덬들아 안녕! 아까 집주인 할아버지와 대화하고 바로 쓰는 글이야.
전 글에 조언을 많이 받아서 상황도 알려주고 싶고
개강 앞두고 자취 준비하는 덬들에게도 참고가 될까 해서 후기 글을 써.
https://theqoo.net/review/3344629718
정확한 사정은 이 글을 참고해줘
결론부터 말하면 이번달부터 월세 인상해서 500/60 (관리비 포함) 에 지내기로 했어.
청구권이라든지 한번에 5% 인상만 가능하다는 댓글이 달려서 여기저기 알아봤는데
보니까 월세 따로 관리비 따로 인상하는 식으로 편법을 쓸 수도 있다더라고.
그리고 부동산 하는 할아버지가 책 안 잡힐 방법을 모를 것 같지 않고...
일단 수소문해서 학교 근처 괜찮은 부동산을 방문해봤어.
(*내가 지내는 곳은 서울에 대학 밀집해있는 동네야)
중개사) 방이 마음에 드냐?
원덬) ㅇㅇ 방은 너무 좋다.
중개사) 그럼 그냥 올려주고 1년 지내라.
그 위치 그 컨디션 그 가격으로 다른 방을 못 구하고 이 날씨에 이사며 복비며 생각하면 이사 안 하는 게 낫다.
원덬) 넵 알겠습니다..ㅜㅜ 근데 이건 저희 집주인만 그런 건가요 아니면 모든 집주인에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인상 패턴인가요
중개사) 이 동네는 너무나 집주인이 갑이다. 중국인 유학생이 하도 많아서 그냥 부르는 게 값이다.
코로나 전후로 월세가 거의 30만원이 뛰었다.
강남 오피스텔이 200/75이고 3개월 계약도 가능한데, 대학가는 집 좀 괜찮으면 1000/72(관리비 포함)/계약기간 2년 때려버려도 다 계약이 된다.
특히 신축만 고집하는 여학생들 덕분에 코딱지만한 원룸도 80만원에 나간다. (야 이 부자들아)
이 동네 어르신들 다 서로서로 친하고 욕심이 얼마나 많은지 작정하고 올리려 들면 학생들이 이길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집주인이 학생을 정말 내쫓고 싶었으면 월세 65를 불렀을 거다.
빨리 졸업하고 이 동네 뜨는 게 답이다...
대신 이번에는 6개월 지나고 돈 못 올리게 계약기간을 꼭 1년으로 잡을 것.
원덬) 넵넵
중개사) 그리고 정 깎고 싶으면 58 안 되냐고 졸라봐라 그럼 59에 해 줄 수도 있다
협상은 그렇게 하는 거다
내가 듣고 싶었던 말은 "60도 비싼 건 아니다" 라는 말이었기 때문에 사실 홀가분했어.
부모님께 이 얘기를 전했더니 58 협상은 좀 아닌 것 같다고...
나도 12만원 아끼려고 그 고집불통 할아버지 심기를 또 건드리고 싶진 않았고 감사하게 부모님 지원을 받고 있으니 그 말을 따르기로 했어
그리고 집으로 돌아오는데 집주인 할아버지를 만남 -_-
만나자마자 또 왜 아빠한테 전화오게 만드냐고 언짢아 하시는 거야 -_- (자기가 어제 우리 아빠 딸한테 그렇게 진상을 떨어놓고 부모가 좀 가만히 안 있으면 어때서;; -_-)
하지만 하느님 위에 집주인 있다는 깨달음을 얻은 후라 30분간 집주인의 한풀이를 들어주다 돌아왔어... ^^
솔직히 지금 계약서가 55만원으로 되어 있어서 진짜 법으로 따져보면 어떻게 방법이 있을 것도 같거든
그렇지만 느낀 점은... 만 스물 둘이어도 아직 너무 핏덩이더라고
86년간 여기서 나고 자란 할아버지를 이겨먹기에는 내가 너무 옹골차지도 못하고 심적인 여유도 없었어
(본인 피셜 이회창이랑 형님 동생 하는 사이라더라; 내참)
주인집이 바로 윗집인데 1년간 얼굴 보기도 무섭고, 방 빼고 나서 뭘 어떻게 트집을 잡아서 청구할지도 모르는 일이고 🥲
이번에 1년 계약서 똑바로 쓰면 앞으로는 돈으로 부딪힐 일 없겠지 생각하며 위안 삼고 있어.
앞으론 좀 젊고 적어도 카톡을 사용하는 사람이랑 계약하려고ㅋㅋㅋㅋ
힘들게 지내는 집이니만큼 열심히 공부해서 졸업 전에 꼭 좋은 곳 취직하고 싶다!!!
끝으로 나랑 비슷한 경험을 하게 될 집 구하는 덬들에게
집 구하는 건 자기의 꼼꼼함 이상으로 운이 받쳐줘야 하는 것 같음ㅋㅋㅋ
모두에게 그런 운이 따르길 소망할게 🍀 앞으로의 나한테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