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23일에 발매된 한국판 [ 더 퍼스트 슬램덩크 ] Blu-ray(이하 BD)에서 영상 관련 이슈를 제기한 의견이 있어서, 상세 리뷰에 앞서 관련 사항만 우선 간단하게 검증해 둡니다.

 

 

1. 화질이 깨진다 < 정의 1

 

결론부터 말하면 한국판 디스크 1(일본어 음성 수록)/ 디스크 2(한국어 음성 수록) 모두, 전체 러닝 타임에 걸쳐 확인 결과 '디스크 제작 오류로 인하여 영상이 깨지거나 하는 부분'은 없는 것으로 보입니다.

 

필자가 여기서 말하는 '깨진다'의 정의는, 영상이 재생 중에 특정 부분만 모자이크 혹은 깍두기처럼 깨져나가거나 하는 등의 '재생 자체에 문제가 되는 중대한 오류'가 걸리는 것을 의미하며, 전술한대로 필자가 테스트 가능한 시스템에서 디스크 1/ 디스크 2 모두 이런 문제를 보여주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만약 한국판 더 퍼스트 슬램덩크 BD 재생 중 이런 문제가 있다면, 개별 디스크의 상태/ 기기의 상태(주로 픽업 렌즈 상태)/ (낮은 확률로)HDMI 케이블이나 단자 문제를 의심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2. 화질이 깨진다 < 정의 2

 

다음으로는 (필자는 이런 의미로 위와 같은 표현을 쓰지 않지만)'화질이 좋지 않다'는 의미로 이런 표현을 쓰는 시청자를 종종 보게 되는데, 더 퍼스트 슬램덩크는 이런 의미로 이슈를 제기할 수도 있을 듯한 특징이 두 가지 있습니다.

 

a. 빠른 동작에 대한 효과

이 작품에는 종종 굉장히 빠른 움직임이란 것을 강조하기 위해, 이 스크린 샷의 손가락처럼 일부러 그림을 흘리고 뭉개는 부분들이 있습니다. 이것은 상영 당시에도 볼 수 있었던 사항으로, 작화상의 오류나 영상 제작상의 실수가 아니라 애니메이션 자체에서 의도된 것입니다.

 

(a의 배리에이션)

이 장면의 관중석처럼 윤곽선이 약간의 블러 느낌으로 이중 처리되는 경우도 있는데, 이것은 카메라 패닝 효과를 체감하게끔 일부러 처리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실제로 이 장면은 긴박한 BGM을 깔면서 카메라가 관중석을 훑고 지나가는 식으로 연출되어 있습니다.

 

b. 윤곽선 처리

애니메이션에서 화질을 판단할 때 제일 눈에 띄기 쉬운 윤곽선 처리면에서, 이 작품은 종종 끊어지는 부분 혹은 계단 현상(앨리어싱)이 보이는 부분들이 제법 있습니다. 이 샷에선 한나(아야코)의 손이나 어깨 윤곽선에서 비교적 확인하기 쉬운 편이고요.

 

이 문제는 필자가 본 작품의 제작에 참여한 것은 아니라서 어디까지나 아직 추측 단계지만

> 이노우에 작가 특유의 화풍을 살리기 위해 '일부러' 일부 윤곽 텍스처를 얇게 살짝 끊어놓은 처리

(= 애니메이션 제작측에서 의도한 것이다)

> CG 렌더링 해상도와 텍스처 해상도의 괴리 때문에, 일괄 스케일링 처리하면서 생긴 아쉬운 부분이다

(= 의도한 건 아니지만, 예산과 기술력상 불비한 부분이다)

이 정도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참고로 이 윤곽선 처리는, 디스크 제작 단계에서는 해상도에 손대지 않는 한 일부러 질을 낮추기가 오히려 어려운 문제입니다. 이러려면 애초에 일본에서 준 디스크용 마스터에 문제가 있거나(해상도 HD > SD > HD 처리를 거친다거나 하는 식의 트롤링 수준의 삽질) or 디스크 제작측이 쓸데없이 저런 처리를 하지 않는 한, 비트레이트 저하 같은 것으로 생기지는 않는 종류의 문제고요.

(실제로 디스크 수록 비트레이트는 D1/ D2 모두 평균 30M 대로 높은 편에 속합니다. 다만 양 디스크의 비트레이트 수치나 차트가 같지는 않고 몇 가지 따져볼 세부 이슈가 있기는 한데, 이에 대해서는 차후 게재할 상세 리뷰로 넘깁니다.)

따라서 이 부분은 일본 4K UltraHD Blu-ray의 윤곽선 처리 상태를 보면 어느 정도 정답이 나오리라 생각하여, 일단 필자도 전면적인 판단을 보류하고 있습니다.

 

3. 화질이 아쉽다

 

여기서 말하는 '화질이 아쉽다'는 것은 수록상 혹은 마스터의 문제로 인해 나타날 수 있는 문제를 말하는데, 밴딩이나 모스키토 등 각종 '화질에 위해를 끼치는 노이즈'가 나타날 때를 의미합니다. 더불어 지난 '날씨의 아이' Blu-ray 등에서 제기된 영상 명암 레벨의 문제 등도 포함해서, 디스크 리뷰어로서 지적할만한 사항들을 총칭하는 것이고요.

 

이 부분의 경우 자세한 이야기는 상세 리뷰에서 하겠지만, 이 한국판 더 퍼스트 슬램덩크는 디스크 1과 디스크 2의 평균 비트레이트가 다르고 & 디스크 2에서는 특히 (더빙 상영을 위해)영상 속 텍스트를 그래픽 수정한 부분들에서, 슬쩍슬쩍 해당 부분 전체 영상 속 노이즈가 불규칙하게 증가하거나 하는 식의 열화가 있습니다.

 

다만 이 부분은 어차피 그래픽 수정을 하면 피할 수 없는 것(ASS 자막조차도 효과가 화려할 수록 이런 문제를 안기 쉽습니다. 하물며 영상에 직접 손을 대는 그래픽 수정은 그런 위험성에 더욱 쉽게 노출됩니다.)에 가깝기 때문에, 차라리 다소 화질 다운을 감수하더라도 철저하게 소위 '영상 식질'을 해서 완벽한 영상 텍스트 한글화를 해놓지 않은 게 더 아쉽기는 합니다. 일껏 디스크도 두 장으로 나눴으면서 그 정도는 해줬으면 어땠을런지.

 

 

 

이상으로 현재 이슈가 되는 부분에 대해서, 간단하게 필자가 판단한 사항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한국판 더 퍼스트 슬램덩크 Blu-ray는, 일단 필자가 현재까지 살펴본 바로는 D1이나 D2나 디스크 수록 영상/ 음성 및 메뉴 연결성 등 '오소링 관련 사항'에서는 명백한 실수로 보이는 부분은 따로 찾지 못했습니다. 물론 관련 인력이 없는 것으로 아는 SMG 홀딩스가 직접 디스크를 제작하진 않았을 것이므로, 제작 노하우가 있는 오소링 업체에서 실무를 맡았다면 충분히 그럴 법한 일이고요.

 

그런고로 한국판은 패키지 표기 오류나 (현 시점에서)4K UltraHD Blu-ray의 불비는 아쉽지만, 일단 Blu-ray 자체는 정상적으로 평가받을만한 레벨은 된다고 사료됩니다. 그리고 그런 의미에서, 필자는 한 가지 이슈를 따로 지적해 두겠습니다.

 

 

이것은 디스크 2(한국어 음성 only 수록반)의 한국어 자막에 있는 표기 오류('불꽃남자 정대만'이 맞습니다.)로, 상영 당시에는 더빙 상영판의 경우 대사에 한국어 자막을 붙이지 않았기 때문에 > 이번 디스크 제작 시에 새로 생긴 오류입니다.

 

 

 

 

출처

https://dprime.kr/g2/bbs/board.php?bo_table=blu_ray&wr_id=27163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