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성경험이 없는 이제 30대 초반이고, 산부인과(여성의학과)를 기피하진 않지만(부정출혈이나 바르톨린 낭종 등으로 치료 받아본 적 있음) 사는 곳 가까이에 괜찮은 산부인과가 없어서 너무 급한 일 아니면 그냥 집에서 쉬거나 약으로 해결하는 사람이야. 생리통이나 양도 그렇게 심하지 않고, 질염도 집에서 푹 쉬고 잘 자면 가라앉았기도 했고 정기검진도 받아야하는데 귀찮아서 안 간 그런.. 약간 평균에 가까운 사람이라고 생각해. 세척은 들은 건 또 있어서 따뜻한 물로만 샤워할 때 씻는 정도야.
근데 이번 질염은 좀 심하게 오래 가고, 내가 생각해도 이건 그냥 두면 안 될 것 같았어. 요 며칠 몸이 축 늘어지고 피곤했고 비타민 도핑을 하고 밤 10시 이전에 자고 이래도 영 안 낫더라고. 생리 전에도 그랬고 생리가 끝나고도 그랬어. 칸디다성 질염의 전형적인 증상이었어. 허연 시큼한 냄새 나는 덩어리 분비물이 나오는.
사실 뭘 넣는 건 두렵지 않았음. 탐폰도 써봤고 그랬으니까...(대신 자궁경부가 짧은 편+이물감이 심해서 탐폰은 몇 번 쓰고 말았음) 질정제 종류를 찾아보고 약국에서 카네스텐 1알짜리와 상비용으로 쓸 좀 더 저렴한 레디클로 질정(한알씩 6일 사용)을 사봤어.
보통 칸디다 질염에는 카네스텐이나 지노베타딘을 쓰는 것 같더라고. 대신 지노베타딘은 소독용이기도 해서 넣으면 아프다던 사람들도 많았고, 내가 간 약국에는 팔지 않아서 카네스텐을 사봄. 카네스텐은 500mg 고용량 한 알을 하루 쓰고 치료를 할 수 있는 제품과, 100mg를 6일 혹은 2알씩 3일 넣고 쓰는 제품이 있는데 전자는 약을 넣기 쉽게 하는 어플리케이터가 있고 후자는 없다고 했음. 그래서 전자를 샀어. 가격은 만원 좀 안됐던가? 다른 약을 같이 사서 기억이 잘 안나네.
밤에 넣으면 좋다고 해서 퇴근 후 샤워하고 아래를 물로 가볍게 씻고 손도 세척하고 어플리케이터에 약을 끼워서 밀어넣고 잠들었어. 약을 넣어서 그런가 내 몸이 안 좋아서 그런가 약을 넣고 좀 몸이 나른해지는게 느껴짐. 약이 잘 들어가서 고정(?)될 수 있게 좀 누워있다가 잠듦...
아침에 일어나보니 매번 묻어나오던 치즈냄새나는 허연 분비물은 나오지 않았고 중간중간 분비물 체크를 해보니 많은 양은 아니고 약간 찌꺼기? 같은 노란 분비물이 나왔고 냄새는 나지 않았어. 그저께 약을 넣었으니 오늘이 사흘째 되는 날인데 오늘도 분비물은 없다. 이렇게 금방 쾌적해질 줄 알았다면 더 빨리 살 걸..ㅠㅠ
일단 나는 만족하고, 좀 더 휴식하고 영양 잘 보충해서 재발 되지 않도록 노력할래 헤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