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 자기비하, 무기력 콤보였던 백수 인생 6년 후기 (진짜 긴글주의)
내 인생 문득 횟수로 세어보니 6년이란 긴 공백 동안 이력서에 올릴만한 일을 한 것도 아니고
잘 쉬었다고 생각되는 일도 한 것도 없고 남는 것도 없는 세월을 보냈어.
정신적으로 너무 힘들어서 이렇게 글을 쓸 수 있는 상황 자체가 이제서야 숨 쉴 틈이 생겼단 느낌.
이렇게 긴 공백을 생각하면 이건 좀 위험하지않나 싶은데도 지쳐서 일어나고 싶지도 않은 기분이 드는 것 같고 그랬네.
내 인생 행복했던 일이..... 있었나...? 모르겠다. 성취감은 있었어도 매번 힘들고 행복하지 못했던 것 같아.
하지만 이렇게 오늘 글을 쓰게 된 이유는 사소한 일 덕분에 6년 동안 허우적 댔던 과거에서 벗어나 잘지내고있기때문이야.
열살때 설거지 처음 하는데 유리끼리 부딪히는 소리난다고 후식을 드시면서 윽박지르던 어른들,
그런 어른들이 이불 걸어 놓은 빨랫감 뒤에서 나 몰래 방에서 잠만잔 동생에게 돈을 주는 것을 자주 목격 (집안 자체가 남존여비 사상이 강함)
엄마가 말하길 아빠는 증오하고 남동생은 남동생이라서 말하지 못한다며 딸인 나를 믿음이란 이름으로 감정 쓰레기통으로 이용,
어릴땐 엄마가 힘든 모습 보기 마음 아파서 착한아이 콤플렉스처럼 궂은 일 도맏아함.
동생은 뭐 가지고 싶은지 의사를 물어보면서 나에겐 의사는 상관없이 엄마가 입히고 싶었던 옷을 사와서 입혔던것,
거기에 내가 싫다고 거절하면 엄마가 생각해서 사온건데 상처라며 너까지 그러냐 이래서 매번 울며 겨자먹기로 감사합니다 하며 웃음.
내가 너무 아파서 부모님과 병원 갔을때 한의사분과 의사분이 부모님에게 아이가 스트레스 받는다고 하자 돌팔이라며 내 손을 잡고 나온 일들,
그림을 초등학생때부터 그려서 대학 진학도 장학금 받고 그림 관련 전공으로 진학했고
기숙사 생활을 한달에 3만원 받으며 입에 풀칠하는 생활도중 (이때 키 165에 체중 58에서 45까지 내려감)
내가 구입하고 싶었던 교재 구입 비용 이야기로 부모님께 미안함에 무릎까지 꿇으며 말씀드렸더니 집안 사정상 안된다고 하셔서 알았다고 함.
그런데 동생에겐 한달에 30만원 지원하며 나이키 옷 세트로 사주고 필요한 책들을 사준걸 뒤늦게 알게됐고
내가 울면서 토로하니 사줄게 하시다가 미루시길래 결국 사정을 들은 친구가 결제해줬어.
친구가 사줘서 괜찮아졌고 내가 차차 갚을 거라니까 집안 일을 왜 친구한테 말하냐며 생각없는 애라고 야단맞음.
그렇게 심리적으로 위태한 상태가 조금씩 오고 내 인생의 대부분을 차지했던 그림이 오히려 더 날 괴롭게 만들어서
졸업한뒤 전공과는 전혀 상관없는 일자리에 취직해 사회생활 시작했어.
하지만 시급에 비해 노동이 살인적이고 같이 일했던 사람들은 너무 좋았지만
내 몸이 우선이란 생각에 1년만 채우고 반년정도 물리치료 받으며 쉬었어.
그리고 재취직했는데 텃새가 매우 심한 곳이더라. 뒷말도 상대가 앞에 있는대도 할 정도.
그래도 인사는 무조건 밝으며 거르지말아야 한다는게 내 신조라 뒷담을 하던, 인사를 씹던, 거르지않고 했어.
그러다가 다른 애들이 세명 연속으로 관두면서 나도 이때다 싶어 반년 채우기 전에 관뒀다.
그동안 회사 경비 아저씨, 과장님, 다른 팀원에 속한 계장님, 팀원들이랑은 친해졌는데 (글쓰는 지금도 연락함)
웃기게도 내가 속한 팀은 한분 빼곤 도저히 잘 못지내겠더라고.
다른팀은 분위기 좋고 인원도 요지부동인데 우리팀은 삭막하고 사람 나가는 것만 봐도 내가 노력해봤자 의미없는 곳이겠구나 했고.
그렇게 내 자존감 깎는 회사에 남을 필요없다 싶어서 나왔고, 쿨하게 괜찮은줄 알았는데, 아니더라고.
짧았지만 그동안 들었던 무시와 뒷담화가 가족으로인해 조금 남아있던 내 자존감을 이미 떨어뜨려놨고 어느새 자기 비하를 하고 있는 내가 있더라.
그뒤로 집에서 관련된 일들에 대한 우울함 (어르신들 치매, 암 수발)
회사에서 강하게 지내왔다고 생각했던 일들은 사실 자기비하의 시발점이 됐고
이유없는 무기력까지 찾아와 자살할까 그래도 안돼 라는 두가지 사이에서 고민을
정신차려보니 6년 동안 하고 있었어.
6년동안 인터넷 자살예방사이트에 글 형식으로 고민도 털어놔보고 돈내고 센터에 직접 찾아가보기도 하고
(당시 털어놓으면 내가 상처받고 말한걸 후회해서 털어놔도 시원해진 적이 없어 가지고 몇번 가고 말았고
우리 집안이 유독 유별나서 친구에게 털어놔도 공감하지 못하고 당황하길래 분위기 헤치기도 싫어서 집안일은 그냥 말안함)
뭐라도 시작하면 작은 희망이 되지 않을까 싶어 그림도 다시 그려보고 먹고 싶은 것도 먹어보고
나가서 쇼핑, 운동, 요가 학원도 다니고 기타도 배워보려 사서 쳐보기도 하고...
그 사이에 난 일어나려고 애쓰는데, 가족은 와서 힘내랍시고 충고해주는 말들 상처투성이고
(예: 너보다 힘든 사람 많다, 배가 불렀구나, 멀쩡한데 한심하게 왜그래)
난 내가 일 안다니고 정신적으로 약하다는게 부끄럽지 않다고 생각하거든.
근데 부모님은 나한테 일다닌다고 친척들에게 거짓말 시키고 주변 사람들에게 없는 말 지어내는 과정중
내가 말실수 할까봐 내 발언은 다 가로 막으며 엄마가 내 인생 소설 지으실때,
자신을 부정하는 기분에 자존심, 자존감 다 같이 마이너스로 하락하더라.
덕분에 뭘 해도 행복하려 애쓴 나만 있고 진실로 행복했던 하루는 없었고 힘들어도 학생때까진 덬질로 버텼었는데,
우울 자기비하 무기력 콤보 오고 나선 관심있는 것도 하나 없어서 삶의 의욕도 자연스럽게 없고 목적도 없고
죽을 자신 조차도 없는 내가 너무 한심해서 숨쉬다 울고 불면증에 시달리고 그렇게 지냈어.
하지만 죽고 싶은 마음은 강해도 죽기는 싫었는지 중간에 조금씩 노력하다보니 지금까지 온 것 같아.
그렇게 하루하루 죽지못해 사는 마음으로 지내다가 글을 쓴 작은 계기가 일어났어.
해외에서 잠시 오신 친척분이 한국에 오셨는데 이 분은 내가 태어날때부터 가깝게 지내시던 분이셨거든.
그래서 한국에 머무시면서 우리집을 출국하기 전날에 같이 만나 밥도 먹고 구경도 이것저것 했어.
이때까지만해도 어른들 앞에서 분위기 초치면 안되니까 억지 웃음 지으며 지옥에 온듯한 기분으로 다녔다.
그렇게 헤어질때돼서 내 손을 잡고 인사하시는데 이때까지 잘하고 있는 것처럼 잘하면 돼 라며
자기가 살고 있는 해외로 놀러와라, 너라면 올 수 있다 (할 수 있다) 라며 머릴 쓰다듬어 주시는데 이유없이 눈물이 펑 하고 터지더라.
친척분은 엄마가 만든 소설에 일하고 있는 나를 생각하며 말씀주신건데
머리 쓰다듬 때문인지 내 입장을 알고 말씀하신 것 처럼 들려서 위로의 말로 들렸거든.
위에 적은 내 인생 사이에 나를 숨기고 채찍질한 사람만 가득했지 응원하고 보듬어 주는 사람은 없었어.
(센터의 경우 메뉴얼대로 이렇게 날 위로하는 거구나 하며 분석하고 있는 내가 있어서 응원 받아도 당황스러웠음)
전문적으로 위로 받지 않고 제 3자가 날 위로해주길 기다린 6년처럼 친척의 말과 머리 쓰다듬에
막힌 6년이 뚫고 흘러나오는 기분을 느꼈고 창피했지만 당황하신 친척 손을 꽉 잡고 꺽꺽 울었어.
옆에 있던 부모님은 당황스러우신 표정이 역력했고.
난 이 답답한 6년 동안 가족의 위로, 응원, 보듬음, 이 말들 기다렸었구나를 깨닫고,
이 기다림을 아무 생각없이 하신 친척분의 행동으로 인해 이제 그만 기다려도 될 것 같단 생각과
위로가 되고 용기가 됐단 감사함에 운 나 자신이 신기했어.
항상 아침 눈을 뜰때마다 인생이 꼬였다고 생각했던 기분도 이 일을 계기로 풀어진 기분이야.
앞으로 제대로 정신차리고 추스린뒤 취직 준비할건데 취직하고 나를 괴롭혔던 가족들과 분리해서 살려고 계획 현재진행형.
지금은 과거에 비하면 아주 잘 지내지만 그래도 내가 나가서 사는게 더 좋아 질 것 같아서 결정.
6년이란 공백이 내 이력서에 아무것도 채워줄 순 없고 짧은 경력들에 그만큼 앞으로가 힘들테지만 열심히 살아가는데에만 중심으로 힘쓰려고해.
신기하게도 생각을 부정적으로가 아닌 부정적이라도 어쩌라고 앞으로 잘살아보자 로 생각이 전환되네.
이게 내 스위치 였던 것 같아. 나를 쓰다듬어주고 긍정적인 말을 해주면 나도 할 수 있는 사람이란걸,
스스로 잘 알고 있었던 기분이야. 이번 계기로 각성한거같고.
이때까지 조금 기분 좋아도 행복한 척을 6년간 했었는데, 지금은 그냥 해방된 기분이라 좋아.
나를 위로해준 그 말과 느낌이 꺼진 엔진에 불을 붙여줘서 잠들어있던 긍정이 힘내고 있는 기분이야.
난 이제 뒤로 불러날 곳도 없고 나도 살고 싶은 상황에서 이 계기는 나를 살려준 불씨라 생각돼.
6년간 이런적 처음이고 나도 살고 싶으니까 앞으로 천천히 무리하지말고 잘해보자!!! 며 스스로 다짐하고 있다.
현재 내 의견을 표출하고 상대는 무조건적으로 100% 배려하지않고 뜻이 안맞으면 그렇구나 하며 지내고
덕분에 가족들도 내 눈치? 라고 하긴 이상한데 서로간 지켜야 할 선을 잘 지켜주고 있어.
가끔 툭 튀어 나오는 말에 상처 받긴 한데 그 부분을 말하고 상대가 짜증내도 알아만 두라고 해.
옛날에 받은 상처는 자잘하게 다 치료할순없어도 지금이라도 서로 대화하며
상황에 따라 융통성 있게 내 입장을 소신있게 밝히는 걸로 지내.
일도 준비중이고 취직하고 자리 잡았을때, 지금은 거짓이라도 이 거짓에 기죽지않고 스스로를 돌보며 진짜로 만들려고.
또 동생은 잘 생각해보면 주변 어른들의 차별 태도 때문에 그렇지 나랑 동생은 서로 큰 문제가 없더라고.
그래서 어른들이 만들어 놓은 틀에서 서로 적대시 했었는데,
조금씩 마음열고 대화하고 소소하게 챙기며 둘이서 외식도 같이 갔더니 지금은 가끔 투닥거리고 잘지내.
내 일에 관해서 원래 크게 터치하며 부모님 생각하라던 동생이었는데,
현재는 누나도 생각이 있겠지, 알아서 잘할거야, 라고 말해줘서 고맙지 뭐.
짧게 쓰고 싶은데 6년동안 닫힌 마음 깨닫고 나니 나도 모르게 이렇게 털어놓게 된다.
지금도 예전과 다름을 느끼는건 이렇게 털어놓고 글을 쓰는데, 불편한 것 없이 편하다는거.
여유가 생기니 6년만에 덬질도 눈에 들어오고 사람 생각이 달라지더라.
6년동안 몸에 베인 우울함, 자기비하, 무기력이 가끔 튀어 나오는데,
그때마다 나혼자 거울 보고 노래에 맞춰 춤춰보고 흑역사 생각하면서 이불도 차보고 영화나 드라마로 달래.
정말 우울하고 무기력 하면 자기비하 하느라 바빠서 뭘 보는 것 조차 힘든데 지금은 뭘 보면서 힘내는게 즐겁다.
이 일을 이겨냈다한들 인생은 길고 앞으로도 힘든일, 풀죽을 일, 부딪쳐야 하는일들은 끊임없이 찾아오겠지.
죽을 만큼 힘든일이 다시 찾아와도 이 일을 기억하며 힘내려해.
평생 어둠으로 걷다 자살로 인생 마감할 것 같은 삶이라 생각했었는데,
터닝 포인트가 이렇게 다가올줄은 전혀 몰랐어.
긴글 읽어준 덬들 고맙고 모두 힘든 시기가 와도 정말 잘 이겨냈으면 하는 마음뿐이야.
다시 한번 긴 글 읽어줘서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