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부터 아빠는 바람 피고 생활비 안 갖다주는 무능한 사람이었어.
(집에 재산이 좀 있었지만 우리 가족은 아빠 빼고 유복했던 기억 없음ㅋ)
우리 앞에서 엄마를 무시하고 때리고 욕하는 게 일상다반사였으니까.
아직도 뇌리에 잊히지 않는 건 카드 안 준다고 내가 보는 앞에서 엄마를 발로 차고 때리는 거였어.
그리고 한 번은 내가 고등학생일 때 자기 차 안에 어떤 여자(내연녀ㅋ) 나체 사진을 넣어둔 거였지.
다른 건 나 스무살 첫 추석 때 (외지 생활해서 오랜만에 집에 갔지) 또 무슨 이유로 둘이 싸웠는데
아빠란 인간이 엄마한테 과도를 집어던져서 엄마 머리가 찢어져 응급실에 실려가기도 했어.
뭐, 그때는 엄마 응급실 보내고 나니까 아무 생각도 안 들고 눈물도 뚝 멈추더라.
머리가 컸기 때문인지... 그래서 조용히 과도 부러뜨리고 내 방에서 동생들 다독이고 잤어.
그런데 결정적인 건 이 아빠란 인간이 엄마랑 상의 한마디 없이 보증을 잘못 서서
집안 재산뿐만 아니라 아빠 형제들 몫으로 남겨진 것까지 모조리 탕진해 버렸단 거지.
엄마 말로는 시가로 60억이었다는데 이건 좀 과장인 것 같고...
(근데 아빠 젊을 적에 매일 룸싸롱 다니면서 몇 백 만원씩 펑펑 썼음.. 집엔 돈 한 푼 안 갖다줬지만)
그래서 가세가 점점 기울어서 매일 아등바등 살아.
그래도 아빠란 인간이 나중에 막일이라도 다니면서 생활비를 벌어오는데 개중 반이 자기 술값으로 나감ㅋ
여전히 엄마에 대한 폭언은 계속되고. 근데 이건 엄마 잘못도 있어서... 엄마가 예전처럼 당하진 않고 막 받아치거든.
아무튼... 난 이제 엄마아빠 둘 다 싫은 상황이긴 한데 그래도 엄마는 불쌍한 마음이라도 있거든?
왜냐면 엄마가 시집 가기 싫어서 도망쳤는데 외할머니가 득달같이 찾아내서 억지로 보내버렸거든.
그리고 시집살이도 엄청 심했고 그 덕에 유산도 했고...
심지어 내 첫째 동생은 여자앤데 연달아 딸 둘 낳았다고 할머니란 인간이 동생을 남의 집에 줘버리자고까지 했음ㅋ
아빠란 인간은 동생 낳았을 때 친구들이랑 놀러갔고ㅋㅋㅋㅋㅋㅋ 그래놓고 이제 와서 동생한테 엉기는 거 존나 토나와.
글이 길어지는데.... 아무튼 이런 인간이라도 아빠이고 난 첫째라서 그동안 둘이 싸우든 말든 개입 안 하고 있었는데
오늘도 별것도 아닌 걸로 엄마 목 조르고 지랄발광을 하길래 나도 개빡쳐서 한바탕 쏟아부었어.
지금은 어디 갔는지 모르겠다. 근처에 친구 집 있으니까 거기 가서 또 자고 오겠지.
내가 보는 앞에서 내일 당장 이혼 도장 찍으라고 했고... 난 더는 못 참겠더라.
근데 희한하게 아빠만 집에 없으면 다들 나름대로 사이좋게 잘 지내.
그래서 아빠만 사라져주면 만사형통일 것 같아.
오죽 증오하면 최근 들어 꿈에서 내가 아빠를 개패듯이 패는 꿈을 자주 꿔.
주먹으로 미친듯이 때리고 발로 밟고. 근데 꿈에서 너무 쾌감이 나더라.
자각몽이라 당황스러움을 느끼면서도 두들겨 패는 걸 멈출 수가 없었어.
하지만 꿈에서 깨고 나면 본체만체.... 난 아빠란 생물학적 존재가 너무 혐오스럽거든ㅎㅎ
그냥 이대로 조용히 이혼하고 집에서 나가줬으면 좋겠는데
엄마한테 지금 사는 집 보증금 빼서 자기 달라는 개소리를 했다는군ㅋㅋㅋㅋ
끝까지 정신을 못 차려서는..... (절레절레)
예전에는 엄빠 크게 싸우고 나면 너무 속상하고 스트레스 받아서 방에서 나 혼자 막 울었는데
이젠 둘 다 입 닥쳤으면 좋겠고, 그냥 나 혼자 조용히 음악 들으면서 덕질하거나 그래.
사람이 점점 무뎌지는 것 같아.
두서없는 글인데... 푸닥거리 했는데도 마음이 개운치가 않네.
그냥 아빠가 죽었으면 싶은데 만약 그러면 장례비용 대는 것도 싫고 그래서 그냥 이혼하고 집이나 나가줬으면...