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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2002년생 딸을 둔 인구학자의 예측.."3년 후 대학 생사 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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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2.06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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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수 기자입력 2021. 02. 06. 08:23




한국을 대표하는 인구학자인 조영태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수년 전부터 2021년을 주목했다. 그는 2016년 펴낸 저서 '정해진 미래'에서 "전국의 4년제 대학 실질경쟁률은 저출산 세대가 대학에 입학하는 2021년에 1대 1이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특히 학생들의 선호가 상대적으로 낮은 지방대의 위기를 강조했다.

예측은 틀리지 않았다. 종로학원하늘교육에 따르면 지난달 마감된 2021학년도 정시 경쟁률은 평균 3.6대 1을 기록했다. 지방대는 2.7대 1까지 떨어졌다. 정시에서 세 번 지원할 수 있기 때문에 정시 경쟁률이 3대 1 미만이면 미달로 본다. 2020학년도 지방대의 정시 경쟁률은 3.9대 1이었다.

조영태 교수 "3년 안에 지방대 생사 갈릴 것"



조 교수는 머니투데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예정돼 있었던 일"이라고 말했다. 초저출산 현상이 시작된 2002년에 태어난 아이들이 대학에 들어가는 게 2021년이기 때문이다. 조 교수는 "예정된 일이었는데 대학들이 준비를 했을까. 그렇지 않다"며 "3년 안에 지방대의 생사가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 교수의 표현대로 2021학년도 대학입시는 '정해진 미래'였다. 2002년은 인구구조의 변곡점이다. 2001년 55만9900명(합계출산율 1.309명)이었던 출생아 숫자는 2002년 49만6900명(합계출산율 1.178명)으로 감소한다. 40만명대의 출생아 숫자를 기록한 건 2002년이 처음이다.

합계출산율 1.3명 미만을 의미하는 초저출산현상이 시작된 것도 2002년이다. 2002년 이후 합계출산율은 단 한번도 1.3명을 회복하지 못했다. 심지어 2019년 합계출산율은 세계 최저 수준인 0.918명까지 추락했다. 아직 공식 통계가 나오지 않은 지난해 합계출산율은 0.8명대 수준으로 추정된다.

공교롭게 조 교수의 큰 딸도 2002년생이다. 조 교수는 큰 딸이 어렸을 때 베트남어를 배우라고 조언했다고 한다. 그는 "이제 지방대는 들어가기 쉬운 상황이 됐다"며 "굳이 서울에 있는 대학을 가지 않을 것이라면 입시 교육에 투자하는 것보다 남들이 잘 하지 않는 베트남어 공부에 투자하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대학들의 위기는 교육부와 각 대학들이 극복해야 할 과제가 됐다. 조 교수는 "대학들이 올해만 넘기면 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며 "저출산 세대가 대학 정원의 절반 이상을 채우는 시기가 오면 죽는 대학과 살아 남는 대학으로 갈릴 것"이라고 말했다.

https://img.theqoo.net/oXcPl

다음은 조 교수와의 일문일답 내용이다.

-예측한대로 올해 대학 정시에서 미달된 곳이 적지 않다
▶예정돼 있었던 일이다. 교육부도 교육부지만 대학들이 현실감 있게 준비를 해왔을까. 그렇지 않은 모습들이 많이 보인다. 서울에 있는 대학은 지금도 앞으로도 크게 문제 없을 것이다. 어려운 곳은 지방대다. 배후 인구가 없는 대학이 문제다.

-지방대의 위기는 오래 전부터 예측돼 왔다
▶어떤 준비를 했을까. 올해부터 갑자기 신입생이 줄어들게 되는데, 모두 자기들의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 것 같다. 교육부도 대학평가를 통해 정원 조정을 하려고 했는데 당장 안하기로 한 것으로 안다. 인위적인 조정을 하게 되면 지방대 죽이기가 되는 것이니까. 아직 변화의 시작 단계는 아닌가 보다.

-대학 신입생의 감소는 앞으로 계속 이어질 수밖에 없다
▶올해 당장 큰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아무 문제가 없고, 올해만 넘기면 된다고 생각하나보다. 2002년 40만명대를 기록한 출생아 숫자는 2016년까지 줄곧 40만명대를 유지했다. 앞으로 15년 동안 고3 수험생은 평균 45만명이다. 대학 정원보다 적다.

-지방대의 위기, 어떻게 해야 하나
▶둘 중 하나다. 교수와 교직원을 충원하지 않으면 된다. 이들의 월급은 학생들의 등록금으로 충당하니까. 하지만 교수가 없으면 교육의 질이 떨어진다. 따라서 쉽게 쓸 수 있는 방법은 아니다. 지금까지 학생들이 없는 과는 구조조정을 했는데 앞으로도 그럴 것이냐, 아닐 가능성이 크다.

또 다른 방법은 학생수를 늘리는 것이다. 재교육 등을 포함한 대학교육의 기능변화다. 그러나 재교육 수요가 지방대로 갈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재교육을 받더라도 좋은 대학으로 가려고 하지 않겠나. 결국 대학들은 현상 유지가 아니라 변화를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

시장의 역할에만 맡겨두면 3년 안에 대학은 '죽는 대학'과 '사는 대학'으로 갈릴 것이다. 3년 뒤면 지금 입학하는 학생들이 전체 대학 학생 수의 절반 이상을 채운다. 저출산 세대들이 학생 수의 절반 이상을 채우는 게 3년 뒤다.

-2002년 자녀를 둔 부모이기도 한데
▶분명히 지방대에 가는 건 과거보다 쉬워졌다. 선택해야 한다. 지방대를 가거나 서울에 있는 대학에 가거나. 서울에 있는 대학을 가는 건 앞으로도 쉽지 않을 것이다. 교육과 인생에 대한 철학에 따라 어떤 집은 대학 가기 더 힘들어질 것이고, 어떤 집은 대학 가기 쉬워진다. 후자를 택한다면 입시 교육보다 다른 것에 투자해야 한다.

정현수 기자 gustn99@mt.co.kr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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