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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외 같은 ADHD 덬들의 의견을 듣고 싶은 초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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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0.03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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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같은 힘듦을 겪고 있는 덬들아 안녕...

난 우울증, 편집증 등등 다른 앓고 있는 병도 많아서 약을 여러개 먹고 있어

그러다보니 부작용 없고 효과 있는 약 조합, 용량을 맞추기가 어려워... 아직도 ing중 ㅠ

다른 건 제쳐두고 ADHD는 지금 콘서타 성인 최대 용량으로 먹고 있고,

다음부터는 그... 뭐야 약 이름 생각 안 나는데ㅋㅋ 다른 약도 여기에 추가로 먹을 예정이야ㅠ

암페타민 얘기까지 나왔었고... 우리나라는 불법이라 처방 못 받지만.

쨌든 내 상태는 이 정도 수준이야ㅠ 

 

본론으로 들어가면...

같은 ADHD덬들아, 내가 전직을 해도 될 거 같니?

이제부터 풀어볼게...

 

지금 내 직업은 방송작가야.

방송작가는 녹화 빼면 문서작업이 대부분이고,

그 문서량, 종류가 어마무시하게 많고 다양하고,

항상 귀를 열고 있어야 하고, 빠릿빠릿 움직여야 하고

이 직업도 사람들 대하는 직업이고...

무슨 말 하고 싶은 건지 알겠지? "내가"하기에는 너무 어려운 일들이야

이 일을 놀랍게도 4년째 하고 있어...

 

실수 엄청 많이 해. 

예상했을 거 같은데 일단 문서 정리 자체를 못하고. 

우선순위 정해봤자 의미 없고.

 

귀는 열고 있는데 열고 있는 게 아니야...

누가 한마디 하고 또 그 뒤에 말을 잇자마자

아까 무슨 말 했었는지 1초만에 까먹고.

 

그냥 생각이 없어. 와 쟤 진짜 생각없네ㅋㅋ

하면서 으레 말하는 그런 뜻이 아니라 진짜 의미 그대로 '생각'이 없음.

뭔가를 생각하려고 하면 모든 게 멈춰버려

 

근데 어떻게 4년동안 하고 있냐고?

내주제에 인복은 또 많아서 처음에 줄을 잘 탔고

이 메인언니(내 사정 다 아심)만 졸졸 따라다녀서 가능했던 거야...

 

일단 내가 방송작가에서 전직하고 싶은 직업은 전문 프리뷰어야.

이게 뭔지 모르는 덬들을 위해 설명해줄게

 

녹화 한 편을 해서 1회분의 영상이 나왔겠지?

편집하기 전, 원본 그대로.

그럼 녹화를 진짜 하루종일 한 거 아닌 이상 보통은 3~4시간 정도야.

이 4시간 동안의 영상 속 들리는 말소리를 토씨하나 안 틀리고 받아적는 것임.

 

그럼 무슨 능력이 필요하겠어... 일단 기본적으로 타자 실력이 필요하겠지?

타자는 평균이거나 평균 조금 이상이야. 여기엔 문제가 없어

근데ㅋㅋㅋㅋ 알잖아? 들리는 거 못 따라가고, 방금 들은 거 까먹고...

받아 적으려면 한 마디 듣고, 멈춰서 그 한 마디 쓰고, 다시 재생해서 한마디 -> 반복

 

작가일 하면서도 인터뷰, 미팅 같은 거 하면 녹취본 프리뷰하거든.

만약 1시간짜리 인터뷰 녹취본이 있으면 남들은 이거 2시간이면 끝내.

근데 난 이걸 하루종일 붙잡고 있어. 과장 없이 5-6시간 정도...

이렇게 쳐느린 거 너무 당연하잖슴!!!

재생했다가 멈췄다가 재생했다가 멈췄다가 이러는데 어떻게 빨리하겠슴!!!

 

그런데도 왜 프리뷰어가 되고 싶냐면

내가 남들처럼 속도만 빨랐으면 정말 즐기면서 할 수 있을 것 같아

난 지금 너무 느리고, 느리다고 혼나서 울며 겨자먹기로 하고 있지만

그거 빼면은 꽤 재밌거든... 지금은 개싫어. 느리니까.

근데 진짜 딱!! 이 부분만 뺴면 즐길 수 있을 것 같아

 

또, 남들 대할 일 없으니까.

이건 정말 개인이 의뢰받고 혼자 하는 일이라 너무 좋아

나 독방에 갇혀서 일하고 싶어^^...

 

그래서 덬들아... 같은 ADHD를 앓고 있는 덬들아...

내가 탈 작가를 하고 전문 프리뷰어가 되는 거 가능하다고 보니?

정말 꾸준히 연습하면 속도 나아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슬쩍 들어

실제로 다들 처음에는 프리뷰 속도 진짜 느린데 하면서 계속 빨라지는 거거든

처음부터 1시간짜리 2시간만에 하는 사람은 별로 없고 그냥 일하다가 빨라지는 거야

 

근데 모든 건 팀바팀이라 나는 프리뷰할 일이 별로 없었어

가끔 생길 때마다 진짜 개쳐느리게 한 거...

그래도 5~6시간은 심각하지ㅠ

위에서 1시간짜리를 2시간만에 하는 사람 별로 없다고 했는데

그래봤자 3시간 정도면 끝낸단 말이야

글구 다른 사람들도 연습해서 실력이 늘은 거라고 해도 상황이 달라

그 사람들은 정말 '처음'이라서 적응이 안 되니 느린 거고

나는 소리를 따라가는 게 불가능해서 속도가 안 나는 거고...

 

그냥 물어봐도 될걸 왜 ADHD 덬들한테 물어보냐면

내가 지금 "흠... 연습하면 가능하지 않을까..." 하는 게 

다른 adhd들이 보기에 "우리같은 사람들이? 말도 안 되는 소리!" 할 일인지, 

아니면 덬들도 "음 우리더라도 연습하면 되지 않을까"라고 생각할지 궁금해서.

같은 상황인 사람들이 제일 잘 이해해주고 느낄 수 있으니까...

말해줘 덬들아 너희는 어떻게 생각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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