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좋아하는 장르는 피폐 건조 누구 하나 죽어도 이상하지 않을 것 같은 그런 장르 좋아하는데 스트레스성 위경련을 얻고 나서 아, 이런 장르를 읽으면 쟤네가 죽기 전에 내가 먼저 죽겠구나 싶어서 읽게 된 ‘선생님께, 바네사호부터’
먼저 결론만 말하자면 4.5/5.0
진짜 너무 좋았어. 실패할 수 없는 키다리 아저씨 모티브에 불안정하지만 노력하며 단단해지는 여주, 여주가 너무 소중해 가둬두고 싶으나 감히 여주를 막을 수 없어 차라리 본인이 괴로워지는 남주
이 조합 어떻게 사랑하지 않을 수 있어?
스토리도 정신없이 휘몰아치는 게 아니라 잔잔하게 파도치는 듯한 그런 느낌이라 휘리릭 읽기 좋고 무엇보다 표현 거슬리는 게 없었다! 간혹가다 이 장면에서 이런 단어는 좀 깨는데? 이런 연출은 이 장르에 나오면 안되지 않나? 이런 것들이 있는 경우도 있는데 이 작품은 그게 없어서 너무 좋았어.
편지를 주고 받는 거로 한 화를 잡아먹는 것도 거슬리지 않았고 어떤 사건이 발생했을 때 수습하는 것도 납득이 가게 서술해서 만족하며 읽었어.
서로에게만 다정하고 맹목적인 관계가 자칫 잘못하면 주변 사람들에게 피해를 줄 수 있는 캐릭터가 될 수 있는데 얘네는 공과 사를 딱 구별해서 사회인이 읽기에도 편안하다는 게 매력이라 생각해.
조금 아쉬웠던 건 내 기준에서 엔딩이 조금 급하게 마무리 된 것 같아서 아쉬웠어. 물론 이 엔딩도 충분히 납득이 가고 어울리는데 행복한 장면을 더 보고 싶어서 아쉬운거라 크게 문제되지 않아.
로맨스 혹은 로판에서 (연령대에 맞지 않는) 너무 짙은 애정씬이 불편하거나 가볍게 마음 편히 읽고 싶거나, 간질간질거리는 느낌을 얻고 싶다면 ‘선생님께, 바네사로부터’ 한 번 읽어보는 거 추천해!!
시리즈, 카카오페이지에서 읽을 수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