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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 내한공연 아티스트들은 정말 '떼창'에 반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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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9.21 1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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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 미국 밴드 ‘마룬5’의 서울 공연은 관객 1만3000명이 모인 가운데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하지만 보컬 애덤 리바인의 좋지 않았던 몸상태 탓인지, “애덤 리바인의 컨디션 난조를 한국 팬들이 ‘떼창’으로 메워줬다”는 평가도 나왔다. 반면 공연 직후 쏟아진 팬들의 리뷰와 언론 기사들은 대부분 공연 당시 ‘열광적인 떼창’에 대한 묘사로 도배됐다. 팬과 언론, 모두 왜 이렇게 떼창을 내세우는 걸까.

여기엔 내한한 해외 아티스트들이 한국 팬들의 떼창을 좋아한다는 인식이 깔려있다. 그들이 한국 팬들을 추켜세우고, 다시금 내한하는 원동력이 바로 ‘떼창 문화’에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관측과는 달리 한국 팬들의 떼창은 해외와 비교해 특별하지 않다는 게 공연주관사 등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사실 떼창은 미국·유럽 등 해외 공연 영상에서도 볼 수 있듯 전세계적인 공연 관람 문화에 불과하다. 관객의 떼창 참여도나 음악 장르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브라질·칠레 등 남미권 국가 팬들의 떼창은 한국보다 더 열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유명 K팝 가수들의 현지 공연 영상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l_2015092101003454000291531_99_201509211
해외 아티스트에게 특별한 인상을 주기에 한국 떼창은 근본적 한계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공연 시장 규모 자체가 이웃나라 일본과 비교해도 한참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유명 해외 아티스트들이 일본에선 평균 3~5개 도시 투어가 가능한 반면, 한국에선 서울 한 곳에서 1만명 규모 공연이 가능한 경우도 많지 않다. 공연주관사 액세스ENT 관계자는 “관객 2만~3만명 규모 공연을 많이 한 해외 아티스트들이 비교적 규모가 작은 내한공연에서 떼창에 감동 받기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해외 아티스트들이 내한공연을 한 뒤, 딱히 떼창을 콕 집어 언급하는 경우도 거의 없다고 한다. 현재 세계 투어 중인 마룬5의 경우, 어느 국가를 가나 자신들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어메이징’, ‘인크레더블’ 등 엇비슷한 뉘앙스가 담긴 공연 후기를 남긴다. 그야말로 ‘흔한 립서비스’라는 해석도 가능하다.

다만 최근 마룬5, 미카, 노엘 갤러거 등처럼 한국에 호감을 표하며, 자주 내한하는 아티스트들이 늘고 있는 것은 확실하다. 여러 대규모 내한공연 홍보를 담당한 한 공연주관사 관계자는 “한국 관객의 열광적인 반응이 해외 아티스트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l_2015092101003454000291532_99_201509211
이에 대해 공연업계에선 떼창 이외의 다른 요인들을 꼽는다. 일단 한국이 비영어권인데도 단체로 영어 가사를 읊는 게 그들 눈엔 낯설다는 것이다. ‘단체 피케팅’ 등 한국 특유의 관객 퍼포먼스도 마찬가지다. 노엘 갤러거는 지난 4월 내한공연 이후 한 외신 인터뷰에서 “영어를 쓰지 않는 어린 소녀들이 내 노래를 열창하는 게 신기하더라”고 말한 바 있다.

또 국내의 적은 음반판매량 때문에 해외 아티스트들이 애초 기대감이 낮아 열정적인 관객 반응을 뜻밖으로 받아들인다는 말도 나온다. 비교적 조용한 공연 관람 문화를 가진 일본을 거친 뒤 내한하는 경우가 많아 생기는 ‘착시’라는 설명도 있다.

그럼에도 한국에선 왜 떼창을 극찬하는 데 여념 없는 것일까. 이택광 경희대 영미문화전공 교수는 그 배경을 ‘우리 고유의 것을 찾는 동시에 밖으로부터 인정받고 싶어하는 상충되는 욕구’에서 찾는다. 이 교수는 “떼창에 대한 과한 의미 부여는 개인주의로 점점 파편화되고 있는 현실을 부정하고, 국가 주도 근대화 과정에서 받아들인 고유의 집단주의적 정체성을 드러내는 것”이라며 “폴 매카트니 내한공연에 전세대를 아우른 수만 관객이 떼창을 한 것처럼 서양문화 소비를 주요 정체성으로 삼는 이중성도 반영돼 있다”고 말했다.
<허남설 기자 nshe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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