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고 하기엔 작가님 전작은 더티매리지 하나 본 게 다이긴 한데 더티 매리지는 사실 그냥 그랬거든
스토리도 별로 기억에 안 남고 글도 딱히 인상적이진 않았어
근데 오프리쉬 보면서는 중간중간 감탄했음
어디까지나 개인 취향이긴 하지만 너무 짧고 단순한 문장보다는 약간 진지한? 깊이 있는? 문장을 좋아하거든
그렇다고 막 미사여구 늘어놓고 수식어 많은 장황한 글이 좋다는건 아니고...
근데 오프리쉬는 딱 적당하다고 느꼈음
간혹 이거 무슨 뜻인지? 어떤 의미지? 생각하는 문장들이 있어서
두세번 곱씹게 되느라 읽는데 시간은 좀 걸렸지만
그리고 주인공들 감정 묘사가 되게 탁월하고 섬세해서 좋았어
남주나 여주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두 사람의 상황, 심리 모두 다 공감 가게 잘 그려냄
감정을 너무 자세하게 서술하다보면, 약간 설명충? 처럼 느껴지는 경우가 종종 있거든
그냥 하나부터 열까지 주인공들이 어떻게 느끼고 생각하는지를 걍 독자들 머리속에 강제로 주입하는 수준이 되어 버려서
독자가 생각하고 느끼게 하는 재미? 를 뺏는다고 해야 하나? 근데 그런 느낌도 없었고
그리고 대사가 되게 자연스럽고 살아있는 느낌이었어
소설은 아무래도 문어체 대사들도 자주 보이고, 현실에서는 쓰지 않을 것 같은 어색한 느낌의 대사들도 보이곤 하는데
여기 대사들은 입에 쫙쫙 붙고 쫄깃한게 자연스럽고 좋더라
스토리 전개도 사건, 시간 순서대로 죽 늘어놓는게 아니라
회상 장면들이 중간 중간 적절하게 잘 들어가서 영상을 보는 듯한 재미도 있었음
한가지 아쉬웠던 건... 이 소설에서 씬이 사용? 활용?되는 방식이었는데
아무래도 주인공들이 계속 오해하고 엇갈리고 서로 상처주고 상처받고 그러는 내용이 많다 보니까
서로를 원하고, 또 좋아하는 감정을 확인하면서 말 그대로 사랑을 나누는게 아니라
2권에서는 일종의 자해, 자기파괴의 수단으로, 3권에서는 집착 같은 게 주된 느낌이라
그래서 씬에서는 정작 섹텐을 느끼기가 좀 어려웠고
오히려 과거에 키스나 스킨쉽 때가 훨씬 더 설레고 섹텐 있었던 듯
그래도 간만에 너무 재밌게 잘 읽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