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기사/뉴스 '칭기즈칸'이란 말 쓰지 마! 중국은 왜 예민할까
6,789 61
2021.03.16 10:55
6,789 61

"칭기즈칸 전시회? 그렇게 부르지 마. 절대 안 돼!"


JqmFV.jpg
칭기즈칸 동상 [셔터스톡]


프랑스 서부 도시 낭트에 있는 낭트 역사박물관(Nantes History Museum) 측은 최근 불쾌한 일을 겪었다.

13세기에 세계를 호령한 몽골 제국 건국자 칭기즈칸(1162~1227년)을 다룬 전시회를 정성 들여 준비하고 있었는데, 별안간 중국 정부가 시비를 걸어왔기 때문이다.

중국 측은 "전시회에 '칭기즈칸' '몽골' '제국'이란 말을 써서는 안 된다"고 요구했다. 또 전시회 팸플릿과 관련 책자 편집권을 달라고까지 했다.


acHtr.jpg

중국 네이멍구 박물관(내몽골 박물관)과 공동으로 주최하는 전시회이긴 했지만, 이건 너무 심한 요구였다. '칭기즈칸 전시회'에서 '칭기즈칸'이란 단어를 빼라니. 또, 몽골 제국의 건국자인데 '몽골'이란 말을 어떻게 지우란 말인가.

낭트 역사박물관은 반발했지만 중국 측은 압박을 멈추지 않았다. 결국 낭트 박물관은 전시회를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이런 '검열'을 받고서는 전시회를 진행할 수 없다"며 "스톱"을 외친 것이다.

중국 정부는 왜 그랬을까.


axrMk.jpg

잠시, 요즘 중국 네이멍구(내몽골자치구)에서 일어나는 일을 보자.

지난 9월 네이멍구 주민 수천 명이 '더 이상 못 참겠다'며 거리로 뛰쳐나와 시위를 벌였다. 이 지역에는 중국의 소수민족 중 하나인 몽골족(독립국가 몽골의 '몽골인'과 같은 민족이지만 중국 국적)이 살고 있는데, 중국 중앙정부가 중국어 교육을 강화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단순한 중국어 교육 강화가 아니었다. 몽골어로 가르치던 초등학교 문학 과목을 앞으로 중국어로 가르치겠다는 방침이었다. 다른 과목으로 확대하겠다는 계획도 있었다. 중국 정부가 수십 년째 진행하고 있는 '한족 동화정책'의 일부다. 중국은 소수민족의 문화를 존중하기보다는 이들이 한족(중국의 중심 민족)을 따르기를 원한다.

네이멍구에 살고 있는 580만 몽골족은 위기감을 느꼈다. 몽골어가 이런 식으로 점차 사라진다면 몽골 고유의 문화, 나아가 몽골족도 사라질 게 뻔했다. 이들이 폭력적인 진압에도 거리로 나온 이유다.


AxEBR.jpg

다시 첫 번째 이야기로 돌아가 보자.

같은 맥락에서 중국 정부는 칭기즈칸이 '몽골인'으로 부각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위대한 중국인'으로 홍보하고 싶어 한다. 그래서 낭트 박물관 측에 무리한 요구를 한 것이다. 사실 칭기즈칸을 아예 '중국인'으로 못 박으려 하는 이런 시도는 수년 전부터 있었다. 몽골과 네이멍구 입장에선 기가 찰 노릇이다.

티베트와 신장위구르자치구 탄압에 이어 몽골 역사 지우기까지 나선 중국 정부에 세계는 곱지 않는 시선을 보내고 있다. 미국 외교전문지 더 디플로맷은 "몽골족의 싸움은 단순히 언어를 지키기 위한 것이 아니다"며 "언어를 잃게 되면 결국 모든 것을 잃게 될 것을 알기 때문"이라고 우려했다.

이미 정치적 자유, 고유의 유목 생활방식 등을 빼앗긴 상황에서 또 "문화적 학살"을 당하고 있다는 얘기다.


paPjK.jpg

눈길을 끄는 점은, 몽골족을 탄압하고 칭기즈칸이 중국인이란 억지를 부리면서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꿈은 '21세기의 칭기즈칸'이란 점이다. 육해상 실크로드를 재건해 세계로 나아가겠다는 '일대일로 프로젝트'가 그 야망의 정점이다.

그러나 다양한 문화를 이해, 존중하지 않고 세계로 뻗어나가겠다고 꿈꾸는 것은 어불성설 아닐까. 더 디플로맷은 이렇게 꼬집는다.

"실크로드가 번창했던 것은 그 길을 오가는 수많은 문화를 서로 인정하고 수용했기 때문이다. 중국이 지금처럼 소수민족을 억압한다면 '새로운 실크로드'는 그저 꿈으로 남을 것이다."


임주리 기자 ohmaju@joongang.co.kr

목록 스크랩 (0)
댓글 61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졸리아우어🫧] 들뜸 없이 화잘먹 피부 만들기! #진정냠냠세럼 체험 이벤트 (50인) 307 03.12 60,792
공지 [공지] 언금 공지 해제 24.12.06 4,977,021
공지 📢📢【매우중요】 비밀번호 변경 권장 (현재 팝업 알림중) 24.04.09 11,952,117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12,965,200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 정치글은 정치 카테고리에] 20.04.29 35,290,195
공지 정치 [스퀘어게시판 정치 카테고리 추가 및 정치 제외 기능 추가] 25.07.22 1,065,468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82 21.08.23 8,517,570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68 20.09.29 7,431,578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604 20.05.17 8,642,597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4016 20.04.30 8,522,253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9. 스퀘어 저격판 사용 금지(무통보 차단임)] 1236 18.08.31 14,409,387
모든 공지 확인하기()
3021068 유머 새벽에 보면 이불 속으로 들어가는 괴담 및 소름썰 모음 180편 1 04:44 20
3021067 이슈 [ISU 쇼트트랙 세계선수권] 김길리 여자 1000m 금메달 5 04:43 102
3021066 기사/뉴스 [단독] "발달장애 동생, 연애할 수 있을까?"…고혜린 PD가 늦기 전에 시작한 이야기 ('몽글상담소' 인터뷰①) 1 03:58 538
3021065 유머 당황스러운 치과 몰래카메라.gif 3 03:52 1,031
3021064 유머 옛날에 밤에 유리창에 많이 보였던거 9 03:45 1,393
3021063 정보 [ISU 쇼트트랙 세계선수권] 임종언 남자1500m 금메달 7 03:43 679
3021062 이슈 미쓰에이 페이 근황 jpg 12 03:36 2,591
3021061 이슈 일단 레전드 그 자체였던 KBS판 김익태 성우님 이종구 성우님 그대로 캐스팅한 것부터가 진짜 미친 감다살 이 순간만큼은 애니메이션 실사화가 아니라 진짜 정극 보는 기분이었습니다 13 03:29 1,150
3021060 이슈 초등학교 5학년때 김광석 노래로 오디션 합격한 아이돌 1 03:21 1,076
3021059 유머 장항준 감독이 설경구 배우를 매장하려고 했던 진짜 이유 7 02:59 3,082
3021058 유머 안경에 자국을 남긴 범인이 누군지 알 것 같아 3 02:49 2,109
3021057 이슈 그냥 어린이 영화일뿐인데...너 왜 울어? 8 02:40 1,917
3021056 이슈 맷라이프가 틱톡을 극혐하는 이유 21 02:31 2,300
3021055 이슈 군대가서 선임한테 여친 사진 보여줬는데 여친이랑 아는 사이였음.jpg 11 02:25 4,958
3021054 유머 [보검매직컬] 윤남노: 저는 젊은 사람들한텐 인기가 없어요. / 할머니: 왜? / 윤남노: 포동포동 돼지 같다고 / 할머니: 지금은 돼지 같은 놈이 한두놈이냐? 잘들 먹고 사니께 돼지지.. 우리 큰손자도 돼지다 22 02:19 3,728
3021053 유머 2026년 게임과 2018년 게임 그래픽 수준 차이ㄷㄷㄷ 21 02:11 3,349
3021052 유머 코 뺏어가서 개빡침 8 02:06 2,631
3021051 이슈 악수회 왔는데 너무 긴장해서 씨큐분이랑 악수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66 02:01 8,507
3021050 유머 휴게공간에서 큰테이블 합석했다가 언니들에게 덕담들음 5 01:58 2,589
3021049 유머 빨간 티셔츠를 입으면 곤란해지는 장소 11 01:56 2,3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