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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남친이 자꾸 이상한 걸 줘요...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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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6.28 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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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저는 이십대 후반.. (스물일곱이면 후반인 건지 중반인 건지 ㅡㅡ)

암튼 그렇게 먹었네요. 남친은 동갑이고요.

음... 남친은 자상한 편이고, 저는 성질은 막 부려도 뭘 바라지는 않는

그러니까 뭐 명품빽이니 뭐니 제가 사본 적도 받아본 적도 없는

좀 뭐랄까, 보통 여자들이랑 좀 달라요. 그러니까 무난하달까...

남들은 빽을 몇개씩도 받고 뭐 그렇다던데 저는 그런 거 사준다고 해도

부담보다도 일단 그 돈 주고 가방 하나 사는 게 아까워서 못 살 것 같고

아.. 사준다고 한 적도 없구나, 어쨌든 전 그래요.

더치페이 하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남친이 더 내는 걸로도 그냥 그걸로도 만족하고

내가 돈 걱정 없이 편하게 사귄다 생각하는 정도니까..

돈 걱정 없이 편하게 사귄다니까 용돈이라도 받으면서 사귀는 것 같이 들리는데

그런 거 아니고요 ㅎ 그냥 밥 먹고 영화보고 똑같아요.

밥도 항상 뭐 백반 같은 거, 어쩌다 3만원 정도 줘야 하는 피자 먹을 때면 고민하는 편.

그러니까 저는 선물 같은 건 뭐 비싼 거 바라지도 않고요, 그런 인간인데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좀 이상해서요.

남친이 자상한 편이라고 했잖아요, 그래서인지 편지도 자주 써주고

100일, 200일, 300일.. 다 챙겨줬어요. 그리고 얼마전엔 500일이었는데

제가 500일에 받은 선물이 뭔 줄 아세요?

뭘 기다랗게 포장을 해왔길래 이제 곧 장마철이니까 예쁜 장우산인가 보다 생각했는데

그건 우산이 아닌... 태극기였어요..

뭐 거의 대부분 100일은 다 챙기고 200일부터는 그냥 넘어가는 사람들도 많잖아요,

그런데 남친은 500일까지 다 챙기긴 챙겼어요. 날짜 기억해주는 것만 해도 고맙죠..

그런데 전 차라리 그냥 편지만 줬으면 좋겠어요.

물론 태극기가 쓸모없다는 건 아니에요.

그런데 커플 사이에 주고받는 선물로는 아닌 것 같아서..

아무리 500일이고 오래 만났다지만 뜬금없이 태극기 -_-

웬 태극기냐고 하니까 길거리에서 팔길래 내 생각나서 샀다고, 

국경일은 꼬박 챙기는 커플이 되자면서.. ㅡㅡ

그래서 태극기 당연히 집에 있다고 했더니 그래도 새것이 더 좋지 않겠냐고...

제가 그냥 받기만 하고 이러는 것도 아니에요. 저는 이번에 넥타이 사줬거든요.

6만원 정도 줬어요. 저도 500일이고 하니 큰돈 쓸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고요.

그래서 저도 그냥 많은 거 안 바라고 5만원 안팎 선물이면 만족했을 텐데

아니면 차라리 편지만 써줬으면 그게 나았을 텐데

도대체 스물일곱에 500일에 태극기가 이게 기념일 선물인지 장난인지 뭔지..

제가 이런 게 처음이면 그냥 웃고 넘어가겠는데

400일에 받은 것도 이상했어요.

물론 챙겨주는 것 자체가 고마운 일이긴 한데... 편지는 받을 때마다 항상 좋은데요,

편지와 함께 주는 선물이 매번 이상했어요.

400일에 받은 건 연습장이었어요. 진짜 두꺼운 연습장.. 4개...

400일이라고 4개... 서로 영어공부 열심히 하자면서 빽빽이로 다 채우자고.. ㅡㅡ

맘 같아선 40개 사주고 싶은데 그거 다 채우려면 저 힘들까봐 그냥 4개만 산 거라고.

300일에 받은 건 옷걸이 30개.. 옷이 아니라 옷걸이요.

옷걸이, 그냥 보통 옷걸이, 플라스틱으로 된 거 그거 30개...

옷 잘 걸으라고... 그래야 오래 입는다고..

아 이거 쓰다 보니 진짜 이상하고 열받네요.

그냥 혼자 생각하던 거고 워낙 바라는 게 없다 보니 그냥 그러려니 했는데

이렇게 정리를 해보니까 뭐 판에 은반지 커플링 창피하다는 분들 있던데

전 그거 이미 100일에 받았고요.. 그나마 그게 가장 선물 같은 선물이었고

200일부터 이상했네요, 되짚어보니까.

200일날 받은 게 그거였어요. 워셔액 20개. 제가 차가 있거든요.. ㅡㅡ

그래도 생일에는 선물다운 선물 받았지요, 지갑 이십만원 정도 하는 거.

제가 지금 액수를 따지는 게 아닌 건 아시죠?

이십만원이라 괜찮고 워셔액이라 안 괜찮다는 거 아닌 거 아시죠?

그러니까 제 말은 연인 사이에, 그리고 기념일에 어울리는 선물을 말하는 거예요.

차라리 장미꽃을 접어서 꽃다발을 만들어줬다든가 했다면 그걸로는 갸우뚱하지 않았을 거예요.

그건 돈이 들고 안 들고를 떠나서 연인 사이에, 그리고 기념일에 어울리는 선물이니까..

솔직히 다른 때는 그냥 그러려니 하고 넘어갔는데

태극기는 진짜.. 이건 아닌 것 같아서 그래요.

혹시 돈이 없거나 아까운데 챙기긴 챙겨야겠어서 그러는 걸까요?

돈이 없는 건 괜찮은데 아까워서 그러는 거라면 서운하고, 차라리 편지만 주는 게 더 낫겠는

그런 거 뭔지 아시죠? 차라리 그게 더 값어치있게 느껴지는..

편지는 감동인데 거기에 태극기가 합쳐지니 편지에서 받은 감동까지 떨어지는 뭐 그런 거..

워셔액도 옷걸이도 연습장도 날 위한 거라고 쳐요, 그런데 태극기는...

진짜 별생각 없었는데 쓰다 보니 열받네요.

태극기를 선물이라고 여자친구한테.. 아 진짜 태극기를...

돌아오는 현충일에 요긴하게 쓰라고 준 걸까요? 아님 광복절에 자기 생각하라고 준 걸까요?

아무리 제가 무덤덤하다고 해도 정말 이건 좀 아닌 것 같네요.

 

 

 

-

 

 

 

전데요.. 댓글 아직 다 못 봤는데요,

워셔액이랑 옷걸이가 그렇게 웃기신가요? ㅜㅜ 저는 진지하거든요..

그리고 옷장에 제철 옷만 걸어두잖아요, 그런데 옷걸이 30개 받았을 때

걸 옷이 30개가 채 안 됐었어요. 저 슬펐거든요, 분명.. ㅜㅜ

근데 왜 이렇게 다들 즐거우신 거예요.

참고로 남친은 이거 안 봐요. 그래서 올린 거지, 가끔이라도 본다면 못 올리죠.

설마 여자친구한테 태극기 선물하는 남자가 대한민국에 또 있을라고요... -_-

그런데 자꾸 컬투쇼에 올리라는데 어떻게 올리는 건데요,

그리고 전 라디오 잘 안 듣긴 하지만 컬투쇼는 웃긴 사연 보내는 곳 아닌가요? 고민도 받나요?

저는 지금 웃기지 않은데.. 이게 저만 당사자라서 심각하고 듣는 분들은 재미있는 걸까요?

하긴.. 저라도... 제가 아닌, 친구가

옷걸이, 워셔액 받았다고 하면.. 그렇다고 하면...

웃기네요. 웃긴 거 맞네요.

근데 저는 진짜 쓰면서부터 슬슬 열이 받다가 지금은 진지해지기까지 했거든요.

그리고 자꾸 '글쓴이한테 미안한데 웃기다'고 하시면서 키읔을 막 남기시는데

그냥 미안해하지를 마세요. 차라리 그냥 웃으세요.

'미안한데' 이 말이 더 슬퍼요...

미안해하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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