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이슈 드라마는 망했지만 고증 하나는 역대 최고평가를 받는 사극
7,699 10
2021.05.20 15:11
7,699 10

XBHWq.jpg

KBS <근초고왕> (2010)



스토리가 본격적으로 진행되지 않은 1화만 본 사람들은 이 드라마가 왜 망작이 되었는지 이해를 못한다. 스토리와 역사적 사건 고증은 개판인데 소품과 배경, 언어는 열심히 고증했기 때문. 갑옷을 비롯한 각종 복식과 생활상의 재현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대부분의 삼국시대 드라마가 보여준 개판 고증과 다르게 크게 일신된 면모를 보여준 수작이라고 할 수 있다.





clDvV.jpg


드라마 근초고왕의 백제 위례궁



hYdgc.jpg

드라마 근초고왕의 백제 조정




CGFXt.jpg

드라마 광개토태왕 (잘못된 고증)




회의나 연회와 같은 여러 공식석상에서 각 신료들이 모두 개인 탁자를 놓고 의자에 앉는 등 입식생활의 모습이 나타나는데, 이는 고분벽화를 바탕으로 사료의 내용을 충실히 복원한 것이다. 그러나 동시에 백제의 일각에서는 무릎을 꿇거나 책상다리로 앉아있는 등 좌식생활이 연출되기도 하는데, 이는 고대 일본이 한반도의 영향을 받았다는 사실로부터 역추적한 것으로 보인다. 전자는 북방계(부여), 후자는 남방계(삼한)의 생활상을 재현한 것이라고 할 수 있는데, 단지 이것만으로도 고대적인 분위기가 엄청나게 살아났다





kYmCL.jpg

드라마 근초고왕의 삼국시대 의상




cZAOn.jpg

고구려 관모




ULoYz.jpg

백제 관모




의상도 격자무늬, 와당무늬, 불꽃무늬와 같은 다양한 문양을 접목시킨 점에서 의미 있게 평가된다. 고구려의 관모는 사료에 근거하여 왕이 쓰는 백라관(白羅冠)과 대가들이 쓰는 책(幘)을 구현하였으며, 백제의 관모로는 오우관으로 흔히 알려진 변(弁)과 관식을 전면적으로 사용하여 역시 당대상에 가까운 훌륭한 고증을 보여주었다. 다만 고구려의 책은 사료에 근거하여 위의 덮개(屋)가 없어야 하는데, 실제 고증과는 거리가 있는 모습이다. 물론 그런데도 엉망진창인 연개소문이나 대조영의 관모와 비교해보면 이쪽이 월등히 우수하다.




또한 조선시대 사람이 현대어 쓰는 유사 사극들과는 달리 사극 특유의 고풍스러운 대사들을 최대한 살리려 노력했다. 주서(周書)의 기록에 따라 백제에서 왕을 가리키던 '어라하'라는 단어를 충실히 복원해서 쓰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한데, 조명주 작가의 전작 자명고에서도 백두산을 가리키던 '불함산'이라는 말을 복원해서 "은혜가 불함에 닿았다"는 식의 표현이 등장했음을 상기하면 나름대로의 의미가 있다고 하겠다. 또한 당시 백제에서 한강을 가리키던 이름인 '욱리하'를 사용하였다.




exRwY.jpg

왼쪽 - 드라마 근초고왕의 고구려 고국원왕

중간 - 실제 쌍영총 벽화

오른쪽 - 드라마 주몽 (잘못된 고증)




갑옷의 경우에도 고구려의 갑옷 고증은 모든 시청자들의 찬사를 받았다. 물론 갑찰의 수결법이나 형태 등 세부적인 부분은 오류가 있고, 부분적으로 대조영의 갑옷이 재활용되긴 했지만, 새로 제작한 갑옷들은 찰갑의 전체적인 형태를 고증에 맞추어 매우 훌륭하게 재현한데다가 투구 역시 최대한 벽화에 맞추어서 백제가 주연인 드라마임에도 불구하고 고구려군의 본모습을 제대로 보여주었다. 더욱이 고구려군 병사들의 모습도 벽화에 맞추어서 잘 재현되었고 갑옷도 일신되는 효과를 맞았다.



그러나 후속작 광개토태왕에서는 이처럼 훌륭한 고증을 보인 근초고왕의 갑옷을 모두 버리고, 대조영과 천추태후 때부터 지겹도록 우려먹었던 중국식 갑옷, 아니, 중국식 갑옷도 아닌 국적불명의 갑옷을 재활용하는 악수 중의 악수를 두고 말았다. 드라마 주몽의 경우 서프라이즈에서 중세 서양 갑옷으로 재활용되기도 했다(...)




특히 백제를 다룬 몇 안되는 사극 중에서도 
왕을 '폐하'니 '전하'니 하는 중국식 칭호로 부르지않고
당대 백제인들이 쓰던 '어라하'라는 용어를 제대로 구현한 유일한 사극

그러나 드라마 자체는 10% 초반대의 부진한 시청률을 보였으며
종방연에도 남주와 여주가 모두 불참하는 등 촬영 분위기도 좋지 않았던것으로 유명
목록 스크랩 (0)
댓글 10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영화이벤트] 딱 한번만 이기자! 송강호 X 박정민 X 장윤주 <1승> 승리 예측 예매권 이벤트 198 11.21 13,922
공지 ▀▄▀▄▀【필독】 비밀번호 변경 권장 공지 ▀▄▀▄▀ 04.09 3,692,459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7,526,657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핫게 중계 공지 주의] 20.04.29 25,750,657
공지 ◤성별 관련 공지◢ [언금단어 사용 시 📢무📢통📢보📢차📢단📢] 16.05.21 27,150,126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54 21.08.23 5,299,674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31 20.09.29 4,272,560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456 20.05.17 4,871,122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3982 20.04.30 5,327,081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9. 스퀘어 저격판 사용 금지(무통보 차단임)] 1236 18.08.31 10,073,394
모든 공지 확인하기()
2558623 유머 어느 대서양 갈매기 떼의 수상한 비행 경로.jpg 3 01:02 311
2558622 정보 네이버페이 12원 끝났나봐 13 01:00 394
2558621 이슈 브리트니표 댄스하면 갈리는 스타일 1, 2.shorts 4 00:56 226
2558620 이슈 18년 전 오늘 발매♬ 비유덴 '愛すクリ~ムとMyプリン' 00:55 36
2558619 이슈 (눈물주의) 내 앞에 나의 열세 살 언니가 있었다.twt 5 00:54 828
2558618 유머 혼자만 완벽한 병원 탈출 1 00:52 455
2558617 이슈 [피크민] 🌼피크민블룸 서울에서 예쁜 엽서 얻기 좋은 추천코스 12 00:51 773
2558616 이슈 드래곤 길들이기 실사화 비하인드씬 00:48 620
2558615 이슈 2024년에 발매된 보이그룹 음원 멜론 하트수 TOP10 (~11/21) 20 00:46 676
2558614 이슈 2024년에 발매된 걸그룹 음원 멜론 하트수 TOP10 (~11/21) 7 00:46 350
2558613 이슈 가사 때문에 저평가당하는 게 아쉬운 걸그룹 노래... 15 00:46 1,089
2558612 유머 진짜 사귀는 것 같은 연예인 둘.jpg 31 00:42 4,770
2558611 이슈 [오피셜] 2025 T1 로스터 확정 34 00:39 2,612
2558610 이슈 24년 전 오늘 발매♬ globe 'DON'T LOOK BACK/like a prayer' 00:37 77
2558609 이슈 자꾸 사랑아닌 망사를 2연타로 말아주는 지창욱 비비 5 00:37 1,396
2558608 정보 입소문 타더니 마침내 멜론 하트 11만 넘은 노래......................jpg 3 00:36 2,226
2558607 팁/유용/추천 티켓 양도 받을때 사기꾼 9할은 피할수있는 방법 105 00:35 5,975
2558606 이슈 해리포터 영화판에서 뜬금없이 잘생겼던 캐릭터 26 00:34 2,324
2558605 기사/뉴스 "미국 올 생각 접어"…한인 갱단, '소녀상 모욕' 유튜버 응징 예고 13 00:29 2,182
2558604 기사/뉴스 "남친 인스타 괜히 눌러봤다"…女 BJ 영상 도배에 '소름' 17 00:28 3,4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