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이슈 드라마는 망했지만 고증 하나는 역대 최고평가를 받는 사극
8,097 11
2021.05.20 15:11
8,097 11

XBHWq.jpg

KBS <근초고왕> (2010)



스토리가 본격적으로 진행되지 않은 1화만 본 사람들은 이 드라마가 왜 망작이 되었는지 이해를 못한다. 스토리와 역사적 사건 고증은 개판인데 소품과 배경, 언어는 열심히 고증했기 때문. 갑옷을 비롯한 각종 복식과 생활상의 재현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대부분의 삼국시대 드라마가 보여준 개판 고증과 다르게 크게 일신된 면모를 보여준 수작이라고 할 수 있다.





clDvV.jpg


드라마 근초고왕의 백제 위례궁



hYdgc.jpg

드라마 근초고왕의 백제 조정




CGFXt.jpg

드라마 광개토태왕 (잘못된 고증)




회의나 연회와 같은 여러 공식석상에서 각 신료들이 모두 개인 탁자를 놓고 의자에 앉는 등 입식생활의 모습이 나타나는데, 이는 고분벽화를 바탕으로 사료의 내용을 충실히 복원한 것이다. 그러나 동시에 백제의 일각에서는 무릎을 꿇거나 책상다리로 앉아있는 등 좌식생활이 연출되기도 하는데, 이는 고대 일본이 한반도의 영향을 받았다는 사실로부터 역추적한 것으로 보인다. 전자는 북방계(부여), 후자는 남방계(삼한)의 생활상을 재현한 것이라고 할 수 있는데, 단지 이것만으로도 고대적인 분위기가 엄청나게 살아났다





kYmCL.jpg

드라마 근초고왕의 삼국시대 의상




cZAOn.jpg

고구려 관모




ULoYz.jpg

백제 관모




의상도 격자무늬, 와당무늬, 불꽃무늬와 같은 다양한 문양을 접목시킨 점에서 의미 있게 평가된다. 고구려의 관모는 사료에 근거하여 왕이 쓰는 백라관(白羅冠)과 대가들이 쓰는 책(幘)을 구현하였으며, 백제의 관모로는 오우관으로 흔히 알려진 변(弁)과 관식을 전면적으로 사용하여 역시 당대상에 가까운 훌륭한 고증을 보여주었다. 다만 고구려의 책은 사료에 근거하여 위의 덮개(屋)가 없어야 하는데, 실제 고증과는 거리가 있는 모습이다. 물론 그런데도 엉망진창인 연개소문이나 대조영의 관모와 비교해보면 이쪽이 월등히 우수하다.




또한 조선시대 사람이 현대어 쓰는 유사 사극들과는 달리 사극 특유의 고풍스러운 대사들을 최대한 살리려 노력했다. 주서(周書)의 기록에 따라 백제에서 왕을 가리키던 '어라하'라는 단어를 충실히 복원해서 쓰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한데, 조명주 작가의 전작 자명고에서도 백두산을 가리키던 '불함산'이라는 말을 복원해서 "은혜가 불함에 닿았다"는 식의 표현이 등장했음을 상기하면 나름대로의 의미가 있다고 하겠다. 또한 당시 백제에서 한강을 가리키던 이름인 '욱리하'를 사용하였다.




exRwY.jpg

왼쪽 - 드라마 근초고왕의 고구려 고국원왕

중간 - 실제 쌍영총 벽화

오른쪽 - 드라마 주몽 (잘못된 고증)




갑옷의 경우에도 고구려의 갑옷 고증은 모든 시청자들의 찬사를 받았다. 물론 갑찰의 수결법이나 형태 등 세부적인 부분은 오류가 있고, 부분적으로 대조영의 갑옷이 재활용되긴 했지만, 새로 제작한 갑옷들은 찰갑의 전체적인 형태를 고증에 맞추어 매우 훌륭하게 재현한데다가 투구 역시 최대한 벽화에 맞추어서 백제가 주연인 드라마임에도 불구하고 고구려군의 본모습을 제대로 보여주었다. 더욱이 고구려군 병사들의 모습도 벽화에 맞추어서 잘 재현되었고 갑옷도 일신되는 효과를 맞았다.



그러나 후속작 광개토태왕에서는 이처럼 훌륭한 고증을 보인 근초고왕의 갑옷을 모두 버리고, 대조영과 천추태후 때부터 지겹도록 우려먹었던 중국식 갑옷, 아니, 중국식 갑옷도 아닌 국적불명의 갑옷을 재활용하는 악수 중의 악수를 두고 말았다. 드라마 주몽의 경우 서프라이즈에서 중세 서양 갑옷으로 재활용되기도 했다(...)




특히 백제를 다룬 몇 안되는 사극 중에서도 
왕을 '폐하'니 '전하'니 하는 중국식 칭호로 부르지않고
당대 백제인들이 쓰던 '어라하'라는 용어를 제대로 구현한 유일한 사극

그러나 드라마 자체는 10% 초반대의 부진한 시청률을 보였으며
종방연에도 남주와 여주가 모두 불참하는 등 촬영 분위기도 좋지 않았던것으로 유명
목록 스크랩 (0)
댓글 11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아로셀X더쿠] 슈퍼 콜라겐 마스크 2.0 신규 출시 기념 체험 이벤트 264 03.20 31,308
공지 [공지] 언금 공지 해제 24.12.06 4,990,022
공지 📢📢【매우중요】 비밀번호 변경 권장 (현재 팝업 알림중) 24.04.09 12,005,082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12,984,218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 정치글은 정치 카테고리에] 20.04.29 35,333,765
공지 정치 [스퀘어게시판 정치 카테고리 추가 및 정치 제외 기능 추가] 25.07.22 1,073,059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83 21.08.23 8,525,569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68 20.09.29 7,440,079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604 20.05.17 8,648,059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4018 20.04.30 8,530,170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9. 스퀘어 저격판 사용 금지(무통보 차단임)] 1236 18.08.31 14,425,215
모든 공지 확인하기()
3029428 유머 고시원보다 싸다는 신림동 최저가 원룸 14:35 8
3029427 이슈 서울경찰청의 과도한 26만명 인원 추산과 그것을 보도한 언론, 더 한술 떠 26만명 모였을때 경제 효과를 분석한 언론 기사, 문화 강국이란 국뽕에 취한 사람들이 다함께 만들어낸 현상 14:35 46
3029426 유머 해외에서도 조롱당하는 중인 광화문 26만명 관객 6 14:34 468
3029425 이슈 전국 지역별 신혼부부 평균소득 3 14:33 421
3029424 이슈 KBO 팀별 상무 전역 예정자 3 14:32 292
3029423 이슈 박찬호의 안타를 지워버린 김호령의 호수비.gif 7 14:31 248
3029422 이슈 오늘 피식쇼 게스트 스틸컷 예고 1 14:31 687
3029421 이슈 [KBO]올해도 예뻐서 팬들 난리난 블루밍테일 X 엘지트윈스 콜라보 굿즈 10 14:30 705
3029420 이슈 양상국 부친상때 유재석이 근조화환 보내줬는데 다 치우고 유재석 것만 두라고 했대 ㅜㅋㅋ 10 14:28 2,144
3029419 이슈 "부모님께 사랑한다고 전해줘"…대전공장 희생자, 연인과 마지막 통화 10 14:27 671
3029418 이슈 원덬 방탄팬 진짜 다 걸고 아니지만 자꾸 올라오는 장갑차 관해서 정정하면 31 14:27 1,157
3029417 이슈 팬분이 어머님이랑 같이 퇴길 오셔서 “장모님이에요” 하자마자 큰절 올리는 남자..twt 11 14:26 952
3029416 이슈 매운 라면 먹고 눈물 흘리는 박지훈 5 14:25 545
3029415 이슈 생각보다 입장관중 수 너무 빡빡하게 잡는거 아니냐는 소리가 있는 국내 스포츠 9 14:25 1,325
3029414 유머 그래도 하이브가 눈치를 보고있긴한가 봄 16 14:24 2,992
3029413 이슈 그냥 고양이가 가까이서 냥냥 거림 8 14:23 656
3029412 유머 잠든 루이 옆을 지키는 용맹가나디 후이🩷💜🐼🐼 7 14:22 749
3029411 팁/유용/추천 음악 평론지가 오아시스 최고의 노래로 뽑은 곡이자, 오아시스 노엘 본인이 제일 잘 쓴 곡으로 언급하기도 했던 곡 4 14:22 612
3029410 유머 양상국 닮은꼴 찰스3세 15 14:18 1,984
3029409 유머 라이언고슬링이 <프로젝트 헤일메리> 포스터를 라라랜드 패러디 버전으로도 찍은 이유 24 14:18 1,86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