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여름휴가는 가지말고 차라리 가을이나 겨울에 해외가자고 했거든. 왜냐면 국내숙소도 삼십넘고 그러니까 그거 좀 아껴서 해외에 보태자 이랬는데
아빠도 동의함
그런데 그렇게 말은 동의해놓고 며칠날 예약가능하다 이런식으로 매일 매일 칠월달 내내 엄마한테 말하니 엄마가 무심코 그럼 하라고 했나봐 하루만 놀자고 그럼
그랬는디 하루만 놀자더니 그다음날도 숙소가 있다고 지역 옆으로 옮겨 하루만 더 놀자고 함
엄마는 그럼 해외는 안가려나보다 하고 그러라함
(어짜피 이길수가 없음 우리집에선 아빠가 엄마에게 이런부분에서 진적이 단한번도 없어서 주말마다 진짜 혈육도 너무하다 할정도로 우리중고딩때 중간고사나 시험기간에도 그럼 밤에 잠깐 나갔다오자 이런식으로 우리태우고 드라이브라도 하고 야간 휴게소 들르고 그랬음)
그런데 오늘은 또 거기 붙여 또 옆지역을 가자고 하시는거야
원래 안가자는걸 하루하루 붙이더니 이제 사흘을 내리 놀자고 하는거
엄마가 집에 고양이들 더위에 어떻게 하냐고 이박이면 되지 이러시는데 아빤 장난인데 왜 그러냐고 함
그러다 조금이따
해외 숙소랑 비행기표 언제 예약할거냐고 물어서
지금 엄마가 개빡침
그냥 집에도 들어오지 말고 밖으로 돌다 그냥 잠도 밖에 텐트치고 자고 그러지 저렇게 어딜 계속 다녀야 하면 왜 집엔 들어오나 모르겠다고하심
실제로 아빠 회사안가는 날에 집에서 젤 먼저 일어나서 새벽부터 경포대에서 일출보자고 난리친게 한두번이 아니었어
엄마가 그주내내 기분 나쁘거나 본인이 생각해도 너무하다? 싶음 혼자 새벽부터 나가서 한강가서 하루종일 돌다옴
자전거도 잘 못타시는데 여기서부터 여섯시간 걸려 타고가서 자전거 버리고 오신적도 있어 (엄마가 가보니 자전거로 우리집서 한강 한시간반이면 간대)
그런데 그렇게라도 혼자 놀면 좋은데 절대 혼자를 안노심
그냥 누구라도 같이 가야하고 그게 가족 전부면 정말 좋고 만약 안되면 삐치셔
엄마는 집순이라 코로나때 오히려 활기차고 행복하셨거든. 집밖에 한달을 안나가도 좋고 약속이 취소되면 진심 기뻐하는 사람임
그리고 혼자서도 매우 잘놀고 가족을 귀찮게 하지 않음
근데 아빠는 정반대라
ㅜㅜ
심지어 우리 수두걸렸을때도 옮기니까 드라이브해서 아무도 없는 그 추운 바닷가에서 바람막이텐트 쳐놓고 컵라면 먹고 온적도 있음 수두 나란히 걸려서 둘이라 열흘 넘으니까 아빠가 미치겠었나봐
덬들같으면 좋을거 같아?
일단 근데 나가면 뾰로통해져서 다녀서 엄만 그거도 스트레스거든
왜 나갈때까지 신나고 나가선 주둥이를 쭉 빼고 다니냐고 엄마랑 뒷다화힘
그래도 엄마친구들은 부러워한다는데
엄마는 사람이 말라죽겠는데 왜 부러워하는지 모르겠다고함
나가서 돈은 잘써주심
그럼에도 우린 아빠가 치유되지 않은 근원적 외로움이나 우울이 있어 저런다 생각중이야 어떤거 같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