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연락오는 조사는 무조건 가려고 하는 편이었고
직계가족중에 조부모상은 거리가 너무 멀면 조의금이라도 보내는 식이었음
근데 몇년이 지나도 생각나는 연락받고도 안간 조사가 하나 있어
내가 대학생때 굉장히 좋아하고 친했던 선배가 있었는데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이 선배가 남미새 경향이 좀 있었던듯해 심한건 아니었고 남친과의 약속이나 데이트가 가장 최우선인 사람이라
이거 외엔 괜찮았어 그냥 보통 친구들처럼 잘 지냈거든
그런 선배가 결혼식 날이 잡히고 청첩장을 받기로 약속을 잡았는데 하필이면 그때 내가 프로젝트 마감기한이라 부득이하게 약속을 미루게 됐어
선배도 야근이 많은 직종이라 약속잡을수 있는 날이 많지 않았고 쉬는날은 남친이랑 만나야해서 선택지가 점점 좁아졌지
그렇게 한번은 내 사정으로 미루고 그 다음엔 선배 직장일로 또 한번 미루게 되었고 그다음에 겨우겨우 선배가 주말 점심때 시간이 비어서 그럼 점심이라도 먹자! 하고 날을 잡았고 그 전날이 되었는데 연락이 온거야
“시어머니가 그날 혼수보러 같이 백화점 가야해서 못만나겠다” 고
그래서 그때 문득 생각했지 나를 정말 만나려는 생각이 있나...?
왜냐면 그 선배 페이스북에는 청모하러 친구들 만난 사진, 남친이랑 데이트하는 사진이 그 사이에도 꾸준히 올라왔었거든
그당시에는 친구가 많아서 약속이 꽉 차있구나 바쁘겠네- 생각했는데
나는 아주 잠깐이라도 좋으니까 만나서 청첩장 받고 싶었고 그렇게 얘기도 했었어 “한시간이라도 좋다” 고
근데 선배는 그 한시간마저 뺄 시간이 없었던게 아니라 “나한테 한시간” 을 쓸게 없었구나 하는 깨달음이 오더라 왜 나와의 약속은 계속 미뤄지는가...?
왜 내가 사정해서 청첩장을 받아야 하는거지 현타가 왔고 그 시어머니와 혼수보러 간다던 날은 결혼식 2주 전이라 이제 더 만날수 있는 날도 없었어
이후에 내가 연락했더니 그 2주마저도 비는 시간이 없다며 모바일 청첩장을 보내더라
그때 이 선배는 내가 제일 친하고 좋아하는 후배라고 항상 하던말이 그냥 입바른 소리였구나 깨달음이 왔고 나는 축하한다고 말하고 결혼식에 가지 않았어 축의금도 안보냈어
역시 결혼식 끝나고도 연락이 없었지
그렇게 선배랑 관계가 끝났다고 생각했어
한 5년 지났나?
기억도 흐릿해질 시간인데 어느날 카톡에 연락을 해온거야
나보고 오랜만인데 잘 지냈냐고
시간도 많이 흘렀고 결혼식에 안갔으니 정리당한 인연이라고 생각했는데 먼저 연락해주니 반갑더라고 감정은 흐려지니까
그사이에 아기도 낳았다고 애들 사진도 보내고 자기 그동안 이렇게 살았다고 얘기하면서 나랑 연락 끊겨서 서운했는데 자기가 다시 연락하기가 망설여졌었대 근데 너가 생각나서 용기내 연락했다고 하길래 그게 너무 고마웠어 가끔이라도 연락하자 하고
근데 그 청첩장일로 나는 이미 마음이 다 떠나서 그냥 그런 지인1 인채로 지내고 있었는데 한 두달뒤인가 부고장이 온거야 선배 아버지가 돌아가셨다고
선배가 시간되면 와서 얼굴봐도 좋고 바쁘면 안와도 된다고 이런일로 연락해서 미안하다며 사과하길래 아니라고 나도 시간 빼보겠다 했어
가려고 준비를 하는데 뭔가 기분이 너무 안좋은거야 왜 나는 이 선배가 필요로 할때? 쪼르르 불려가는 기쁨조인가 오랜만에 연락한것도 부조금 받으려고 한건가? 아무리 그래도 조사인데 내가 생각이 너무 나간건가? 자책까지 들더라
그래서 고민하다가 결국 안갔고 조의금도 안보냈어 마음이 안내켜서
근데 이번엔 결혼식때랑 다르게 연락이 왔어 장례 잘 마쳤다고... 그래서 고생했다 마음 잘 추스려랴 하고 그렇게 연락이 끊겼네
이게 내가 인생에서 유일하게 가지 않은 조사인데 몇년이 지나도 계속 생각나
갔어야 했나 조의금이라도 보냈어야 했나
조사는 무조건 가는게 맞는건가 내가 잘못한건 아닌가 별의별 생각이 다 들었네
가는게 맞았던걸까? 나는 아직도 그 답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