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1년 전에 알츠 하이머 진단을 받으셨어
하지만 우리 자녀들은 인지를 못하고 있었어
왜냐면 엄마는 원래도 청소를 잘 안했고, 음식을 잘 안했고,
늘 화를 내고, 충동 구매도 많이 하고, 원래도 돈에 집착을 많이 했으니까
우리가 어릴때 부터
나는 엄마에게 선물을 준 적이 없어
정확하게 말하자면 내가 산 것을 엄마가 다시 나에게 되돌려주거나 별로 안좋아했어
엄마는 비싸고 자랑할 수 있는것을 원했는데 그당시 그런 것을 사줄 수 있는 형편이 아니었어
어느날은 백화점에서 예쁜 모자가 있길래 큰 맘 먹고 샀는데 엄마가 마음에 안든다고 나에게 다시 돌려줬어
그런데 엄마가 진단 받은 후에 혹시나하고 그 모자를 드렸는데 좋아하시더라고 (10년 전쯤 산거)
엄마 알츠하이머 진단 받아서 엄청 슬퍼야 하는데
철딱서니 없게 들리겠지만 1년동안 엄마랑 친하게 지내서 좋았어
한가지 후회되는거는 어른되고나서 동생에게 엄마 험담을 많이 한거
그리고 엄마에 대해 동생이 나와 같은 감정을 공유하도록 유도한거
내가 엄마와 친하게 지내기 시작하니 동생도 자연스레 엄마와 잘 지내더라고
그 모습을 보니 내가 그동안 무슨짓을 한건가 싶다
그럴수 없겠지만 엄마가 지금보다 더 아프고 병들지 않으면 좋겠다
수십년치 한꺼번에 하려니 마음이 급하다
후기방인데 1년동안 달라진 점도 남겨야지
-인지 기능 떨어지는 것을 최대한 늦추는 것에 초점을 맞춰서 대응함 (전화통화 자주 많이, 초등 문제지, 손 뜨개)
-잘 안드시고 화장실 잘 못가는 것의 악 순환 시작
-악순환의 고리에 살 빠지고 기력 떨어지는 것도 시작
-엄마가 다니시던 병원을 모두 서울로 옮기는 중 (내과, 정형외과, 신경과 등등 / 치과는 못 옮김) - 이유는 선생님의 대응이 너무 달랐기 때문
-그외 다른 알츠하이머의 증상들이 원래 엄마 성격인지 증상인지 애매해서 맨날 동생과 토론함 (엄마는 원래 그랬어가지고....를 하루에 한 10번은 말하는 듯)
-로켓프레시는 이제 필수
-치매 보험은 어쩌면 들어두고 치매 걸리는 것을 노린 것 아닐까? 라고 의심 여러번 함 (보험사는 계약자가 치매 안걸려도 이득, 걸려도 이득 / 부모님이 치매 보험 드셨으면 증상이 더 심해지시기 전에 계약자와 수익자 확인하고 변경 필요하면 미리 하고, 대리인 지정도 미리 해둬 / 대리인 지정이 안되어 있으면 본인 확인이 안될때 진행이 안되거나 더딘 부분들이 있어/ 대화가 안되는 치매 노인은 대체 어떻게 할건가요 ㅠㅠ 엄마가 심하지 않아서 그나마 다행)
쓰고보니 별거 없다
모두 건강하게 잘 지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