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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외 내게 집착하는 친구랑 연을 어떻게 끊어야 할지 고민중인 중기 (스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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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9.28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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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우선 이제 막 스무살이 돼서 대학 들어온 새내기야

난 고등학교 1학년 때만 해도 진짜 어둡고 우울한 애였어 ㅠㅠ중학교 때 이미지 벗어보려고 고등학교도 중학교 애들이 잘 안 오는 학교로 지원해서 왔고 조금 더 밝아지려고 노력도 해봤어
그런데도 1학년 때는 잘 안 돼서 그냥 포기하고 친한 친구 한 두명만 사귀어서 지냈거든

그러다가 어떤 애가 그림을 그리고 있었나 휴대폰으로 자기가 그린 그림을 보고있었나 그래서 뭔가 동지를 찾았다는 맘에 들떠서 말을 걸어봤어. 그 때 그러지 말았어야 했는데ㅋㅋㅠㅠ 나는 소위 말하는 트위터에 갇혀사는 오타쿠였고 걔도 똑같았음 관심사가 같다는 걸 알게되자 그 친구는 나한테 호감을 표하면서 친구관계를 맺기 시작했어. 그 친구를 편의상 A라고 할게.


A는 아무리 그래도 나 말고는 얘기하는 다른 친구도 없었고 나랑만 지냈어. A 말고도 다른 친구도 있었으니 걔랑 하루종일 붙어있지는 않았지만 살짝 이상함을 느끼긴 했었어. 그래도 맘 맞는 친구 하나만 사귀는 타입인가 싶어서 놔뒀지.

A는 나한테 먹을 걸 무지 많이 사줬어. 맛있게 먹으라고 내가 됐다며 손사래쳐도 자기는 할 줄 아는게 이거밖에 없다며 이거저거 막 사주고 먹여줬어. 올 초 겨울에는 세뱃돈을 받았으니 뷔페에 가자고 해서 기껏해야 이만원이겠지 하고 갔는데 1인 팔만원 뷔페라서... 부담은 증가되고ㅠㅠ 그 때 대학 합격증 제시하면 반값 할인이라 그나마 그걸로 부담 좀 덜었지만 아직도 그게 걸려...

A가 인터넷 지인 일이나 부모님 때문에 많이 힘들어하길래 당시 친구도 많이 없던 나는 고민을 그냥 말해달라고 했어 나라도 도움이 되고 싶어서... 이제와서는 그런 말 함부로 하면 안 되는 건 알아 그 감정이 나까지 힘들게 하더라고. 하지만 이미 뱉은 말이니 물릴 수도 없고 그냥 3년 간 묵묵히 고민을 들어줬어. 이정도는 괜찮았던 것 같아.


정말 힘들다고 느꼈던 건 2학년 즈음부터야. 2학년 때는 A하고 다른 반이었어. 가장 큰 변화는 이 때 친구들이 많이 생겼다는 거야. 여덟명정도?? 지금도 단톡방에서 친하게 매일 연락하고 스스럼없이 지내는 사이까지 됐는데 이 때 처음으로 정상적인 친구 관계라는 걸 맺어본 것 같아. 그 때야말로 좀 먼 고등학교에 진학한 이유와 밝아지려고 노력한 게 빛을 보는 것 같아서 그 친구들이랑 신나게 어울려 놀았어. 그제서야 슬슬 학교 생활을 하는 기분이 되더라.

친해지면 보통 점심을 같이 먹잖아? 그래서 친구들이랑 먹어야지~ 했는데 언젠가부터 A가 나한테 점심마다 찾아오더라고. 마냥 무시할 수도 없고 다른 친구들은 안 친하고(처음엔 친해지려나 싶었는데 A도 친구들도 서로 불편해하는 눈치더라) 그래서 내가 계속 A랑 밥도 먹고, 밥 다 먹으면 A랑 복도에서 계속 얘기하고.

A랑 하는 대화는 대부분 내가 듣는 쪽이야. 자기가 직접 만든 캐릭터 이야기, 세계관 이야기, 게임 이야기 등등... 사실 공감도 잘 안되고 그닥 흥미롭지도 않았지만 중간에 끊고 들어갈 명목도 없으니 종 칠 때까지 반 년 이상을 그러고 있었지ㅋㅋㅋ그냥 나 바빠 하고 들어가려해도 잠깐만 보고가라 잠깐만 얘기하다가라 그러다 점심시간 다 끝나고... 고3 돼서 같은 반이었던 친구도 너 맨날 걔한테 불려가지 않았느냐고 할만큼 점심시간마다 항상 복도에 있었던거야


그 때 유독 힘들었던 건 1학년 때 친했던 다른 친구 B도 나한테 집착하는 경향을 보였어서야. A와 다르게 B는 2학년 때도 같은 반이었고 초반에 다른 친구 사귀는 것도 실패해서 (들어간 무리에서 서서히 소외됐어) 결국 나한테만 붙어있게 됐어.

B는 약간 애정결핍에서 비롯된 허언증이 있는 것 같아. 내 관심을 끌려고 정말 허무맹랑한 소리(네가 좋아하는 아이돌 대기실에서 손을 잡고 왔다, 기타 사적인 고민(심각했음) 등등)를 하는거야. 처음엔 정말인줄알고 그러고 괜찮냐며 걱정해주고 부러워도 해주고 진심으로 울면서 걱정도 해줬는데 점점 말들 앞뒤가 안맞는게 느껴졌어.

고3 돼서야 알았는데 B랑 같이 친했던 다른 친구 C는 2,3학년 때 다른 반이었는데 2학년 때 내가 B를 맡아줘서 솔직히 한 시름 놨다고 하더라. 아무튼 반 안에서는 B가, 밖에서는 A가 붙어있으려고 하니 그 때는 무지 스트레스를 받았었어.


그래도 어떻게든 넘기고 고등학교 3학년이 됐어. B는 취업반으로 빠져서 괜찮아졌지만 A는 세상에 또 같은 반이 되어버린거야... 2학년 때 친했던 무리들은 다른 반이 되고 다른 쪽으로 친하던 친구 서너명이랑만 같은 반이었어. 점심은 A랑 먹느라 다른 친구들이랑은 떨어져서 먹었지만 같은 반이었던 친구들이 점심시간엔 같이 얘기하자며 끌어들여줘서 2학년 때보다는 나았어.

정말 환장하는 건 그렇게 얘기하고있으면 뜬금없이 휴대폰을 보여주면서(주로 자기 캐릭터 예쁘다는 얘기) 대화에 끼어든다는거야. 대화 주제랑 맞지도 않는데 끼어들어서 결국 나는 걔 대화로 말려가고 다른 친구들 무리랑은 떨어지게 돼. 그러면서 걔랑 얘기중에 다른 친구가 부르면 또 그 친구를 노려봐. 나는 노려보는줄도 몰랐는데 째림 당한 친구가 얘기해줘서 알았어.

고등학교 3학년이 돼서야 다른 아이들한테 A가 기피되는 이유를 알았어. 우선 초등학교 때부터 친구가 없었다나봐. 화가 나서 신발주머니를 휘둘러서 남자애를 때렸다거나 성격이 이상해서 친구가 안 생겼대. 고등학교 친구 중 두세명이 걔랑 같은 중학교를 나왔는데 다들 싫어했고 심지어 한 명은 친했다가 질려서 멀어진 애였어.

그리고 가장 큰 이유는 냄새였던 것 같아. A한테는 액취증인가 싶을 정도로 냄새가 많이 났어. 썩은 생선 냄새? 걸레 냄새? 다른 친구들이 같이 밥 먹으려고 하지 않은 건 이 이유가 가장 커. 비위가 약한 애들은 같이 밥 먹으면 토할 것 같아서 먹기가 힘들대. 나는 몰랐는데 걔가 교실에 들어오면 다른 반 애들이 냄새난다고 수근거렸다고 하더라.

머리도 잘 떡지고 비듬도 지는 걸 봐서 안 씻어서 그런가 싶었지만 씻은건가 싶은 날에도 냄새가 나서 그냥 몸 자체의 문제인가 싶었어. 많이 뚱뚱했으니 그 이유일지도 몰라. 그래도 그런 걸로 사람을 멀리 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해서 거기에 익숙해지려고 했어. 나중에 집에 가서 맡아보니 집 냄새도 빨래 냄새도 아니었으니 정말 액취증같은 건가 싶다...


또 언제는 냄새 때문이었나 뭐 때문에 내 다른 친구들이랑 A가 크게 싸워서 A가 조퇴했어. A는 나한테 전화해서 가방 갖고 내려와달라고 하면서 너네 친구들이 날 둘러싸고 몰아붙였다고 하더라. 영문을 모르는 나는(다른 데 다녀왔음) 친구들한테 물어보니 문제 때문에 침착하게 얘기했고 둘러싼 것도 아니고 책상 앞에 혼자 가서 일대일로 얘기했다더라. 그런데 갑자기 소리지르면서 일어나서 싸우더니 생각하고 오겠다며 교무실 내려가서 그대로 조퇴한거야. 전부터 안 좋게 봤던듯 하지만 내 친구들은 이 사건 이후로 A를 더 싫어하게 됐어.

그렇지만 A가 나한테서 떨어지는 일은 없었어. 언제는 학교 끝나고 야자실에 가려는데 잠깐만 집에 있다 가라며 팔을 붙잡는 거야. (A네 집은 학교에서 5분 거리) 보통 다른 애들이면 5분이 뭐야 길어야 3분 정도 실랑이 하다가 못 이기는척 놔주고 다음에 보자며 헤어지잖아. 근데 A는 10분 가까이 손을 꾹 잡고 잠깐만 왔다 가라며 자꾸 끌어당겨서 포기하고 그냥 같이 갔어.

또 언제는, 혼자 있을 시간이 필요할 때 나 혼자만 몰래 가는 별관 옥상 아래 계단에 A가 쫓아온거야. 일단 왔으니 내 땅도 아니고 내쫓을 수도 없으니 그냥 두면서 여기 나 혼자 있고 싶을 때 오는 곳이라고 말했는데도 다음번에 "너 없어져서 여기 있을 줄 알았어"라며 거길 온 거야ㅋㅋ 걔가 오면 말 없이 앉아있는 건 더이상 못해, 그냥 걔 얘기 들어주면서 2학년 점심시간이 재현되는거야. 그 때 그동안 잘 견뎌왔다고 생각했는데 정말 한계구나 싶었어.


대학에 합격하면 몸이 멀어지니 내 쪽에서 연락을 안 하면 서서히 멀어질 거라고 생각했는데, A가 우리 집에서 가까운 조리학교로 진학한거야. 물론 지금까지 마주친 적은 없지만 그 때 살짝 소름이 돋더라.. 그러다가 올해 3월인가? 강의 마치고 친구 만나러 가는데 전화가 왔어. 지금 올 수 있느냐고 그러길래 언젠가 했던 약속이 생각났지만(정확히 날짜를 정하지도 않았고 그냥 그럴까~ 한 지 일 년이 지남) 기억 안 나는 척 하며 다음 약속이 있다고 했어. 그런데도 그냥 올 수 없냐고 하는거야. 정말 선약이 있던 걸 어떡하니, 미안하다고 하고 전화를 끊었는데 그 이후로 2~3개월정도 연락이 안 오는 거야.

나는 드디어 얘가 나한테 정이 떨어져서 연락을 끊었구나, 해서 잘됐다싶어 대학생활 즐겁게 보내고 있었는데 몇 달 전부터 부재중전화가 간간히 찍히기 시작했어. 한 달에 한 번 정도로 지금까지 서너통의 부재중전화가 도착했어.

부재중이 오기 시작한 이후로 죄책감에 시달리게되더라. 종종 A는 나한테 "나 친구 너밖에 없는 거 알지 않냐"며 말해왔었고, 점점 귀찮은 티도 내보고 연락도 줄이고 했지만 막상 대할 때는 웃으면서 지냈으니 갑자기 연락을 끊은 나한테 당황했을 거란 생각이 드는거야. 그러면서 A 부모님이 내게 자주 놀러오라고 했던 말도 떠오르면서 이러다 얘가 어느날 너무 우울해져서 자살하면 어쩌지, 하는 생각까지 드는거야.


엄마도 A도 B도 나한테 집착을 하니 내가 결국 잘못인건가 싶더라. 잘 지내다가도 A 생각만하면 불안하고 가슴이 턱 막혔어. 말도 안 하고 갑자기 연락을 끊은 건 내 잘못이니 한 번만 더 전화가 오면 문자라도 보내자, 했는데 오늘 낮에 전화가 또 왔던 거야.


문자 보내기 전에 A랑 중학교 때 친했다가 질려서 떨어진 친구랑 상담을 해봤어. 걔는 괜히 문자 보냈다가 또 엮이면 어쩌냐고 그냥 차단하라고 하는데 어떻게 해야할까...ㅠㅠㅜㅠ모르겠어 너무 힘들다... A때문에 너무 힘들고 지쳐서 울기도 했는데 막상 A한테 제대로 말 안 한 건 내 잘못이니까...


답답했을텐데 끝까지 읽어줘서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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