서 "은혜가 불함에 닿았다"는 식의 표현이 등장했음을 상기하면 나름대로의 의미가 있다고 하겠다. 또한 당시 백제에서 한강을 가리키던 이름인 '욱리하'를 사용하였다.




exRwY.jpg

왼쪽 - 드라마 근초고왕의 고구려 고국원왕

중간 - 실제 쌍영총 벽화

오른쪽 - 드라마 주몽 (잘못된 고증)




갑옷의 경우에도 고구려의 갑옷 고증은 모든 시청자들의 찬사를 받았다. 물론 갑찰의 수결법이나 형태 등 세부적인 부분은 오류가 있고, 부분적으로 대조영의 갑옷이 재활용되긴 했지만, 새로 제작한 갑옷들은 찰갑의 전체적인 형태를 고증에 맞추어 매우 훌륭하게 재현한데다가 투구 역시 최대한 벽화에 맞추어서 백제가 주연인 드라마임에도 불구하고 고구려군의 본모습을 제대로 보여주었다. 더욱이 고구려군 병사들의 모습도 벽화에 맞추어서 잘 재현되었고 갑옷도 일신되는 효과를 맞았다.



그러나 후속작 광개토태왕에서는 이처럼 훌륭한 고증을 보인 근초고왕의 갑옷을 모두 버리고, 대조영과 천추태후 때부터 지겹도록 우려먹었던 중국식 갑옷, 아니, 중국식 갑옷도 아닌 국적불명의 갑옷을 재활용하는 악수 중의 악수를 두고 말았다. 드라마 주몽의 경우 서프라이즈에서 중세 서양 갑옷으로 재활용되기도 했다(...)




특히 백제를 다룬 몇 안되는 사극 중에서도 
왕을 '폐하'니 '전하'니 하는 중국식 칭호로 부르지않고
당대 백제인들이 쓰던 '어라하'라는 용어를 제대로 구현한 유일한 사극

그러나 드라마 자체는 10% 초반대의 부진한 시청률을 보였으며
종방연에도 남주와 여주가 모두 불참하는 등 촬영 분위기도 좋지 않았던것으로 유명
목록 스크랩 (0)
댓글 11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디어달리아] 볼에 한 겹, 필터를 씌워주는 블러 블러쉬 체험해보시지 않을래요..? 🌸 553 04.01 25,163
공지 [공지] 언금 공지 해제 24.12.06 1,521,553
공지 📢📢【매우중요】 비밀번호❗❗❗❗ 변경❗❗❗ 권장 (현재 팝업 알림중) 24.04.09 6,134,407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9,417,606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 정치글 금지관련 공지 상단 내용 확인] 20.04.29 28,449,580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66 21.08.23 6,551,265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42 20.09.29 5,505,835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488 20.05.17 6,201,852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3998 20.04.30 6,525,718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9. 스퀘어 저격판 사용 금지(무통보 차단임)] 1236 18.08.31 11,531,276
모든 공지 확인하기()
2673284 이슈 배우 박해준 젊은시절 외모 수준.jpg 18:25 151
2673283 이슈 [JTBC 단독] 2년전, 가세연 등 사이버렉카들이 “버닝썬 공익 제보자”의 실명과 얼굴를 공개해 고통의 시간을 보내는 중이시라고 함 18:24 215
2673282 이슈 오늘자 쇼챔 1위 18:24 127
2673281 이슈 백종원 더본코리아가 현재 인수 추진중인 치킨 브랜드.jpg 32 18:21 2,581
2673280 기사/뉴스 버스·지하철·자전거·쓰레기통까지 싹 다 치운다…4일 안국·광화문·여의도 진공화 1 18:20 481
2673279 기사/뉴스 오타니, MLB 유니폼 판매 1위...다저스 선수 6명이 톱20 진입 2 18:18 146
2673278 이슈 아이유 "존경스러운 박보검, 동질감 느낀 이준영…놀라운 동료들" 18:18 427
2673277 이슈 오늘자 귀여운 색깔로 입은 저스틴 비버 4 18:17 731
2673276 이슈 요즘 덕질 수준.x 9 18:16 1,429
2673275 이슈 클로즈 유어 아이즈, "타이틀곡 '내 안의 모든 시와 소설은' 무대🎵 [K-POP] 3 18:16 113
2673274 이슈 아루후이바오 용인 물소싸움의 날🐃🐃💦.gif 모음 7 18:15 454
2673273 기사/뉴스 尹 탄핵심판 선고 날 서울 지하철 14개 역사 무정차·폐쇄 검토 32 18:13 1,905
2673272 이슈 권은비 4월 14일 컴백 티저 [Hello Stranger] 3 18:12 423
2673271 이슈 [리빙포인트] 부산시 교육감 선거 용지에는 기호나 정당이 없다 >> 이름만 보고 투표 🗳 (오후 8시까지) 16 18:11 703
2673270 기사/뉴스 美위스콘신 대법관 선거, 공화당 측 후보 낙선 3 18:11 370
2673269 이슈 실시간 새로 입점한 다이소 신상 선크림 27 18:11 4,984
2673268 이슈 [MV] 로이킴 (Roy Kim) - 있는 모습 그대로 (As Is) 2 18:10 103
2673267 이슈 키키 "BTG" 인기가요 현장포토 2 18:09 229
2673266 기사/뉴스 영화 '리얼' 제작진, 故 최진리 베드신 논란에 공식 입장 발표 16 18:09 3,246
2673265 기사/뉴스 김수현 측 “故 최진리 ‘리얼’ 속 노출신 숙지...나체신 강요 없었다” (공식) [전문] 50 18:08 3,8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