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로 길이가 짧아 가스레인지가 제대로 덮이지 않는 참혹한 현장)
원래 쓰던 게 마음에 들었던 원덬은 우리 집 가스레인지 크기와 맞는 덮개를 찾아 헤매었으나 결국 찾지 못했음. (왜 세로 길이 최대 크기가 죄다 54cm인 것인가ㅜㅜ)
평소 잔머리 굴리길 좋아하는 원덬은 결국 다이소 탐방을 나섰음.
처음에는 그냥 너비 조절이 가능한 냄비 선반 같은 걸로 대충 때우려 했으나, 그나마도 내가 갔던 다이소 지점에서는 찾을 수가 없었음.

(대충 이런 거)
그리고 여러 개 붙여서 사용해야 하는 것도 마음에 안 들었음.
결국 기왕 내친 걸음이니 이케아로 달려가 검색대에서 60cm, 패널, 보드, 선반 등의 검색어로 폭풍 검색을 시작함.
(미리 찾아보는 것 따위는 막 이사를 마친 원덬에게는 가능한 일이 아니었다)

그러다 요 놈을 발견하고 이걸 쓰고야 말겠다는 의지에 불타버리고 말았음.
대충 손잡이 같은 거 이케아에 많이 파니까, 패널에 구멍도 숭숭 나있겠다
그냥 나사로 고정하면 얼추 덮을 수 있을 것 같았음.

하지만 보다시피 손잡이의 높이는 길어야 4.5cm 정도였고, 내 가스레인지 덮개는 최소 7cm 이상의 높이가 되어야 했으므로 손잡이를 다릿발로 쓰는 전략은 아쉽지만 폐기해야만 했음.
일단 후퇴를 선언하고 아까 봤던 화분이나 사서 집에 가려는데 늙고 지친 원덬의 눈에 북엔드가 운명처럼 들어왔음.

(너무 지쳐있어서 찍은 사진이 없음, 스샷으로 대체)
철제야! 흰색이야! 싸! 심지어 케이블타이 묶기 좋으라고 구멍까지 뚫려있어!!
더 고민할 것 없이 바로 4개 집어서 집으로 달려왔음.
그리고 이 선택은 올해의 잘한 짓 베스트 38,264위 정도에 들 것으로 예상됨.
56×56cm 페그보드가 가스레인지 크기에 아주 딱! 맞았던 것임.
그 의미는, 높이를 맞춰줄 다릿발을 붙일 여유 공간이 없다는 뜻임.
자기부상덮개가 아닌 다음에야 어떻게 덮을 건데;;;
그래서 좀 보기는 싫겠지만 북엔드를 부족한 너비 만큼 빼서 고정하기로 결정함.


해서 나의 가스레인지 덮개는 이렇게 만들어졌음.
결과물 사진은 다 하고 찍은 거라 다릿발(북엔드)에 뭐가 끼워져 있는데 고무 패킹임.
싱크대 인조대리석 상판에 철제 북엔드를 모로 세우니까 소리도 크고 끼긱거리기도 해서 거슬렸음.
기존에 쓰던 덮개에 장착되어 있던 미끄럼 방지 패킹을 떼서 끼우려고 했는데, 뜯어내려니 안쪽에서 점착된 것 같이 단단히 붙어서 안 떨어졌음.
그래서 이 고무 패킹만 따로 파는지 찾아봤더니 팔더라... 감사합니다...
다음날 바로 받아서 끼움.
총 비용 정리하자면 다음과 같음.
이케아 스코디스 페그보드 56×56cm = 20,000원
이케아 회슬라 북엔드 개당 1,900원×4개 = 7,600원
아텍스 고무패킹 3m당 2,500원×2개+배송료 3,000원 = 8,000원
총계 35,600원
가스레인지 덮개 하나 가격 치고는 으음스럽긴 한데 나는 나름 만족함.
하지만 가로세로 60cm 이상, 높이 7cm 이상을 충족하는 흰색 철제 덮개를 파는 곳을 알고 있다면 반드시 내게 삐삐 쳐주기 바람.
결론.
DIY는 재밌다.
가성비는 모를 일이다.
그래도 쓸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