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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외 결정사 이용후기(스압주의, 만연체주의, 쓰잘데없음 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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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8.08 2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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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더쿠들! 나는 이제 결혼한지 N년정도 되는 삼십대 유부녀야. 요즘 넘 더운데 손가락이 근질근질해서 후기방에 글을 써본다.


나는 소위 잘 알려진 결정사 중 한곳을 통해서 결혼을 한 케이스야.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나는 좋은 사람을 만났고 아직까지는 무탈한 결혼생활을 하고있다고 한다.


그르나 여자 입장에서 결정사는 왠지 여튼 선뜻 손이 안가기 마련인거슨 사실... 그래서 걍 참고하라고 적어봐, 개인적인 내용들은 약간의 각색이 들어갔음.


나는 내발로 결정사를 찾아간거슨 아니었고, 엄마 친구분께서 그쪽과 관련이 있으셔서 울 엄마를 지속적으로 꼬시셨다... 쟤 결혼시켜야 하지 않느냐고. 

뭐 어쨌든 연애를 하긴했지만 여초직장에 취업한 이후로는 정말이지 남자를 만나기 어려운 상황- 대학교때 딱히 남자 동기들과 친했던것도 아님, 내 친구들은 주변에 괜찮은 사람이 없단 이유로 소개팅을 적극적으로 주선한 편은 아니었고 무엇보다 직장이 지방이라는 점이 넘 컸다. 내 나이 또래에 내가 호감을 가질만한 남자를 만나기가 쉽지 않았어. 그런 딸을 신경쓰신 울 엄마는 친구분에게 홀랑 넘어가셔서 가입비를 내버리셨다. 


결정사를 가면 뭐 으레 알려져있듯 내 프로필을 적고, 원하는 상대의 조건을 적는다. 이 과정에서 학력, 거주지, 당사자 직업, 부모님 직업, 재산정도 를 다 서치하게돼. 나는 다행히 그 친구분께서 거의 다 작성해두셔서 간단한 확인만 하고 상대의 조건을 적는데 진짜 애매했다고 한다... 나는 키도, 외모도, 직업도 재산도 아무것도 지정 안했거든. 결정사 입장에서는 최악이지. 걍 매니저(결정사에 등록하면 내 만남 상황을 확인하는 담당자가 붙는데 그분을 매니저라고 불러)님이 보시기에도 괜찮은 사람이면 좋겠다고만했어. 참고로 이렇게 말하면 결정사에서는 웃어주겠지만 결과적으로는 좋은 사람을 만나지 못할 가능성이 높앙, 되도록이면 구체적인게 언제나 좋다. 내가 지정한 조건은 특정종교는 싫다 였고 엄마가 아마 좀 이래저래 말씀하신게 있겠지만 나는 모름. 뭐 엄마들 바라는게 다 그게 그거지. 


뭐 나같은 더쿠들도 아마 있을테니 꼭 구체적이지 않아도, 결정사에 등록하고나면 매니저가 어차피 나에게 소개시켜주고싶은, 아마 자기가 보기에 조건이 맞거나 뭐가 맞거나 맞을거같은 사람의 프로필을 몇개 메일로 보내준다. 그 프로필들을 보면서 좋고 나쁘고 얘기해가며 구체적이 되니 넘 걱정은 말고. 꼭 처음에 소개시켜준 사람을 만나야 하는건 아니야, 간단한 사진과 자기소개 그리고 매니저의 소개말이 있는 프로필을 보고나서 아니다 싶으면 다시 서치를 부탁드려도 되고 사이트 자체에 있는 디비를 뒤져서 매니저에게 요청을 해도됨. 근데 매니저를 이용하려면 여튼 이 시점부터는 구체적으로 말해줘야행.


이 과정을 통해 여튼 어떤 사람을 만나보겠다 라고 하면 매니저는 그 프로필을 담당하는 매니저에게 연락을 하고, 서로 만나보면 좋겠다라는 의사의 합치가 되면 남녀 각자에게 상대방의 연락처와 지정된 만남장소, 시간이 문자로 날아가. 당연 장소와 시간은 협의할 수 있다. 소개시켜주는 만남장소는 매니저들이 공유하는 데라서... 옆 테이블에서도 똑같은 결정사를 통해 만나고 있는 커플을 만나게 될 확률이 생각보다 높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진짜다, 난 한번은 상대방이 누구누구씨죠 하면서 다른 테이블로 갔던 적도 (또르르) 착각이었지만ㅋㅋ 그러므로 당일 만날때는 꼭 연락을 해서 기다리는 정확한 포인트를 알려주는게 좋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만나는건 뭐 어차피 다른 소개팅이랑 비스무리- 나는 생각보다 처음 본 사람과 노가리를 잘 까는 편이라 늘 대체로 두세시간은 수다떨었어. 그리고 이 과정에서 나는 결정사를 그리 나쁘지 않다고 생각하게 된다- 재미있었거든. 돈이 많이 든다는 아주 치명적인 단점이 있지만, 낯선 사람과의 대화를 즐긴다면 무척 즐겁다. 물론 거지같은 사람을 만날수도 있지, 나도 한번은 아예 바람도 맞아보고(상대방이 바쁘다고 안옴) 내가 맘에 들어했는데 나를 깔수도 있고... 근데 난 기본적으로 이 과정이 생각보다 재미있었어, 내 인간관계 안에 없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과 내 바운더리 바깥에 존재하는 사람들과 대화한다는거. 그 사람의 직업적인 생활이 어떤지를 듣는것도 재미있었고 공통된 점이 있다면 그 얘기를 하는것도 무척 즐거웠고. 선시장이라고 해서 무조건 다 너 차는 뭐타니 직업은 뭐니 묻지않아. 오히려 결정사를 통하면 그런건 이미 알고있으니 그런 얘기를 안할수 있는 좋은 장점도 있어.  참고로 생각보다 다양한 직업이 다양하게 나온다, 공부하는 사람도 나오고. 연구원 회사원 금융기관.. 사짜도 있었고 ㅇㅇ 


물론... 이렇게 해서 만나다 까이면 나는 방에서 개같이 울었다고 한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살짝 적자면 나는 결정사를 통해 몇번의 연애를 했고, 조건을 맞춰준다는 결정사의 말과는 다르게 조건 별로인 적도 있었지만 ㅎㅎ 그런거 상관없이 연애했고 헤어졌어. 뭐 결정사나 선시장이 조건만 따진다고 생각할수도 있지만, 따지기도 하지만 어떻게 따지냐면 나보다 좋은 조건의 사람을 만나는건 결정사 안에서도 무척 어려운 일이야, 특히 잘 알려진 3대 결정사는. 뭐 전문직만 따로 하는 소규모 결정사, 재산 얼마 이상만 상대하는 결정사도 있다지만 난 어차피 그런것도 아니었고. 결정사를 통해서 더 나은 조건의 사람을 만나겠다... 인생역전하겠다 라는 목표가 있으면 오히려 결정사는 좀 비추, 클럽이 더 낫지않을까? 싶기도. 뭐 이렇다면 가능할수도 있겠다, 여자의 경우(남자는 모르게써)이십대 초중반 나이에 얼굴 몸매 좀 되고 남자 얼굴 안보고 성격 좀 덜 따지고 나이 신경 안쓰고 조건 본다면. 재력만 본다면 아마 맞춰줄수는 있을거야, 성사되느냐는 또 별개긴하지만. 이러니저러니 해도 결정사에 이십대 초중반 여자는 수요가 늘 있으니까. 생각해보면 내가 만난 중 돈 많은 사람들은 다 그냥 어쩌다 알게되어 만난 사람들이어따, 그리고 난 태생적으로 그런 사람들이 좀 안맞는거슬 알게되어따고 한다... 또르르ㅠ 웨 먹지를 못하니ㅠ


그리고 이렇게 만남을 끝내고나면 다음날쯤 매니저에게 연락이 와, 어떠셨어요? 하고. 이때 더 만나고싶다, 별로다 를 얘기하게되고 서로 더 만나고 싶다고 하면 그때부터는 매니저가 손을 떼고 알아서 하게해. 한쪽이라도 거부하게되면 그걸로 끝나고 매니저는 다음 프로필을 준비해서 넘겨주지. 아참 그리고 만나다 헤어지는 경우에도 매니저에게 통보하게돼, 만남횟수가 남아있는 경우가 많으니까. 그러면 매니저 붙잡고 우는 경우도 많다... 나도 한.....번........ㅠㅠㅋㅋㅋㅋ


적으면서 다시 생각하니 참 재미있었다 ㅎㅎ 내가 만난 사람들은 어떤 방면으로든 분명히 매력적이었어, 그게 똑똑한거든 돈이있든 착하든. 외모로 마음에 들만큼 괜찮게 생긴 사람은 글쎄... ^^ 외모 잘난 남자가 결정사에 갈 이유가 있을까? ... 하지만 분명 상처받는 일인것도 동시에 맞아. 사람 사이의 일이기 때문에 생각보다 깊게 상처받을수도 있고... 나도 꽤나 유리멘탈이라 마음이 바스라지기도 바스라졌지. 나는 왜 저 사람의 선택에 조마조마해 해야하나... 좋아하는 사람이 나를 좋아하는게 세상에 얼마나 어렵고 힘든일인지도 절절하게 깨닫고. 물론 한번 만나서 그런 생각을 하진 않았어. 결정사는 뭐 어쩔수없이 선택을 해야하고 선택이 꽤 빠르게 이루어지는 편이니까... 난 애초부터 사람은 좀 만나봐야 안다는 신조? 같은걸 쓰잘데기없이 가지고있었기때문에 차이는건 무조건 내쪽이었어. 그런것들이 좀 힘들고 마음아팠어, 그 사람이 언젠가 마음에 안들수도 있지만 지금은 내게 보였던 그 빛나는 장점 부분이 궁금한데 아쉬웠지.


나는 그러니까 고맙게도 (결과적으론 잘됐으니 엄마에게 고맙다고 생각해 무척, 결정사는 잘 알려져있듯이 여자는 가입비가 더 비싸니까 ㅎㅎ) 엄마 덕분에 , 내 돈을 쓰지 않았기때문인지 ㅎㅎ 결정사를 통해 선시장에 나갔지만 소개팅처럼 부담없이 사람을 만났고 부담없는 연애를 했어. 나와 수다떤 시간이 그렇게 나쁘지는 않았던 모양인지 기본 횟수말고도 횟수 차감되지 않는 만남도 몇번 가진 편이고. 만약 결정사를 이용한다면 상대에게 어쩄든 나쁜 인상은 남기지마. 만남 상대자가 나에 대한 나쁜 평판을 하게되면 매니저들이 알 수밖에 없고, 매니저도 사람이기에 그런 사람에게 자기가 괜찮다고 생각하는 사람을 소개시켜주지 않아. 왜냐하면 자기한테 클레임 걸릴 확률이 높아지니까. 선보는게 되게 직설적이고 볼썽사나운거같아도 언제나 예의와 평판은 중요.


모 이정도면 다 적은거려나, 넘 길어서 미안. 쓰잘데없어서 미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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