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연히 경제 활동도 못했고 내가 생활비를 계속 대드렸어
다행히 대기업다녀서 월급이 적진 않지만
엄마 병원비에 생활비에...
그러다 내가 결혼해서 가정이 생겼는데
배우자가 먼저 제안해줘서 지금 엄마랑 같이 살고 있거든
근데 엄마는 내가 살갑게 대하지 않는다고 항상 서운해하셔
모든 이야기를 다 쓸 순 없지만
엄마가 객관적으로 뭔가를 크게 잘못한 건 아니야
엄마 나름대론 정말 나에게 최선을 다했다는 것도 알아
그런데 아프신 기간이 길어지면서 확실히 나도 지치는 것 맞아
최근에 갑자기 돈 들어갈 일이 많아져서
엄마한테 우리 좀 아껴 쓰자고 말했거든
그럼에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자기 필요한 걸 말하는 거야
아 물론 사치품은 아니야
주로 먹는거랑 관련돼 있긴 한데
우리가 밥도 다 챙겨 드리는데 그거 말고 간식을 진짜 많이 드시거든
하이뮨 아이스크림 과일 빵 등등등
이렇게 소소한 간식비'만' 일주일에 15만원은 족히 들어
그래서 내가 그거 좀 줄이자고 말했더니
끝까지 본인이 원하는 거를 얘기하더라고
특정 아이스크림 먹고 싶다고 해서 내가 그거는 말고
기프티콘 받은거 있어서 시켜 주니까 또 안 먹어
커피도 마찬가지야 자기가 먹는 것만 먹어야 돼
할인하는거 있어서 사왔더니 자기는 그거 안 먹는대
나도 솔직히 엄마한테 서운하기도 하고 이번엔 오기가 생겨서
원하는 거 안사다줬더니
동네방네 아는사람들한테 전화해서 우리 딸이 이걸 안 사준다며
필요한 걸 집으로 보내달라고 연락하는 거야
그래서 사람들이 줄줄이 집으로
그런 것들을 보내줘
내 체면따위는 생각도 안 하나봐
내가 너무 예민하게 생각하는 거야??
10년 넘게 내가 생활비 대고 병원비 대고 하면서
이런 말 한 적도 없는데
고작 자기 먹고 싶은걸 못참아서
온갖 데 다 얘기하고 이런걸 택배로 받아서 굳이 굳이 먹어야 해??
진짜 너무 속상하고 엄마한테 너무 서운한데
내가 예민한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