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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단독] 차이잉원, 미국에 “FTA 협상 시작하자”···미중 관계 새 변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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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8.13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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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드슨연구소 웹세미나 기조연설
실제 진행 땐 미중 ‘시한폭탄’ 될 수도
미 보건장관 대만 방문 맞춰 제안
차이잉원 대만 총통. /EPA연합뉴스
[서울경제] 차이잉원 대만 총통이 미국 정부에 자유무역협상(FTA) 협상을 시작하자고 공식 제안했다. FTA는 경제동맹 이상의 함의가 있는 만큼 향후 미국의 반응에 따라 미국과 대만 관계는 물론 미중 관계에도 큰 영향을 줄 수밖에 없는 사안이다. 경제적으로도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차이잉원 총통은 11일(현지시간) 미 싱크탱크 허드슨연구소가 주최한 ‘대만이 직면한 외교와 안보, 경제적 도전’ 웹세미나의 기조연설에서 “나의 최우선 과제는 미국과의 협력을 통해 건설적인 안보관계를 유지하는 것”이라며 “두 번째 중점 분야는 FTA 협상을 시작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난 몇 달 간 대만과 미국은 경제적 연결성과 공급망의 중요성을 보여줬다. TSMC는 애리조나에 대규모 시설 투자를 발표했고 지난 수년 동안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는 대만에 대한 투자를 늘려왔다”며 “우리는 반드시 어떻게 FTA를 향해 움직일 수 있는지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덧붙였다.

차이잉원 총통은 또 “우리의 소비자들이 안전하고 과학적인 기준에 따른 방법으로 (FTA에 관한) 이슈를 해결하기를 원한다”며 “나는 대만국민들이 미국과 더 긴밀한 경제관계를 만드는데 가치를 두고 지혜를 모을 것으로 믿는다”고 강조했다.

2000년대 초반부터 미국과 FTA 원해...美, 중국 눈치에 흐지부지
대만이 미국과 FTA를 추진하려고 한 것은 처음은 아니다. 이미 2000년대 초반부터 꾸준히 미국과의 FTA 얘기가 양측에서 흘러나왔다. 지난 2002년 미 무역위원회(ITC)는 미국과 대만의 FTA가 체결될 경우 대만의 대미 수출이 연간 35억달러씩 증가하고 미국의 대만 수출은 70억달러씩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장기적으로 대만과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각각 4.59%와 0.04% 추가적으로 늘어난다고도 점쳤다. 다만, 대만의 경우 쌀과 돼지고기, 소고기, 채소, 과일 등 농산물 분야에서 충격을 받을 수 있다.

대만과 미국이 FTA 협상을 시작할 경우 그 파급력은 상당할 전망이다. 대만 제품의 수출경쟁력도 높아져 우리나라 수출에도 일부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 특히 대만과 미국의 FTA는 그 자체만으로도 정치적 의미가 크다. 한미FTA에서 보듯 미국과의 FTA는 단순히 경제협정 이상의 안보적 측면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FTA로 미국과의 교역이 더 증가하고 미국 기업의 투자가 증가하면 해당 국가의 안보 문제가 미국의 이익과 직결된다.

그동안 대만과 미국의 FTA 협상은 미국 정부가 중국을 의식해 진행되지 않았다. 하지만 미국 대선에서 중국 문제가 이슈로 떠오른 데다 홍콩 문제로 대만 정부가 위기감을 느낀 것이 차이잉원 총통이 직접 FTA 협상을 공식적으로 꺼낸 이유로 보인다. 싱크탱크 강연을 통해서지만 차이잉원 총통이 공개적으로 FTA 의사를 밝힌 것을 보면 미국과 대만이 어느 정도 물밑에서 얘기가 오갔을 수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중국의 반발 속에도 최근 엘릭스 에이자 미국 보건장관이 대만을 방문한 것도 차이잉원 총통 입장에서는 고무적이다. 에이자 장관은 12일 ‘양국론’을 주창한 고(故) 리덩후이 전 총통의 분향소를 찾아 조문했다.

거꾸로 미국이 대만과의 FTA 협상 개시를 포함해 어떤 진척을 보인다면 중국 정부는 지금까지의 선택적, 제한적 반발을 넘어설 가능성이 있다.

차이잉원 총통은 미국과의 FTA 협상개시와 군사협력, 인도태평양 전략 동참의사를 밝혔다. 미국과 대만의 추가적인 관계개선은 중국이 정한 마지노선을 넘어설 가능성이 있다. /EPA연합뉴스
실제 차이잉원 총통은 이날 상당한 위기의식을 표출했다. 그는 “대만은 홍콩과 깊은 역사적·문화적 유대를 맺고 있다”며 “매년 수백만 명의 사람들이 오갔고 수천명의 홍콩 학생들이 우리 대학에서 공부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국의 홍콩에 대한 조치에) 우리는 슬픔에 빠졌고 경각심을 갖게 됐다”며 “우리는 국제사회가 홍콩의 자유가 소멸하고 있는 것에 대해 목소리를 내야 할 의무가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중국 정부가 일국양제라는 대원칙을 포기한 만큼 대만에 대해서도 일국양제 약속을 지키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차이잉원 총통은 민주주의를 수호하겠다는 점을 수차례나 강조했다. 그는 “지난 5월 취임사에서 평화(peace)와 동등함(parity), 민주주의(democracy) 그리고 대화(dialogue)를 강조했다”며 “대만은 완전한 민주국가다. 2,300만명의 사람들은 우리 자신의 미래를 결정할 권리를 갖고 있다”고 했다. 또 “이는 중국 정부가 취해온 것과는 정반대”라며 “우리는 중국과의 상호작용이 우리의 자유와 삶의 방식을 위태롭게 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국방력 강화의사도 시사...美의 인도태평양 전략 적극동참
연장선상에서 차이잉원 총통은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국방을 강화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지난해 GDP의 2.2%에 달하는 사상 최대규모의 국방예산을 발표했다”며 “우리는 이 숫자가 계속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며 방어 개념으로 이 능력개발을 가속화할 것이다. 이는 우리의 첫 번째 우선순위”라고 강조했다.

미국에 대한 러브콜도 계속했다. 특히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을 지지하며 그 안에 편입되겠다는 뜻을 시사했다. 차이잉원 총통은 “우리는 민주주의 국가들의 지지 없이는 홀로 설 수 없다”며 “나는 대만과 미국이 국경을 넘어 높은 수준의 상호 신뢰와 자유와 개방된 인도태평양이라는 공통된 전략을 공유하고 있다는 것이 자랑스럽다”고 했다.

그는 또 “대만은 민주주의 방어를 위한 최전방에 서 있으며 우리가 직면한 위협의 중대성은 우리 앞에 놓인 과제의 어려움을 보여주지만 같은 생각을 가진 민주주의 국가들과 함께 서 있다”며 “우리는 계속 자유와 민주주의 그리고 인도태평양 국가들에 대해 말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뉴욕=김영필특파원 susop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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